곤돌라, 바포레토를 비롯한 배들이 다니는 운하.
하지만 이곳에도 그들 나름대로의 규칙은 있다.
보트는 오른쪽으로 곤돌라는 왼쪽으로.
물 위로 삐죽이 나온 저 말뚝들도 그냥 서있는게 아니다.
말뚝이 두 개뿐이면 "늪"이니 들어가지 말라는 뜻.
게다가 말뚝 아래 이끼는 수심(水深)을 확인하는 지표가 된단다.
그러니까...
물 위에도, 물 속에도 다 길이 있고 뜻이 있다.
길 아닌 곳으로 흘러가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어쩌면 생각보다 훨신 더 돌아오는게 힘들어 질수도...
풍경으로만 보면 불은 분명 아름답지만
현실로 닥치면 재앙이 될 수도 있음을
저 물 위에 말뚝이 말해준다.
그러니 부디 조심하라고...
산마르코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
산마르코 성당과 산마르코 종탑, 두칼레 궁전, 구행정관.
이 건물 모두에 베네치아의 상징인 "사자"의 조각이 선명하다.
설렁설렁 찾은 것만도 여섯 개.
두칼레 궁전의 기둥 중 색이 다른 두 기둥은 과거 사형이 집행된 곳이란다.
정당하든, 억울하든 모든 죽음엔 사연이 있다.
그리고 그 사연은 붉은 기둥에 이야기로 스며든다.
수호성인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산마르코 성당의 황금빛 모자이크까지
베네치아는 상징으로 가득찬 도시다.
산마르코 성당은
천장 높은 곳부터 바닥 아래까지 아름답지 않은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믿음이라는거, 신앙이라는거...
참 위대하다.
그래서 그 위대함만큼 무섭다.
믿음이 흉기로 화하면 가차없는 괴멸을 부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