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8. 22. 08:11

밤새 내리는 빗소리를 들었다.

사납게 쏟아지는 비는 그러나 여전히 가슴을 토닥이는 위로같다.

힘든게 뭐가 그리 많다고...

상처가 뭐가 그리 많다고...

위로받을게 뭐가 그리 많다고...

덕분에 짧은 잠이지만 아주 편안하고 포근하게 잠들었다.

 

비 온 뒤에는 하늘이 참 많이 변한다.

이름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난 꽤 자주 하늘을 보는 편이다.

집에서도 자주 베란다나 현관문을 열고 한참동안 하늘빛이 변하는 걸 바라본다.

그리고 매일매일 달이 변하는 모습도 확인한다.

손톱달이 뜨면 한쪽 눈을 감고 손을 들어서 손톱끝을 대보는 습관도 여전하다.

심지어 날이 흐려 달이 안보이면 서운한 감정까지 생긴다.

오늘 아침만해도 말갛게 헹궈진 하늘때문에 출근지하철 타는게 늦어졌다.

마음을 억지로 끌고 오느라 사실 좀 힘들었다

듣는다는 것, 본다는 것,

그게 참 소중하고 애뜻하다.

혼자 살면서 조금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자주 고요해지고, 자주 침참한다.

이 말은 바닥까지 가라앉아 우울해진다는 뜻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에 대해, 내가 있는 "공간"에 대해 좀 더 집중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으샤으샤를 연발하면 파이팅을 외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지극히 본능적인 단순함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뭐가 됐든 먹고,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멍하니 하늘을 보고,  주변의 소리를 듣고...

아주 단순하고, 본능적이고. 기본적인 삶.

그게 참 좋다.

그게 참 편안하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임이 외롭지 않아

지금은 참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