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늦은 겨울>
일시 : 2015.03.21.~ 2015.03.29.
장소 :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극작, 작사 : 배삼식
작,편곡 : 김철환
안무, 예술감독 : 정혜진
연출 : 임도완
출연 : 서울예술단 단원
제작 : 서울예술단
역시 서울예술단이고 역시 서울예술단만이 할 수 있는 창작 가무극이다.
멋진 작품이었고 여운이 아주 오래 가는 깊은 작품이었다.
서울예술단은,
기필고 해체되는 일이 없어야한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예술의전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아주 신비롭고, 아름답고, 몽환적이고, 곱고, 그윽하고 그리고 애뜻한 작품이더라.
10여 편이 넘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그리움인지, 아쉬움인지, 보고픔인지 모를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왔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특히나 슬프고 아련해서 여운이 참 오래갔다.
나도 그렇게 이 세상을 꿈처럼 떠나겠구나.
한없이 어둡고, 한없이, 밝고, 한없이 가볍고, 한없이 무겁게...
무대도, 영상효과도, 음악과 춤도, 배우들의 몸짓과 연기도 한결같이 좋았다.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연주였고, 하나의 춤이었고, 하나의 소리였고, 하나의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울려져 활짝 핀 종합예술이더라.
재즈같기도, 탱고같기도, 명상음악같기도 했던 음악 속에
만돌린, 퍼커션, 아코디언과 젬버, 현이 절묘한 소리로 감싸안고
구음(口音)의 오묘함이 그 곁을 한 번 더 끌어안았다.
거기에 또 다시 한 겹 한 겹 꽃잎처럼 덮여지던 풍경소리, 바람소리, 빗소리, 아이들 소리.
짧은 공연기간이 아쉽고 아쉬울 뿐이다.
세월호에 대한 헌정도, 인간의 삶 그 이상을 떠오르게 한 숱한 오마주들에게도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서울예술단의 이번 작품은,
나를 알 수 없는 시간 그 어디쯤으로 데리고 갔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싫었다.
아픈 작품이지만 잊기 힘든 작품이다.
매화향기 속에
몸도ㅗ 마음도 먼 길을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