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 2016.03.20. ~ 2016.03.27.
장소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극작,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오상준
연출 : 권호성
출연 : 박영수(윤동주), 김도빈(송몽규), 조풍래(강처중), 김용한(정병욱) / 하선진, 송문선(이선화)
제작 : (재)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레파토리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작품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당연히 <바람의 나라>)
2012년 초연은 몰라서 못봤고
2013년 재연으로 올라왔을때는 뒤늦게 박영수 막공을 봤었다.
그때 이 작품을 고작 한 번 보고 끝내야 한다는게 얼마나 아쉽고 후회되던지...
그래서 서울예술단 레파토리가 공개될때마다 이 작품을 기다렸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삼연이 올라왔다.
게다가 이번 윤동주는 객원배우 없이 박영수 혼자 원캐로 채운단다.
원래 계획은 막공 하루 전인 토요일 낮공을 조카녀석들과 같이 보는거였는데
한 번으로 끝내면 분명히 후회될 것 같아서 뒤늦게 첫공을 예매했다.
공연기간은 짧고, 이번이 지나면 언제 또 다시 올라올지 기약도 없고...
2016년 들어서 왠만하면 재관람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이 작품이 백만년만에 재관람 의지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결론은,
첫공을 봐서 참 다행이다.
첫공이라 다소 어수선하고 무대잡음도 많았지만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 동갑내기 세 배우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무대도 2013년보다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고
영상에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커튼콜에 무대 뒷편에 커다랗게 투사된 윤동주 시인의 모습은 사람을 숙연해지게 하더라.
박영수는 연기는 확실히 더 깊어졌고,
영화의 영향이 컸겠지만 송몽규가 초연, 재연때는 안썼던 안경을 썼고
전체적인 느낌도 훨신 더 단단하고 견고했다.
이시후의 뒤를 이은 강처중 조풍래는 낯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막 북간도로 떠나는 장면에서 "정말 듣고 싶다, 네 시~~~!"라고 외치는데
그 울림이 너무 크고 깊어서 뭉클했다.
윤동주의 시와 산문으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아름다운 생각,
제일 먼저 한 사람은 과연 누굴까?
시와 산문을 이렇게 적절한 곳에 배치한 미학을 넘어 존경심까지 생길 정도다.
게다가 한아름, 오상준 콤비가 만들어낸 넘버는 하나 하나 너무 아름답고
이 넘버를 배우들은 또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답고 간절하게 부른다.
비중의 크고 작음을 게의치 않고 한 장면 한 장면 미친듯이 춤추고 노래하는 단원들도 미치게 아름답고!
(심지어 객원 아역까지도)
이 작품은 어쩌자고 이렇게 시작과 끝이 다 감동이냔 말이다.
개인적으로 워낙 애정하는 작품이라
이젠 왠만한 티는 티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적어도 이 작품에 관해서는,
냐는 앞으로도 쭉 객관적이지 않을 생각이다.
아름답고 뭉클하고 간절한 작품.
<윤동주, 달을 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