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7. 7. 7. 09:18

식도락이란 표현이 좀 거창하긴 하지만

국내든 외국이든 여행을 가면 먹는것 보다는 보는 것에 주력하는 나로서는

언니 덕분에 일본에서 만큼은 입도 호사를 누린다.

나홀로 여행이었다면

분명 과일이나 샌드위치로 충분했을텐데...

 

 

이곳은 다카시마 백화점 7층에 있는 음식점.

(이름은... 모르겠다...)

엄청나게 걸었던 여행 둘째날 갔던 곳.

간단하게 먹으려고 들어간 곳이었는데 결코 간단하지가 않았다.

육류를 좋아하지 않는 나를 배려한 메뉴였는데

생선도 맛있었고 야채도 신선해서 두루두루 좋았다.

아주 아주 깔끔하고 단백한 맛.

 

 

여긴 언니네 집 근처에 있는 뷔페식 식당.

가족이 운영하는 작고 소박한 동네 맛집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음식들이 주를 이루고

채소들도 금방 밭에서 따왔는지 신선했다.

밖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를 알겠더라.

 

 

시모가모 진자에서 나와서 찾아간 초밥집.

개인적으로 초밥은 별로지만

언니가 엄청 좋아해서 일부러 내가 선택한 메뉴.

언니가 맛있게 먹어서 내 기분까지 다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니시키 시장도 들렸다.

역시 시장 구경은 빼놓지 말아야 한다.

사고자 하는 의욕은 없지만 보고자 하는 의욕은 하늘을 찔러

여기저기 고개가 자꾸 돌아갔다.

조리하기 편하게 개별포장된 야채들,

포근포근한 계란찜 그리고 쫀득쫀득한 어묵 구경도 재미있었고

스누피 덕후를 위한 가계도 이채로웠다.

집으로 돌아와서 밤케익과 커피 한 잔으로 굿바이 인사를 나눴다.

(섭섭하고, 서운하고, 미안하고...) 

 

 

그래도 일본에서 먹는 가장 최고의 성찬은...

언니가 챙겨준 아침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로 알차게 차려준 호텔 조식같은 아침.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가는 내내 생각났던건 바로 그 아침이었다.

더불어 어딘지 엄청나게 폐만 끼치고 온 느낌.

추적추적 비내리는 일본을 떠나면서

언니가 한국에 오면 더 잘해줘겠다는 초등학생같은 다짐을 했다.

2박 3일.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 어떤 어행보다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

 

시간의 길고 짧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속에 담긴 의미에 비하면.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