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엄마의 일흔 세 번재 생신은 12월 23일 화요일이다.
그런데 평일이라 아무래도 가족들이 다 모이기 힘들것 같아서 어제 모이기로 했다.
2주 전에 아빠 생신때는 음식점을 예약했는데
날씨도 너무 춥고 연말이라 예약도 쉽지 않아 동생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음식 몇 가지를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게를 메인으로 정했다.
덕분에 아침 일찍 농수산물 시장에 게를 사러 간 사람은 나.
(집이랑 제일 가깝다는 이유로...)
3kg 짜리 킹크렙 한 마리를 찌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정도.
책이 있어서 지루하진 않았는데
많이... 춥더라.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그래도 온 식구들이 다들 잘 먹어줘서 고맙고 좋았다.
찜닭이랑 불고기, 빈대떡, 열빙어 구이, 굴초침, 미역국에 밥 그리고 밑반찬들.
식구이라는게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사람들이라고 하던데
정말이구나...
예전에 나는 준비된 음식을 먹기에 바쁜 식구였는데
이제는 음식 준비와 설겆이로 바쁜 사람이 됐다.
게다가 동생집 보일러까지 고장나는 바람에 그 많은 설겆이를 찬 물로 했다.
개인적으론 냉(冷)으로 시작해서 냉(冷)으로 끝난 하루.
그래도 좋더라.
내 가족이 뭔가를 맛있게 먹는다는거.
혼자 집에 돌아와서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 가족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부모님 생신을 축하해드릴 수 있을까 하는...
시간이 참 무섭다.
결국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후지게 살지 말자!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