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일시 : 2015.08.08. ~ 2015.11.01.
장소 : 수현재씨어터
극작 : 알렉시 켐벨 (Alexi Kaye Campgell)
각색 : 지이선
연출 : 김동연
출연 : 배수빈, 강필석 (필립) / 정동화, 박성훈 (올리버)
임강희, 이진희 (실비아) / 이원, 양승리 (멀티)
기획 : 연극열전
연극 <The Pride>가 다시 시작했다.
작년 여름과 가을,
이 연극은 나를 위로하고 감싸안아 버티게 해줬다.
1958년의 올리버와 필립 두 사람이 문 앞에서 처음 만나는 순간 서로를 알아본것 처럼 나도 이 작품을 알아봤고 사랑했고 그 사랑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순간은,
실비아의 공기 중에 일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걸 아주 기묘한 고요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두 사람만이 감지하고,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의 시간을 지속의 시간으로 만들어버리는 알 수 없는 감정의 흐름.
<프라이드>의 첫번째 장은 그런 홀림이었다.
혼자 참 많이 기다렸었다.
기다리는 내내 가능하면 초연의 캐스팅 그대로 돌아와주면 좋겠다고 꿈꿨는데
아쉽게도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몇 명 정도는 돌아와주지....)
다시 돌아온 <프라이드>
내겐 너무 익숙한 작품이 낯설다. 아직은...
특히 1958년의 뉘앙스가 초연때보다 훨씬 더 가벼워졌다.
필립과 올리버의 조심성과 친밀함이 베어있던 경어체도 현대적인 어감으로 변했다.
게다가 1958년의 올리버(정동화)가 필립(강필석)에게 너무 노골적으로 끼를 부린다.
마치 나 지금 당신에게 반했어요, 좀 알아주세요... 그러는 것 같다.
당황스러웠다. 아주 많이...
아직 공연 시작 초반이라 분명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그 날 무대 위의 정동화는 확실히 올리버는 아니었다.
올리버를 열심히 연기하는 정동화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건 살짝 위험한 발언인데,
정동화에게서 한지상이 보인다.
(미묘한 과장과 억지스런 심각함, 그리고 치기 어린 유아기적인 허세...)
1958년 강필석 필립은 생각보다 더 유(柔)했다.
그 유(柔)함 속에 필립의 망설임이 느껴져 개인적으론 좋았는데
그래도 두 어 번쯤은 확 터트려주길 바랬는데 그러진 않더라.
그게 강필석의 필립이라는걸 이해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생각이지만,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 강필석 필립에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실비아는...
김지현이 참 많이 생각났다.
초연때 실비아 때문에 참 많이 울었었는데
이 날 공연에서는 내 마음이 온전히 실비아에게 닿지 못했다.
솔직히 이 정도로 초연의 기억이 강력할 줄은 몰랐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초연 배우들 모습이 오버랩됐다.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초연의 <Pride>와 나 사이에는 이야기가 있었으니까.
역사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마지막 엔딩에"The Map"이 흐르니 가슴 한 켠이 쌰해지더라.
그때 알았다.
뭐가 어찌 됐든 이 작품을 외면하긴 힘들겠다고.
내가 멀리서 속삭일께요.
내 목소리가 당신에게 닿을때까지.
당신이 당신에게 닿을때까지.
괜찮아요.
괜찮을거예요
모두 괜찮아질거예요.
THE MAP
Who know, the pain.
I'm lost in the dark.
Your mem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Who know, the whisper.
I find in my mind.
Our history.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
This is the reason why I stand here still.
Wherever you will go-
will be alright.
will be alright.
Now, I can see it in your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