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여인의 키스>
일시 : 2015.11.07. ~ 2016.01.31.
장소 : 신연아트홀
원작 :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번역, 연출 : 문삼화
무대 : 황수연
출연 : 송용진, 정문성, 김선호 (발렌틴) / 이명행, 최대훈, 김호영 (몰리나)
제작 : (주)악어컴퍼니, (주)극단 단비
2015년 11월 7일 첫공 이후 두번째 관람.
두 번을 보니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첫번째는 좀 뒷자리여서 배우들의 표정과 동작들을 많이 놓첬었는데
이번에는 두번째 줄이어서 그때의 갈증이 대부분 해소됐다.
덕분에 이 작품이 텍스트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동작과 시선까지도 섬세한 작품이라는걸 절감했다.
캐스팅이 발표됐을때 정문성과 최대훈의 역할이 바뀐것 같다 생각했는데
두 사람의 연기를 보니 문삼화 연출의 의도(?)가 조금 이해됐다.
늘 선 굵은 연기를 했던 최대훈이 몰리나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묘하게도 이명행보다 모성애가 훨씬 더 느껴졌다.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교도관과 모종의 계약을 한 몰리나가
발렌틴을 선택하는 장면은 모성과 모성의 부딪침 같아서 참 짠하고 아프더라.
그리고 영화를 들려줄 때 최대훈 몰리나의 표정과 눈빛은
꿈 꾸는 사람이 보여주는 그런 표정과 눈빛이었다.
정문성 발렌틴은 아픈 연기를 할 때 술취한 느낌이 강하긴 했지만
연기의 강약과 템포, 디테일한 못짓들이 참 좋았다.
특히 몰리나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말하기 전에
간수가 엿듣는건 아닌가 싶어 조심하는 표현들은 정말 좋더라.
후반부 장면들은 다 압권이었고
대사 하나 하나가 다 인정사정없이 들이닥쳤다.
슬픔과는 또 다른 묘한 찡함.
자, 이제 네가 나한테 약속해!
모든 사람이 널 존중하게 만들겠다고!
그 누구도 널 이용못하게 한다고!
약속해!
절대 네 스스로를 폄하하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