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레니아>
일시 : 2016.06.14. ~ 2016.08.15.
장소 : 대학로 TOM 연습실 A
원작 : 제스로컴튼
번역 : 성수정
연출 : 김은영
출연 : 홍우진, 이형훈 (아이작 디이어) / 전경수, 김보정 (모보렌)
제작 : (주)아이엠컬처
개인적으로 인간의 삶은 "홀림"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무엇에 홀리느냐에 따라 해피엔딩이 되기도 하고, 비극이 되기도 한다.
이 연극 <사이레니아>는 그러니까 "홀림"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 <곡성>의 문구가 떠오른다.
"현혹되지 마라!"
사이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홀린 뱃사람은
결국 배도 자기 자신도 버리고 물 속으로 뛰어든다.
추호의 망설임 없이!
그런데 이런 결말,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비록 그게 환청이고 환상이었대도
홀린 당사자는 고통이 아닌 환희 속에서 종말을 맞을테니까.
좁은 등대 안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했다.
30 여명의 관객은 무대 위 사면의 벽을 등지고 2줄로 앉아있다.
하얀 우의를 입고 있어서 얼핏 보면 등대 안에 부려진 짐짝같기도 하다.
단 2명의 배우는 그야말로 숨을 곳 없이 완벽하게 관객들 앞에 노출되어 있다.
흐름을 놓치거나, 감정을 잃어버리면...
배우에겐 고행에 가까운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객석의 눈 또한 이 낯선 연극 앞에스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실제로 홍우진은 첫공연때 무대에 들어서는게 무서웠단다.
이해된다.
마치 폭풍우 속에 홀로 갇힌 아이작 같았겠다.
밀폐된 좁은 공간이 주는 압박감도 장난 아니었을테고..
(실제로 이날도 관객 한 명이 어지럽다며 일행과 함께 공연 중 자리를 떴다.)
작품은...
작품 자체보다는 두 배우의 열연과 집중이 돋보였다.
그리고 무대와 조명, 음향이 각각 배우 한 명의 몫을 톡톡히 해줬고!
가장 인상깊었던건
사이렌보다 먼저 등대 문을 나서는 아이작의 표정이었다.
너무나 평온해 보였고
그래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가령,
저 멀리에서 나를 부르는 사이렌의 노래소리가 들리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런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