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송>
일시 : 2015.11.13. ~ 2016.01.31.
장소 : 수현재 씨어터
극본 : 니콜라스 빌런 (Nicolas Billon)
번역 : 김승완
연출 : 김지호
출연 : 박은석, 정원영, 이재균 (마이클) / 김영필, 정원조 (그린버그) / 정영주, 고수희 (피터슨)
제작 : (주)나인스토리, (주)수현재컴퍼니
의도한건 분명 아닌데
요즘 계속해서 아픈 작품들만 읽고 보고 있다.
사랑과 희망, 그리고 기억과 사실들.
개인의 역사라는 건 사실 이것들이 만들어내는 허상 혹은 사실인지도 하겠다.
그리고 이것들의 균형에 문제가 생가면 삶은 위태로워진다.
지속될게 아니라면 "사랑"을 줘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희망을 키우게 될테니까...
스스로의 태어남 자체를 "사고"라고 생각하는 마이클.
그러나 나는 그 아이에게 어떠한 죄도 물을 수 없다.
그 아이는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기 위해 절박하게 외쳤을 뿐이고
그걸 이해하지 못한건 그들이다.
만약 그들이 이해했다면, 알아챘다면
마이클은 "가치"를 찾을 수 있었을까?
"네가 원하는게 뭐니?"
그린버그의 질문에 마이클은 대답한다.
"자유요, 선생님!"
자유... 자유... 자유...
마이클이 말한 자유란 8년간 입원 중인 병원에서의 퇴원이 아닌
완벽한 해방, 즉 죽음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겠지만
8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이 명석한 아이는 희망과 가치를 잃었다.
죽음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마이클의 독백같은 대사가 계속 가슴에 남는다.
"사람들은 이 질문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요. 나는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을까?"
* 배우들의 연기는 진중하고 섬세했다.
눈빛과 동작 하나 하나 허투루 흘려보내는게 없더라.
누군가는 마이클에 비해 그린버그와 피터슨의 존재감이 너무 약하다고 하던데
나는 오히려 김영필과 정영주의 연기에 감탄했다.
그 두 배우의 완벽한 조력은 박은석에게 마이클이란 인물을 성실하게 집요하게 끄집어내게 만들었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 작품이 어렇게까지 동화되진 못했을거다.
위험하고 슬픈 작품이다.
그래서 외면되지 않는 작품이다.
아마도 나는... 다시 한 번 이 작품을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내게 거리감이라는게 조금 생겨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