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엔잘츠부르크성.
바람 부는 전망대에 그렇게 오래 머물렀던건,
이 풍경을 놓칠 수 없어서였다.
추위도, 피로도, 배고픔도, 노곤함도...
다 사라졌다.
풍경이 시작이고 끝이다.
기원이고 종말이다.
그게 내 불면의 믿음이다.
하늘에 횡단하는 붉은 띠를 시작으로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
그 짧은 시간에 생몰의 이력이 다 담겨있다는게 신비롭다.
산허리에 나즈막히 걸린 구름.
나만의 신화와 만나는 시간.
풀어지고, 풀어지고, 또 풀어지고...
일부라도 남겨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완전히 어두워진 밤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식당을 가기에 애매한 시간.
중앙역 마트에서 조리된 음식으로 저녁 한 끼를 해결했다.
(맛은... 솔직히... 별로였다. )
잘츠부르크 일정을 하루로 잡은건 확실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선택 따위는 없었다..
오래 머물렀다면,
이 도시에 아쉬움이 안남을까?
그렇지 않다는걸 나는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낯선 사람"이라는 내 직분에 충실하기로 했다.
"Hi, Str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