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8. 5. 23. 09:01

미세먼지때문에 한동안 자전거를 못탔다.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도 없대서 어제 오랫만에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출발 전에 체인 구석구석 기름칠도 했고 흙도 털어내고

바퀴에 바람도 넣었다.

뻑뻑했던 자전거가 부드럽게 굴러가니 기분까지 상쾌해졌다.
4년 전에 홈플러스에서 11만원 주고 산 보급형 저전거가

이렇게 잘 달려주니 기특하다. 

 

 

1시간 반을 달려 잠실에 도착했다.

살짝 고민이 됐다.

구리까지 갈 것인지, turn을 할 것인지...

결정은 turn!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는데 어딘지 몸이 자꾸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뚝섬유원지에서 내려 자전거를 살펴봤더니

헐... 뒷바퀴가 완전히 주저앉아버렸다.

바람이 빠졌나 싶어 자전거 대여소에 보여줬더니 펑크가 난거란다.

수리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휴일은 손님들이 많아서 대여만 가능하고 수리는 안한단다.

방법이 없더라.

그대로 지하철을 타는 수밖에....

그래도 대여소 바로 위가 지하철역이라 불행 중 다행이었다.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팔운동 제대로 한 건 덤 ^^

 

펑크난 자전거를 끌고

2번을 환승을 거쳐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하차했다.

다행히 금방 수리가 됐고

직원분께서 브레이크와 기어까지 두루두루 다 살펴봐주셨다.

전문가의 손길 덕분인지 확 업그레이드된 듯한 느낌.

그냥 가기가 아쉬워 이번엔 가양대교를 방향으로 달렸다.

 

 

고양시를 지나 행주산성을 지나는 길.

이쪽은 처음 달리는 건데 길이 정말 예뻤다.

시골길을 달리는 느낌.

이대로 북한산 초입까지 달려볼까 했는데 도로공사로 길이 좁아져 돌아섰다.

그래도 왕복 2시간 30분 넘게 달린 것 같다.

길에 홀려서...

 

앞으로는 구리 방향 말고

이쪽 길을 선호하게 될 것 같다.

가양대교에서 아라뱃길로 빠지는 길을 달려도 좋을 것 같고

고양시에서 파주로 빠지는 길을 달려도 좋을 것 같다.

비록 며칠간은 후들거리는 다리로 고생은 좀 하겠지만

이렇게 진이  빠지게 달리고나면

신기히게도 버텨낼 힘이 천천히 차오른다.

비워서 채우고,

비워서 채우고...

그게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이지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