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3. 4. 24. 08:30

"가왕" 조용필이 무려 10년 만에 19집으로 돌아왔다.

45년 가수 인생 중 그의 첫 쇼케이스.

앨범을 준비하는데 2년이란 시간을 보냈단다.

서두드지않고 천천히 준비했노라 말했다.

나는 이 "천천히"라는 단어를 "충실히"라고 이해했다.

한곡 한곡을 전부 타이틀 곡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 이번 앨범은

스스로를 탈피하고 싶어 시작한 작업이었단다.

여순 세 살의 청년 조용필.

숙연함이 느껴질 정도다.

 

누군가 새로 앨범을 발표한다고 할 때,

쇼케이스를 한다고 할 때,

내가 한 번이라도 그 모습을 일부러 찾아본 적이 있었던가!

조용필은 내가 지금껏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게 만든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어제 올림픽공원에서 있었던 쇼케이스 영상을 찾아서 봤다.

뭉클했다.

팬텀, 이디어테잎, 자우림, 국카스텐, 박정현의 헌정공연과

"Hello"의 랩퍼 버벌진트까지...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확실히 가왕 조용필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 대중가요의 흐름에 큰 획을 또 다시 추가하고 있다.

위대한 탄생이라는 말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또 다시 절감하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조용필은 63세의 나이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수 있을까?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노래는 전부 3곡.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주와 노래가 돋보이는 "Hello"와

통통뛰는 젊은 감각에 듣는 사람의 심장까지 저절로 따라 뛰는 "Bounce'

그리고 이번 19집에서 유일하게 조용필이 작곡했다는 "어느날 귀로에서"

가사는 평소 친분이 깊은 서울대 송호근 교수가 썼단다.

"이젠 그랬으며 좋겠네"의 감성을 떠오르게 한다.

가사도 정말 좋고...

따로 타이틀 곡이 없을 정도로 이번 앨번 10곡 모두가 대단하다는데

실제로 한 음원 사이트에서는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조용필 노래가 차지했단다.

이 정도라면 쓰나미라는 표현도 부족하지 않을까?

젊은 후배 그 누구도 결코 세우지 못할 기록이다.

과연 누가 또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63살의 나이에 이런 어머어마한 임펙트를 현실화한다는 게,

솔직히 전혀 믿겨지지 않는다.

 

우리 집엔 컴퓨터도 없고,

CD 플레이어도 없는데

백만년 만에 앨범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나!

 

전혀 현실적이지 않는 현실이

지금은 유일한 현실이 됐다.

조.용.필.

그가 우리를 이 믿을 수 없는 현실로 이끌었다.

이건 정말 방법이 없다!

그저 빠져버릴 수밖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