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12. 29. 08:19

재목 그대로다.

책을 손에서 완전히 놔버렸다.

정말 거의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사실 나도 놀라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읽는걸 완전히 안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영어책과 2월 여행과 관련된 것들은 계속 뒤적이고 있다.

토요일에는 대학로에 있는 "헌책방"이라는 곳에서 책을 3권 샀다.

얼마전 지인에게 선물한 <내 이름은 빨강>을 다시 사서 쌓아놓은 책 속에 채워넣었고

젊은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젊은 도시, 오래된 성>이란 책도 구입했다.

하나의 키워드로 12명의 작가가 쓴 단편들 모음이다.

김연수, 정이현, 김애란을 비롯해서 일본작가와 중국작가까지 아주 다양하다.

아직 책장을 펼치지 않았지만 꽤 흥미로울 것 같아 기대하는 중이다.

 

그리고 주말에 여행캐리어를 장만했다.

한 달째 고민하고 있었는데 홈쇼핑에서 하드캐리어 셋트를 판매하길래 얼른 구입했다.

오래 고민한 캐리어 문제가 해결되니 맘이 다 후련하다.

이제 스페인과 이태리 현지투어 몇 개를 예약하고

세비야 동굴플라멩고를 예약하면 대충 준비는 끝난다.

현지투어의 경우도 여기서 꼭 필요한 것들만 한두가지 예약할 예정이고

나머지는 그냥 뚜벅이처럼 걸어다닐 생각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가우디 투어와 피렌체 야경 투어 정도.

현지에서 생각이 달라지면 그때가서 신청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다행히 2월의 유럽은 여행 비수기라 8,9월처럼 사람들로 북적이진 않을 것 같다. 

날씨도 10도 ~ 15도 정도라니 걸어서 다니기에 딱 적당할 것 같다.

많이 그리고 오래 걷어다닐 생각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여행가서 여차하면 안돌아오겠노라 농담처럼 말했는데

솔직히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이곳에서의 직장생활도 내년이면 17년 차로 들어선다.

오래된만큼 많이 익숙해지졌지만 변함없이 여전히 날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트레이닝, 트레이닝, 트레이닝...

일이 힘든게 아니라 이 끝이 보이지 않는 트레이닝이 날 너무 지치게 한다.

아마도 포화상태 혹은 소진상태에 다다른 것 같다.

지금 아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일터를 지방으로 옮길까 하고....

 

많이 지쳤다.

내가 뭔가를 주기를 바라며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게 점점 지친다.

솔직히 말하면 나를 향해 벌린 입들을 모른척 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이 병원을 그만 두는 방법맊에는 없는 것 같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게 나를 너무 황폐하게 만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