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3. 14. 08:38

토요일에 예정에 없던 OFF로 일요일의 나른함을 하루 앞당겨 누렸다.

그래도 습관이라는게 무서워서

출근을 안해도 5시에 눈이 떠지더라.

덕분에 정말 길~~~~고 긴 하루를 보냈다.

어제는 잠실 현대 아산병원에서 산부인과 학회가 있어서 참석했다.

역시나 아산병원에서 주최하는 학회는 늘 소득이 있다.

연좌들도 산부인과 최고의 의사들이었고

hands on까지 Live로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

7시에 아산병원을 가기 위해 출발하면서 옛날 내 모습이 생각났다.

초음파를 하겠노라 혼자 다짐하고

여기저기 의사들의 학회를 청강하러 다니던 초창기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는 연좌들이 발표하는 내용의 20%도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래도 하겠다는 의지는 강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를 무조건 소리나느대로 한국어로 받아적었다. 

그리고 나중에 하나하나 인터넷으로 찾아서 용어를 익히고, 해부학적인 위치과 파인딩을 찾고...

막막한 시간이었지만 그대로 내겐 참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이런 머글의 시간을 지나온 덕분에

지금은 의사들이 주최하는 학회를 가도 95% 이상은 알아듣고

몰래 청강하던 도둑청강생에서 당당히(?) sonographer로 사전등록을 하고 참석하는하는 정식 청강자가 됐다.

다른건 몰라도,

초음파를 끝까지 붙들고 놓치 않았던 나 자신은 참 자랑스럽다.

덕분에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고,

그래서 work가 아닌 profession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초음파는...

예민한 내 성향과 아주 잘 맞는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 다른 파트 초음파도 해보고 싶고 그렇다.

가능하다면 echocardiac sono 쪽도 해보고 싶은데...

산과초음파만큼은 아니지만

Abdomen, Throid, Breat, Gy 초음파도 계속 공부하고 있는데

adult echo는 나로서는 미지의 땅이다.

해부학과 관련 용어들은 낯설지 않는데 아무래도 skill이 문제.

observation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

아무래도 give and take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아무데도 비빌 곳이 없으니

목마른 내가 우물을 파야겠다.

단, 조급하지 않게

길고 넓게 보자!

늘 그래왔던 것처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