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3. 21. 08:17

봄이 왔나?

지금이 정말 봄인가?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졌고

언뜻 올려다본 나무들은 꽃망울을 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날씨가 내게만은 여전히 춥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실외온도보다 실내온도가 더 춥게 느껴지는 때라고.

 

햇빛 끝에 걸린 찬기운을 날카로운 송곳같이 느껴진다.

뭣모르고 가볍게 입고 외출했다가 된통 당하고 들어왔다.

봄은 유독 나에게만 늘 늦게 온다.

그러다 아... 봄이구나 하고 실감하려는 순간 매몰차게 지나가버린다.

어떤 날은 꼭 나를 놀리는 것만 같다.

이번에는 꼭 꽃이 터지는 걸 지켜봐야지 매번 다짐하지만

언제나 내 눈에 보이는건 이미 만개하게 흐드러진 꽃들이다.

밀당도 이런 밀당이 없다.

이쯤되니 내 눈을 피해서 꽃을 피우느라 꽃들도 참 애쓰는구나 싶다.

 

그렇더라.

보고 싶어도 늘 보지 못하는 순간이 있고,

보고 싶지 않음에도 언제난 늘 목격되는 순간도 있다.

타이밍이라느거,

참 드라마틱하게 역설적이다.

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묶여있는 느낌.

간접적인게 이렇게까지 직접적일 수 있다는데 늘 놀란다.

그래서 때론 세상을 끌고 가는게 사실은 "모순" 그 자체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뭔지 모르게 공평해졌다는 생각.

 

어이없게도 조금 편안해졌다.

이미더 이 말도 안되는 어긋남에

제법 익숙해졌다는 뜻.

그럼 쫌 어때...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