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4. 4. 08:12

주말에 10cm의 싱글 "봄이 좋냐?"를 우연히 듣게 됐다.

세상에나!

이렇게 웃픈 노래가 또 있을까?

딱 한 번 듣었는데 하루 종일 멜로디가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윤철종의 기타와 권정열의 목소리는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그리고 가사...

이 가사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이기까지 한데 엄청 사랑스럽다.

"봄이 좋아?"도 아니고,

"봄이 좋으세요?"도 아니고,

"봄이 좋냐?" 란다.

이 거침없는 반말이 어찌나 상쾌하던지..

게다가 뮤비 역시 귀염귀염하다.

덕분에 주말을 10cm의 노래와 함께 보냈다.

 

예전에 "아메리카노"에 사람들이 열광할때는

재미있고 신선하네... 라고 생각하고 그냥 쓱 넘겼었다.

그런데 주말 내내 한 곡 한 곡 찾아서 들어보니

내 예상보다 모든 노래들이 훨씬 더 좋더라.

이번에 나온 싱글도 감탄스럽고,

2014년에 발매된 3집도 수록곡 한 곡 한 곡이 다 감탄의 연속이다.

독특함 그 이상이고 신선함 그 이상이더라.

"쓰담쓰담"은 "봄이 좋냐?"처럼 유쾌하고 재미있었고

"담배왕 스모커"는 짠했고,

"스토거"를 절절했고,

"아프리카 청춘이다"는 떠남을 부추겼고

"짝사랑"은 애잔했다.

권정열의 보컬은 정확하고 섬세하고 깨끗했고

윤철종의 기타는 사람 냄새로 가득했다.

보컬도 그렇고 기타반주도 그렇고

정말 사람의 마음을 쓰담쓰담 해줘서 깜짝 놀랐다.

 

좋은 가수를 너무 늦게 알게 됐구나.. 싶어 살짝 억울했다.

그리고 이 녀석들이 소극장 콘서트를 한다면

꼭 가서 듣고 싶다.

이 심쿵하고 쓰담쓰담한 노래들을...

 


 

봄이 좋냐?

 

꽃이 언제 피는지
그딴 게 뭐가 중요한데
날씨가 언제 풀리는지
그딴 거 알면 뭐 할 건데
추울 땐 춥다고 붙어있고
더우면 덥다고 니네 진짜 이상해
너의 달콤한 남친은
사실 피시방을 더
가고 싶어하지 겁나 피곤하대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아무 문제 없는데
왜 나는 안 생기는 건데
날씨도 완전 풀렸는데
감기는 왜 또 걸리는데
추울 땐 추워서 안생기고
더우면 더워서 인생은 불공평해
너의 완벽한 연애는
아직 웃고 있지만
너도 차일거야 겁나 지독하게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손 잡지 마 팔짱 끼지 마
끌어 안지 마
제발 아무것도 하지 좀 마
설레지 마 심쿵하지 마
행복하지 마
내 눈에 띄지 마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