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3. 5. 08:48

8시 45분 오버트라운을 출발한 CK셔틀이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3분.

예정대로 세 시간이 걸렸다.

오후 5시에 다시 CK셔틀을 타고 프라하로 이동해야하니

체스키 크롬로프에 5시간 30분 머무를 수 있다.

캐리어는 CK셔틀 측에서 보관했다 프라하행 셔틀로 바로 인계한대서

홀가분한 몸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고마워요, CK셔틀 ^^)

 

 

셔틀에서 내려 중앙광장으로 향했다.

13세기에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마을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는 곳.

CK셔틀이 아니었다면 이곳에 있는 인포메이션까지 캐리어를 끌고 와야만 한다.

울퉁불퉁한 돌길의 난코스를 뚫고...

중앙광장에서 체스키 크롬로프의 모든 길은 시작된다.

여기저기 사방으로 뻗어있는 골목길같은 방사형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욕심없이 천천히 걸어다니기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딱 좋은 곳.

중앙광장 한가운데에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스트 퇴치 기념 분수가 있다.

유럽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앗아간 페스트의 종식은

확실히 기념비적인 일이긴 했겠다.

혹의 신의 축복 ^^ 

 

 

라트란 거리를 지나 이발사의 다리로 들어섰다.

예전에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이 다리에 얽힌 에피소드를 봤었다.

이발사의 딸을 사랑하게 된 성주는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결혼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아내가 누군가의 손에 살해당하고 만다.

성주는 범인을 찾을때까지 마을 사람을 한 명씩 죽이겠노라 공언하고

실제로 하루에 한 명씩 사람을 죽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한 사람이 자신이 범인이라며 성주를 찾아온다.

다름아닌 딸의 아버지인 이발사.

분노한 성주는 장인을 가차없이 처형해버린다.

그런데 알고보니 부인을 죽인 진짜 범인은 성주 본인이었다.

몽유병을 앓고 있던 성주는 자기가 한 일을 전혀 알지 못했고

신하들은 그런 성주에게 차마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딸을 잃은 이발사가 마을 사람까지 죽이는걸 보다 못해 거짓 자백을 했던거다.

다리가 먼저인지 이발사의 희생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발사의 다리에는 이런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리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과 네포무크 성인상이 서있다.

프라하 카를교보다 이곳에서 먼저 네포무크상을 만난 셈이다.

이곳도 사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역광의 역습을 뚫고 간신히 얻은 사진.

 

체스키성 올라가는 길.

초입 철책에 안내문이 있어 살펴봤더니

"do not feed the bears please!"라고 써있다.

세상에! bear라니!

심지어 단수도 아닌 복수 bears다.

혹시나 싶어 오가면서 몇 번을 들여다봤지만 결국 Bear를 보진 못했다.

저렇게 성 밑에 곰도 아닌 곰들이 있다면

천혜의 요새 못지 않게 든든했겠다.

물론 그 옛날에나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