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셰흐라드 (Vyšeehrad)의 특별한 곳이 있는데
국립 명예 묘지와 신전(Vyšehradský hřbitov se Slavínem)이 바로 그곳이다.
빈의 중앙묘지처럼
체코의 중요 인물들이 이곳에 묻혀있다.
과거에는 유료로 개방했다는데 지금은 누구라도 들어갈 수 있게 개방 중이다.
비셰흐라드에 꼭 가고 싶었던 이유도 바로 이곳 때문이었다.
죽은 자들의 나라를...
오래오래 걷고 싶었다.
2011년 생애 첫유럽 여행이었던 터키가 생각난다.
파묵칼레 네크로폴리스를 혼자 걷는데 두려움 반, 편안함 반이었다.
그 여운이, 그 느낌이, 그 감정이 고스란히 몸에 새겨진 모양이다.
이렇게 여행때마다 죽은 자들의 나라를 찾는걸 보니...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거대한 천사상이 나오는데
그 아래 44명의 관이 놓여 있다.
알폰스 무하, 카프카의 이름이 보인다.
무하의 묘는 실재하지만 카프카는 이곳에 아닌 신유대인묘지에 묻혀있다.
그러니까 가묘라는 뜻.
카프카에 대한 헌정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신세계 교향곡"을 쓴 드보르작과 "나의 조국"의 작곡가 스메타나도 이곳에 잠들어있다.
체코를 넘어 세계적인 유산을 남긴 대가들의 비망록 앞에
조용히 그리고 깊게 머리를 숙였다.
돌아가는 길,
날이 조금씩 흐려졌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마음 속의 낯설음이 덪이 된 모양이다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