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혼자 여행을 갔을때는
낯선 길을 걸어다니는 것도,
골목을 기웃거리는 것도 덜컥 겁이 나서 망설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범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기웃거릴줄 아는 사람이 됐다.
그런데 사실은... 기웃거린다는건
선듯 들어설 용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백컨데...
나는 낯선 곳에서는 쫄보가 된다.
혼자 있을 때는 특히 더.
프라하에서 유명하다는 Candy Shop.
젤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조카녀석이 찾아낸 곳.
다양한 종류와 모양, 색깔의 젤리들이 다 모여있는것 같다.
오크통 위에 수북히 쌓인 젤리들은,
보는 것 만으로도 어지러울 지경이다.
조카녀석은 파라다이스의 발견이고,
나는 아찔하고...
혼자 밖으로 나와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다.
적당한 거리감이 딱 좋았다.
거리의 BBQ집은 인산인해였고,
틀레들로는 사방에서 경쟁적으로 구워지고 있고,
소유욕 불러 일으키는 시계는 여전히 눈에 들어오고,
마리오네트 인형의 본거지답게 인형들은 대롱대롱 매달려있고,
체코의 쇼핑리스트 중 하나인 베체로브카도 자꾸 눈에 밟힌다.
베체로브카는 약초로 만든 술로 배가 아플때 체코인들이 약처럼 먹는 술이란다.
술을 마시진 않지만
엄마아빠 드리려고 한 병 사오긴 했다.
(드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라하 구시가지의 거리 예술가들.
여행자 블로그에서 너무 많이 본 분들이라
하마터면 반갑게 인사할뻔 했다.
그런데 저 분들 표정...
내 눈에만 그랬을까?
얼굴 표정과 눈빛 속에 생계의 팍팍함만 느껴져 안스러웠다.
쉬운건... 정말 아무 것도 없음을 절감케 했다.
저 분들의 눈에 맥주를 마시며 패달를 밟은 관광객은 어떻게 보일까?
어디를 가든 감사하며 다녀야겠다는 생각.
수다스럽지 않게 조심조심.
생계의 무게 앞에 겸손해 하면서...
그래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