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10. 11. 08:22

두브로브니크 대성당(Dubrovnik Cathedral)의 공식명칭은

"성모 승천 대성당(Cathedral of the Assumption of the Virgin Mary)이다.

이 성당은 두 번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 밝혀진 사실로는 비잔틴 제국 당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 두 번이 아닌 세 번의 건축 이력을 갖게 됐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건 두번째로 영국의 리처드 1세와 관련이 깊다.

12세기 십자군 원정.

귀향길에 오른 리처드 1세의 배가 엄청난 폭풍우를 만나 좌초위기에 처하게 된다.

리처드 왕은 무사히 돌아가게 된다면 이곳에 주님의 교회를 세우겠다는 기도를 드린다. 

그 후 배는 인근 로크섬에 난파되고 리처드 1세는 무사히 구조된다.

고국으로 돌아간 왕은 자신의 기도대로 엄청난 헌금을 봉헌하고

그 덕분에 원래 있던 교회 자리에 더 큰 교회가 만들어지게 됐다.

하지만 1667년 대진으로 파괴가 다시 일부가 파괴됐고

1713년 이태리 건축가에 의해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지어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

 

 

이곳을 "성모 승천 대성당"이라 부르는 이유는,

티치아노가 그린 "성모 승천"이라는 제단화 때문이다.

내가 갔을 땐 보수 중인지 제단 전면이 다 흰색 가림막에 가려져 있고 그 위에 카피된 그림이 찍혀있었다.

(정말 보고 싶었던 그림이었는데,..)

더불어 라파엘로의 "마돈나" 역시 볼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혹시 이 모든 것들이 성 블라호의 유물과 함께 성당 보물관에 보관되어 있었던건 아니었나 싶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보물관은 닫혀있어 못 들어갔다.)

아쉽긴 했지만 소원초 앞에 서니 그 마음마저도 사라진다.

그래, 보지 못하면 또 어떤가!

봐야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지워가며 출석체크하듯 계획을 잤던 여행도 아니었고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긴 했다.

보면 봐서 좋고,

보지 못하면 본 못 아쉬움을 간직하는 것도 좋고,

기약할 순 없지만 막연한 다음을 꿈 꿀 수 있어 그것 역시 좋다.

 

조급해 하지 말자.

아쉬워는 해도 그 아쉬움이 남은 다른 좋은 것들을 집어 삼키게 하진 말자.

비록 원칙도, 두서도, 맥락도 없지만

그래서 내 여행은 나쁜거 빼고 모든 것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