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4. 7. 9. 08:42

오사카에서 시라하마 가는 길에 들렀던 토레토레(TORE TORE) 어시장.

일본 재래시장을 처음 보는거라 마냥 신기하더라.

역시나 일본스럽게 우메보시 매장이 엄청나게 컸고

곳곳에 시식코너도 많아서 직접 맛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여기 우메보시를 조카가 좋아한다고해서 우리도 일부러 들렀던건데

신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내 입에는 솔직히 친해지기 어려운 맛이다.

신 맛도, 단 맛도, 쓴 맛도, 짠 맛도

너무 강하면 꼭 일방적인 폭격같아 좀 불편하다.

아침 일찍이렀다면 훨씬 더 활기차고 북적거렸을텐데

오후가 한참 지난 시간이라 고요함이 느껴질만큼 한산했다.

그래도 시장은, 특히 재래시장은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먹어보라며 조심스럽게 권하는 손길이 있고

조곤조곤 자신의 상품을 자랑하는 소박한 자부심도 있고

순간순간 날 것의 펄떡임같은 분주한 움직임도 있다.

그런데 아뿔사!

나중에 사진을 확인해보니

사진 속에 사람이 전혀 없더라.

풍경을 향해 셔터를 누를 때 사람이 없는 순간만 찍는 못된 습관이

어시장에 와서까지도 그대로 이어졌다.

사람이 없는 시장.

나는 왜 살아있는 공간조차도 이렇게 무덤처럼 만들어 놨을까?

뒤늦게 사진을 보니 이제와 참 많이 미안하다.

 

언니네 가족이 가끔 간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브 피아노 연주는 솔직히 많이 형편없었지만

(오히려 손님 한 명이 즉석에서 친 피아노 연주가 훨씬 좋았다.)

음식은 깔끔했고 양도 적당했다.

테이블과 그릇, 음식의 색감이 참 조화로웠던 곳.

맛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렇구나!

음식이 주는 위로는,

조용하지만 참 강하구나.

또닥또닥.

따뜻한 한 끼 밥의 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