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2. 2. 24. 13:21

The Way It is
                  - 윌리암 스태포드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단다.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하지만 그 실은 변치 않는다.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 가는지 궁금해 한다.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이들에겐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잡고 있는 동안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
비극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는다. 그리고 너도 고통받고 늙어간다.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지 말아라.

책을 읽다가 마음에 담긴 시 한 편.
시는 말한다.
"내게 실이 있다"가 아니라 "네겐 실이 있다"고.
이 시가 이인칭이 아니라 일인칭이었다면
지금처럼 마음이 열릴 수 있었을까?
비극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는단다.
그리고 너도 고통받고 늙어간다고.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고...
사실은,
모르겠다.
내게도 설명할 수 있는 한 가닥 실이 있는지 없는지는.
어쩌면 나는 처음부터 버티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버틸 수 있는지도...

아빠는 퇴원하셨다.
스무 고개의 한 여섯 번째 고개를 넘어왔나?
남겨진 고개를 앞에 두고
나는 실을 잡으려 한다.
버티는 실.
실뭉치는 촘촘히 감겨있고 그 끝은 나도 모른다.
다만 바라는 건,
그 실이 제발 끝이 나거나 약해져서 느닷없이 뚝 끊어져버리지 않길 바랄 뿐.

나는 언제나 버티는 사람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