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31.
전날 일찍 잠이 들어선지 새벽 일찍 눈을 떴다.
(밥도 안먹고 그대로 숙면 모드...)
새벽 5시가 좀 넘은 시간인데도 해는 이미 쨍하다.
커튼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은
어찌껏 뭐하냐며 빨리 나오라고 신나게 타박 중이다.
그래서 서둘러 뒹글뒹글 모드를 해제하고 조식 전에 한적한 플리트비체를 산책하기로 했다.
카메라와 핸드폰만 챙겨들고 Go out! ^^
아뿔싸...
카메라에 사진을 찍으려는데 밧데리가 없음 표시가 뜬다.
어젯밤에 충전기에 끼워놓고 그냥 나왔다는게 생각났다.
단출하게 나오느라 여유분이 들어있는 파우치도 침대 위에 곱게 올려뒀는데...
다시 돌아갈까도 살짝 고민했는데 그냥 아침의 고요를 즐기기로 했다.
그래도 핸드폰까지 두고 오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아쉬운데로 아침 산책 사진은 핸드폰으로!
와... 그런데...
플리트비체 최고의 풍경은 나는 그 새벽의 산책에서 맞닥드렸다.
E코스를 따라 P1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
아무도 없는 호수 안에 생각지도 못했던 비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완벽한 데깔코마니.
넋을 놓고 한참을 잔디밭에 앉아있었다.
이른 시간에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다.
사람들에게 어서 빨리 와서 다들 보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만 몰래 품고 싶은 마음.
설핀 보면 앙코르 와트를 보는 느낌.
모든게 일시 정지된 순간이었다.
나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완벽한 내 세상.
이 말도 안되는 주인의식^^
그게 내가 아침 산책을 고집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