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7. 21. 08:21

주변에서 묻는다.

무섭지 않냐고. 또 외롭지 않냐고...

글쎄.

지금은 혼자인게 두렵지 않고, 인연이 그립지 않다.

TV도, 컴퓨터도, 나를 제외한 그 어떤 사람의 흔적도 없는 집.

너무 적막하고 고요해서 오히려 평화롭고 풍요롭다.

어느날 느닷없는 폭격처럼 외로움 비슷한게 밀어닥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다행이다.

 

토요일엔 집에 갔더니 엄마, 아빠가 와계셨다.

미련할 정도로 더위에 무감한 나,

그런 딸이 걱정되셨는지 선풍기를 한 대 사다 놓으셨다.

말은 못했지만 많이 뭉클했다.

저녁을 사드리려고 했는데 굳이 집으로 가시겠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오랫만에 먹는 집밥.

고작 3주 나가 살았을 뿐인데 마치 오래동안 멀리 떠나있던 사람같다.

엄마 아빠가 참 적적하셨겠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집.

책은 바닥에 그대로 쌓아뒀고

(그나마 반 이상은 엄마집에 그대로 있고... )

커피포트에 커피물을 끓이는 걸 제외하면 부엌 역시 가스불 한 번 켠 적이 없다.

아직 정리가 덜 된 욕실과

다용도실의 냉장고랑 세탁기.

그래도 갖춰질 건 다 갖춰졌다.

잘 보살피지 못하는 주인의 애정결핍만 있을 뿐.

 

수도원같은 안방과 옷이랑 다른 물건들을 넣어둔 작은 방.

장농 위에 얹혀있는 해금을 보니 살작 막막해진다.

(아마도 기초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듯...)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고민 중인 베란다.

엄마는 여기에 책장을 넣고 책을 보관하라는데

나는 지금처럼 보이는 곳에 책을 두는게 좋아서...

작은 티테이블이나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해먹같은 걸 놔둘까 생각 중이다.

(적당한게 있다면!)

 

벼르고 벼르던 자전거도 구입했다.

꼼꼼히 알아보고 사야 하는데 아는게 없어서

그냥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홈플러스에 기획상품을 샀다.

바로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안장에 앉아서 패달을 돌리려는데 왈칵 겁이 났다.

순간 와르르 균형이 무너지더라.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걸음마 하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당분간 넘어질 각오 단단히 하고!

(근데 무릎이 버텨는 줄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