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심코 손에 잡았던 책이다.
읽기 시작했을 때도 지은이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쓴 사람인줄 몰랐었다.
1시간이면 뚝딱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단상들은 오래 두고 생각하게 한다.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기본공식처럼 느껴져 오히려 상투적으로 다가오는 문구를
앤디 앤드루스는 여섯 편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따뜻하게 멘토링해주고 있다.
커다랗고 낡은 여행가방을 들고 다니는 푸른 눈의 "존스"를 통해서...
재미있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사람들은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사랑을 표헌한다는데
그걸 동물로 비유하자면 강아지, 금붕어, 고양이, 카나리아의 모습이란다.
...... 강아지를 칭찬해보게, 온몸을 흔들어대지 않나. 강아지를 훈련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뭔가? '잘했어!', '이렇게 착할 수가!'라고 말해주는 거지. 그러니까 강아지처럼 사랑하는 사람, 칭찬에 사랑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조심할 게 있네. 절대 화난 목소리로 꾸짖어선 안 되네. 강아지를 혼내면 금세 풀이 죽지 않나, 강아지처럼 사랑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야.
금붕어는 배려해줄 때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동물이네. 금붕어를 건드릴 수는 없잖나. 또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을 들을 수 있겠나? 그러니 금붕어에게는 칭찬이 필요 없네. 함께하는 시간도 마찬가지지. 누가 옆에 있든 없든 신경 쓰지 않거든. 금붕어는 오직 먹이를 주고 어항을 깨끗이 청소해주길 바랄 뿐이야.
고양이만큼 접축을 좋아하는 동물을 없지. 심지어 고양이에겐 먹이를 줄 필요도 없네. 배가 고프면 스스로 먹이를 잡아먹으니까. 고양이는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짓을 해도 신경 쓰지 않네. 불러봐야 소용없어. 암만 불러봐야 오지 않지. 그저 쓰다듬어주고 긁어주기만 바랄 뿐이야. 그때 고양이는 사랑받는다고 느끼꺼든. 그럼, 고양이는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겠나? 당연히 자네 얼굴이나 손등에 몸을 비벼대지. 그건 고양이가 '날 사랑해주세요' 하고 말하는 거네. 그렇게 고양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지.
함께하는 시간으로 사랑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카나리아와 비교할 수 있네. 카나리아는 '같이 있어 주기만 해요!'라고 노래하지. 누가 먹이를 주고 물을 주느냐에는 관심이 없네. 무슨 말을 해도 신경 쓰지 않고, 쓰다듬어줄 필요도 없지. 하지만 옆에 앉아 노랫소리를 들어주면 가장 행복해해. 그래서 카나리아는 외면당하면 금세 죽어버리지. 먹이가 없어 주는 게 아니라,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해 주는 거지 .......
섬득할만큼 정확한 관찰이고 표현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동물일까?
정확히 따지자면 해당되는 동물이 없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카나리아와 금붕어를 섞은 기괴한 형태의 동물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조합이 가능하다면...
(왠지 예전에 합성사진으로 유행했던 "개새" 같은 게 막 떠오른다...)
아무래도 나도 오렌지 비치에 한 번쯤 다녀와야 할 모양이다.
어디서 마법처럼 키다리 할아버지 "존스"가 나타나 관점을 바꾸라고 말해줄지도...
그렇다면 나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게 될까?
아니면 평소의 까칠함을 맘껏(?) 발휘해 이렇게 말하게 될까?
저 아세요?
그 다음 장면을 생각하자 심하게 뻘쭘해진다.
^^;;
드디어 나비들과의 만남이다.
나비가 너무 없는 거 아니야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이상기온이 문제가 됐겠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는 나비의 종류도 적고 양도 적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이렇게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를 본 기억도 가물하긴 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나비들이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 축제의 대표나비는 "산호랑나비"란다.
빽빽한 나비의 폭풍 속을 지나는 걸 상상했었는데 (^^)
조금은 나비축제의 메인이 초라하고 작아진 느낌이다.
"나비축제"라는 개념보다는 "생태축제"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더 옳을 것 같다.
특이한 병풍을 봤는데
우리나라 민화들이 그려진 병풍이었다.
그런데 그 그림들이 하나같이 조용조용 움직인다.
화폭 위를 넘나들며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개가 하도 신기하고 또 예뻐서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이런 병풍이 집에 하나 있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혼자 있었다면 어쩌면 조목조목 그림들에게 말을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꼬리를 살랑이는 고양이며 흐드러지던 꽃잎들, 흩날리는 눈꽃들...
이걸 보고 있으면 적어도 외롭지는 않겠다는 생각 (^^)
호박터널은 너무 신기해서 혼자 다시 찬찬히 지나왔다.
호박의 이름도 너무 예뼜지만
그 생김과 색깔도 예쁘고 신기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도 잠깐.
"호박같이 생겼다!"라는 말을 들으면 이제부터는 감사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베레모, 도깨비 알, 환타지믹스, 불록 방망이, 화이트룸...
이름을 읽고 있으면 목안이 간질간질하다.
잘생긴 놈 하나를 뚝 따서 얼른 목 안에 밀어넣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이 호박들은 왠지 한 입 깨물면 단물이 줄줄 흐를 것만 같다.
돌아오는 길에 여름이면 갯벌축제가 열린다는
"돌머리 해수욕장"도 잠시 들렀다.
도착하고 보니 몇 년 전에 내가 갔던 곳이다.
(어쩐지 이름이 들어봤다 했다... 그때 들머리 아니냐고 바득바득 우겼던 기억도...)
그때는 한 여름이여서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렸는데...
한산하고 조용한 갯벌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손을 마주잡고 다정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물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짧은 여행의 끝은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날다가
이렇게 반짝이는 물빛이 되어 가슴 속에 담긴다.
오래오래 그곳에서 물결되어 흐르라고
가만가만 가슴을 다독이며
물빛과 마지막 눈인사를 나누고 서울로 향했다.
오랫만에 집에 일찍 들어갔더니
내 방 안이 아이클레이로 난리가 났다.
조그만 손으로 조물락조물락
금방 하나씩 만들어지는 동물들이
다 큰 이모의 눈에는 마냥 신기하다.
옆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켜보면서
내가 더 재미있어했다.
조카들이 만든 아이클레이 집
위에는 여자 조카가 만들었고 아래 두 개는 남자 조카가 만들었다.
저 조금만 거 하나하나에도 다 이름이 있고 용도가 있다.
삼인용 자동차, 이인용 오토바이, 호수, 분수, 나무에 버섯까지.
그리고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하얀 쇼파도 있다.
진짜 이런 집 있으면 정말 살고 싶은 심정 ^^
일명 "계통없는 동물 농장"이다.
제일 작은 건 새끼손톱보다도 훨씬 더 작다.
어떻게 이렇게 작게 만들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 손은 작아서 그런다며 씩 웃는다.
뭔가 있는 것 같아...
신기해하는 이모가 아마도 이 녀석들은 더 신기한 모양이다.
당근을 들고 있는 노란 토끼
그리고 목이 없는(?) 귀염둥이 농장 주인.
조카는 사람은 좀 이상하게 만든 것 같다며서 찍지 말란다.
창피하다고...
이모가 한 마디 했더니 좋아라 한다.
"아냐! 짱 귀여워~~~"
고양이 일가족하고
(내 눈에 호랑이 같은데 고양이란다)
펭귄 삼총사
크기도, 표정도 제각각 다 다르다.
어떻게 만든거지????
맛있는 풀 코스 도시락 셋트
보고만 있어도 절로 과식상태가 된다.
정말 배가 마구마구 불러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소화제가 필요할 듯 ^^.
만약에 이 사람이 잭 웰치의 재혼녀가 아니었다면
이 책이 성공을 했을까?
잭 웰치의 아내의 자라를 차지(?)함으로써
그녀 인생의 장은 다시 펼쳐진다.
나는 이 책이 연예인 프리미엄보다
더 노골적인 책인 것 같아 시작부터 불편했다.
10-10-10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에서 나올 수 있는 생각
왜 그런 생각이 자꾸 들까?
하나의 선택을 가지고
10분 후를, 10개월 후를, 그리고 10년 후를 생각하고 결정하라는 조언은
나쁘지 않다.
바로 지금, 눈 앞의 현실만 가지고 결정을 하지 말고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를 함께 생각해서 결정하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조언을
10-10-10(텐텐텐)이라는 멋진 말로 풀이한 건 훌륭하다.
(특히 "텐텐텐"이라고 발음하면 그 말의 생동감과 참신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10-10-10의 시작은
잘 만들어진 질문에서 부터 비롯된단다.
그리고 테이터 수집을 하고(그 시간은 아주 짧을 수도, 혹은 길수도 있다)
분석을 함으로써 가장 좋은 선택을 하라는 말.
그녀의 말에 의하면
10-10-10은 선택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을 없애준다고 한다.
자기 가치관에 입각한 결정에는 후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물론 10-10-10이 있다고 해서 일과 가정 간의 갈등이 사라지는 건 아니란다.
(대략 이 책의 주체는 워킹맘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겠다)
단지 갈등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해서
원만하게 타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10-10-10이라고 수지 웰치
이 복받은 여사의 결론이다.
그런데... 솔직히
이걸 누가 모르겠는가.
공교롭게도 나는 이 책을
찜질방에서 서너시간 동안 읽었다.
찜질방 아주머니들의 사소한 일상의 수다를 모아 놓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로 나의 장소 선택은 의외로 탁월한 선택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추진할 때도 사용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안타깝게도 그런 예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지 않다.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들.
그리고 미국적인 복지(?)와 사고가 있어야만 가능하겠구나
좀 씁쓸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GE의 잭 웰치와 재혼한 후
(엄청난 스캔들을 이기고... 그야말로 소위 불륜을 사랑으로 승화시킨 저력이란...)
이 책을 출판한다고 했을 때,
우습게도 원고가 써지기도 전에 수많은 출판사에서 서로 계약을 하겠다고 경쟁이 붙었단다.
우리나라에도 책이 들어온 게 아니라
영어판 원고가 그대로 들어와 초반에 엄청한 이슈를 만들었던 모양.
배유정이라는 스타급 번역자를 선택한 것도
(배유정의 고양이 타령은 정말이지 신물이 난다)
따지고 보면 잭 웰치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수지 웰치 그녀에겐 참 미안한 말이지만...
(그러나 그녀도 충분히 인정하지 않을까?)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마니아 층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일본 작가.
이 사람의 소설은 톡 쏘는 탄산 음료 같다.
입 안의 맛과 배 속에서 느껴지는 맛이 다르다.
마냥 재미있다고 말하기엔 미안한 그런 내용.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뭔가 사람을 끌어들인다.
소시민의 매력과 능청이라고나 할까?
계산된 웃음이 아니라 일상의 단면을
아주 기발하고 재치있고 캐치한다.
그의 신착 <오 해피데이>
소소한 일상에서 의외의 순간에 해피함을 느끼는 6명의 사람을 그리고 있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며 동의하게 된다.
"맞아! 맞아!" 하면서...
30, 40대 중년의 문턱에 서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일탈, 그리고 생활!
일탈과 생활을 나란히 써 놓고 보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같지만
여기에 코믹과 상상이 첨가되면서
놀라운 재미를 선사한다.
인터넷 경매가 삶의 낙이 된 주부,
그 삶의 낙은 여자에게 활기를 주고 젊음을 되돌려준다.
여자는 온 집을 뒤적이며 옥션에 올린 물건이 없는지 고심한다.
그녀 일생에 포인트가 된 옥션 경매..,
느닷없는 회사의 도산에 전업주부가 된 남자.
이런데 이런!
"전업주부"가 그 남자의 "청산"이 될 줄이야...
별거를 선언한 아내 덕분에 남자의 로망인
아지트를 만든 남자.
로하스에 빠진 아내.
그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썼으나 가정의 평화(?)를 위해
출판사에 원고 파기를 간청하는 소설가...
읽다보면 참 재미있는 군상들이란 생각도 하게 되지만
딱 내 옆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더 공감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표지에 있는 이 아이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어
자꾸 책을 덮게 된다.
상당히 "개죽이(?)"스럽게 느껴지는 아이의 표정.
귀엽기도 하고, 의뭉스럽기도 하다.
책의 내용과 딱 어울리는 그런 표정을 얼굴 가득 짓고 있는 아이...
딱 오쿠다 히데오 스러운 표정이 아닐 수 없다.
담장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의 표정도 결코 예사롭지 않고...
이거 은근히 중독성 있다.
오쿠다 히데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