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9. 5. 08:41

 

<살리에르>

 

일시 : 2018.08.25.~ 2018.09.02.

장소 :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극본 : 정민아

작곡,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김규종

출연 : 정상윤, 박유덕 (살리에르) / 강찬, 황민수 (모차르트) / 박정원 (젤라스)

제작 : HJ컬쳐

 

HJ컬쳐 낭독뮤지컬 세번째 작품 <살리에르>는

2014년 초연때 정상윤, 박유덕, 김찬호 캐스팅으로 봤었다.

스토리보다는, 배우들 연기가,

배우들 연기 보다는 음악이 더 인상 깊었던 작품.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애증의 관계는

이제 고전 아닌 고전이 되버렸고,

연극, 뮤지컬로도 정말 많이 나왔다.

모차르트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살리에르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초연때 한 번 보고 2016년 재연때 안 볼 걸로 봐서는 내 취향은 아니었나보다.

사실 이번에도 정상윤만 아니었다면 그냥 넘겼을 작품이다.

 

독특한건 이번 낭독뮤지컬은

모차르트가 살리에르의 일기를 읽는 형태로 진행된다.

<살리에르>가 제목이지만 모차르트를 전면에 내세웠다는게

초연과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더라.

(내 기억에 초연에는 살리에르가 해설자의 역할까지 했던 것 같은데...)

모차르트역의 황민수는 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젤라스역의 박정원은

조형균이나 김찬호만큼의 야뉴스적인 느낌은 없었지만

요근래 내가 본 박정원 작품 중에서는 제일 좋았다.

그리고 정상윤.

이 배우는 어쩌자고 매번 진심인지...

악연인듯 아악 아닌 악역 같은 배역에도 연민과 공감을 느끼게 해서

엉성한 지휘조차도 절로 용서가 된다.

무대 위에서의 정상윤의 진심은

향후의 <1449>와 <랭보>까지도 기대하게 만든다.

커튼콜과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정상윤이 보여준 눈빛과 표정.

그게 참 안 잊혀진다.

모차르트의 비극 속에,

살리에르 역시도 비극적인 삶이었다는게...

성큼 다가왔다.

살리에르도... 죽을만큼 힘들었겠다.

토닥토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8. 7. 20. 08:18

 

<붉은 정원>

 

일시 : 2018.06.29.~ 2018.07.29.

장소 : CJ 아지트 대학로

원작 : 이반 투르게너프 <첫사랑>

작, 작사 : 정은비

작곡 : 김드리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성재준

출연 : 정상윤, 에녹 (빅토르) / 이정화, 김금나 (지나) / 박정원, 송유택 (이반)

제작 : CJ 문화재단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줄거리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대략 짐작도 된다.

러시아 작가 특유의 방대하고 서사적인 구성이.

일단 제목을 <첫사랑>이 아닌 <붉은 정원>이라는 정한건 훌륭하다.

제목만으로도

비밀, 뜨거움, 사랑, 순수, 파괴... 이 모든게 다 느껴진다.

가슴이 막 설래고 그래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건 먹을만큼 먹은 내 나이 탓 ^^

 

각설하고,

이 작품은

이정화의, 이정화에 의한, 이정화를 위한 작품이다.

리딩공연부터 참여했다는데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스토리는 아침드라마 단골 소재지만

넘버와 연주가 아름다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이반 역이 조금 더 어린 배우였으면 좋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람 ^^

 

아름답고 위험한 사랑.

전부이지만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사랑.

이루어지지 않는대도 기억 속에서 수없이 피고 또 피는 사랑.

먹먹해서 덤덤해진 사랑.

채워진 적도 비워진 적도 없는 사랑.

사랑이지만 사랑이 아닌 사랑.

첫사랑.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11. 25. 08:36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6.10.11. ~ 2017.01.01.

장소 : 대학로 TOM 1관

대본, 작사, 작곡, 연출 : 서윤미

음악감독, 편곡 : 김은영

안무 : 안영준

출연 : 이경수, 에녹, 김도빈 (한스) / 전성우, 강영석 (헤르만) / 송상은, 안은진, 이지수 (안나)

        이승원, 박정원 (요나스) / 김경화, 전혜선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정확히 한 달 만의 재관람.

원래는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에녹 한스가 예상보다 부진해서 김도빈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박정원도 요나스도 궁금했다.

(이승원이 너무 노숙한 요나스였어서...)

사실 김도빈은 과거에 이 작품에 요나스로 출연했었는데

그때 겁에 잔뜩 질려있는 공황장애 요나스를 잘 표현했었다.

그래서 요나스가 아닌 한스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결론은,

첫번째 관람보다 전체적으로 좋았다.

에녹 한스가 냉철하고 까칠한 느낌이라면

깁도빈 한스는 좀 더 인간적이고 감성적이었다.

두려움이 감지되는 한스라고나 할까?

(이런 사람이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거침없이 무너진다.)

딕션도 정확했고, 감정표현도 확실했고

전성우 헤르만과의 균형감도 좋았다.

그리고 한스가 무대 뒤쪽으로 밀려났을 때도 끝까지 감정을 놓지 않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박정원 요나스도 이승원보다는 좋았지만

누가됐든 송상은 안나때문에 막내처럼 보이지 않는다는건 어쩔 수 없겠다.

누군가는 요나스가 이 작품에서 제일 비중이 없노라 말하는데

나는 결정적인 Key men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나스의 행동, 특히 눈빛을 주목해서 보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박정원은 오래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전성우와 송상은은 말이 필요 없고!

 

이 작품은 참 아픈 손가락이다.

그래서 외면도 안되고

불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행복해지기 위해 기꺼이 불행과 동행하겠다는 마지막 대사.

그게 늘 날 잡아 흔든다.

행복, 불행, 동행...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