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02.13 08:32

 

<네버 더 시너>

 

일시 : 2018.01.30. ~ 2018.04.15.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극작 : 존 로건 (John Logan)

연출 : 변정주

출연 : 조상웅, 이형훈, 강승호 (레오폴드) / 박은석, 이율, 정욱진 (롭) / 윤상화, 이도엽 (대로우)

        이현철, 성도현 (크로우) / 윤서원, 이상경, 혁선준 

제작 : 달 컴퍼니

 

이 연극이 기대됐던 이유는,

연극 <레드>를 쓴 존 로건의첫번째 작품이라는 점과,

변정주 연출 및 출연배우에 대한 믿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뮤지컬 <쓰릴미>에 대한 개인적인 격한 애정 때문이다.

동일한 사건을 가지고 만들어진 뮤지컬과 연극이라니...

게다가 11년 전에 처음 소개된 뮤지컬 <쓰릴미>는 매니아층도 두텁고

매 시즌마다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오는 작품이다.

(리뉴얼해서 다시 돌아온다고 했는데... 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까????)

 

연극은,

뮤지컬 <쓰릴미>만큼은 아니었지만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

연극의 주인공은 쓰릴미의 주인공보다 더 비열하고 더 가차없다.

죄책감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자신들이 감옥에 들어와 있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투다.

실험을 했고, 그 실험의 결과로 죽은것 뿐인데

왜 들 난리들인지....

시종일관 죄의식 없이 킥킥대는 두 사람의 모습이 현실같아서 많이 끔찍했다.

스스로를 뛰어나다고 믿는 인간들이 그래서 무섭다.

일상을 비일상으로 만들고, 비일상이 일상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니체는 참 속상하겠다.

내가 이러려고 초인이론을 내세웠나 자괴감도 들겠다.

 

더군다나 지금은

이런 일들이 일상이 되버린것 같아 더 끔찍하다.

죄는 미워하되 죄 지은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궤변의 시작이 됐던 사건.

하지만 어쩌나...

죄가 미운게 아니라 죄를 지은 그 사람이 미워 죽겠는 것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09.04 08:12

<도둑맞은 책>

일시 : 2014.08.29. ~ 2014.09.21.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원작 : 유선동

연출 : 변정주

일러스트 : 정순원

출연 : 김준원, 전병욱 (서동윤) / 강기둥, 정순원 (조영락) 

제작 : 문화이이콘

 

내가 좋아하는 변정주 연출과 그의 뮤즈(?) 김준원의 출연만으로 must see 목록에 속했던 연극 <도둑맞은 책>

김수로 프로젝트의 <데드트랩>과 비슷한 모티브라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연출가와 배우의 힘을 믿었고 유선동 원작의 힘도 믿었다.

개인적으로 2인극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르인데

두 인물의 팽팽한 심리전을 보는 것도, 피할길 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정말 너무너무 좋다.

원래 이 작품의 원작 시나리오에는 주요인물이 여섯명이나 되고

보조작가로 나오는 조영락도 그리 큰 비중이 아니었단다.

그런데 실제 연극에서는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조영락이다.

(심지어 멀티맨 역할까지 한다.)

프리뷰를 보고 난 느낌은...

변정주의 연출도, 김준원의 연기도 역시나 좋았다.

단지 조영락을 연기하는 강기둥 배우가 김준원을 상대하기엔 많이 약했다는거 좀 문제였다.

목소리 자체도 집중이 어려운 톤이었고

잠깐이지만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것도 부족하고 밍밍했다.

특히나 초반에는 표정에 자신감도 없고 뭔가 약간씩 망설이는 느낌이었다.

극을 보는 내내 조영락이라는 인물이 이렇게 밋밋하면 안될텐데... 걱정스러울만큼!

커피에 약을 타는 것도 초반부터 너무 눈에 들어왔고

그래서 결말 역시도 충분히 예상이 됐다.

팽팽해야할 긴장감의 한 축이 무너져내리는 느낌!

 

그래도 서동윤 작가 역을 맡은 김준원의 연기는 역시나 좋더라.

목소리톤과 제스처도 좋았고,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장면도 시간이 흐름이 느껴질 정도로 연기도, 호흡도 달랐다.

특히 독백 장면들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

아예 이 작품을 서동윤 한 사람만 등장하는 작품으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작가를 강금한 보조작가는 단 한 번도 무대에 등장하지 않고 단지 목소리만 들리는거다.

실체없이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상대와의 심리전.

흥미진진하고 더 긴장감 있지 않았을까?

(어디까지도 혼자만의 생각!)

 

이야기 중간중간 나오는 일러스트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이 작품에 조영락으로 더블캐스팅된 정순원 배우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란다.

연극에, 뮤지컬에, 일러스트에...

정말 샘나는 재능이다.

나도 한때 그림 좀 그린다는 소리 꽤나 들던 사람인데...

그런데 지금은 그 재능이 거짓말처럼 말끔히 증발했다.

그야말로 "도둑맞은 재능"이 되버린거다.

"도둑맞은" 것들의 최후는 늘 그런 모양이다.

 

어이없는 한풀이이긴한데

연극 <도둑맞은 책>을 보다가 "도둑맞은 재능"이 서러워

혼자 구시렁구시렁대는 중이다.

이걸 비극이라고 말해야 할까?

희극이라 말해야 할까?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12.10 05:50

<뮤지컬 엣지스>

원작: 벤제이 파섹, 저스틴 폴
연출: 변정주
극작: 류용재, 윤혜선
기간: 2010.11.23 ~ 2011.1.16
장소: 대학로 더굿씨어터
출연: 강필석, 최재웅, 최유하, 오소연


오랫만에 강필석의 무대를 봤다.
<틱틱붐>을 보려고 했는데 놓쳐버리고...
솔직히 제목만으로는 그리 끌리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강필석, 최재웅 두 배우를 함께 볼 수 있다는 게 선택의 가장 큰 부분으로 작용했다.
모자이크 형식의 이야기.
스터디셀러 <아이 러브 유>를 떠올리게 한다.
평범한 젊은이들의 고민과 고백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낯설고 어색하지?
원래는 송쓰루 뮤지컬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냥 원작처럼 송쓰루로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등장인물조차도 배우들의 실명 그대로 사용해서 나름데로 친밀하게 다가가게 한 것 같은데
그게 이상하게 솔직하게 다가오는 게 아니라
작위적으로 다가온다.
중간중간 인터넷이나 현장에서 쓴 고민을 소개하는데
그게 또 물위에 기름이 뜨듯 이질적이다.
단지 소개한다는 의미 밖에는...
그걸 관객의 참여라고 과연 할 수 있을까????
관객들의 호응도 생각만큼 즉각적이고 원활하지 않아 배우들도 참 힘들겠다 싶다.

 

반복되는 직장 생활에 질린 남자,
여기저기 면접을 찾아다니는 취업 장수생인 여자,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자 하는 맞선녀,
인터넷에 빠져 가상의 모습과 헷갈리는 컴퓨터 중독남,
이렇게 네 사람으로 시작되고 끝나지만
그 중간중간은 실제와 배역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좀 산만하게 진행된다.
88만원 세대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데
꿈, 사랑, 실수... 등 그냥 평범한 이야기들 뿐이다.
뭐랄까? 포인트가 될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게 흠이라고나 할까?
원케스팅으로 작품의 집중력을 높인건 정말 좋았는데...
(좀 걱정은 된다. <건메탈 블루스>, <더 씽 어바웃 맨>처럼 비운의 운명이 될까봐...)  
변정주 연출이 말했다.
“만약 캐스트가 많았다면 작품이 이렇게 나오긴 힘들었을 거다.
작품에 나오는 내용들이 본인들의 입에서 직접 나온 것이 많았다.
원캐스트여서 배우들도 자신을 벗고 보여줬기에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독특한 컨셉이 장점이 될수도 있겠지만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려운 여정이 되겠지만 부디 진화를 잘 시키기를...



기억에 남는 뮤지컬 넘버들이 꽤 있다.
가령, 네 배우가 함께 부른 "가면을 벗어"라는가
최재웅이 부른 "어머니"
(이 노래 가사가 참 좋다. 그리고 최재웅의 음색이랑 잘 어울린다)
강필석이 조그만 인형 두 개를 가지고 부르던 동화같은 노래,
(이 노래를 부를 때 강필석의 표정과 목소리 참 좋다)
그리고 최유하가 캣우먼스러운 복장으로 지나간 연예 편력(?) 노래 "이젠 안녕" 도 괜찮았다.
최유하, 오소연 두 사람이 연인으로 나와서 부른 "너는 나를 믿어야해"도
여자 두 사람의 하모니가 안정적이고 특별했다.
마지막에 나오는 "난 무엇이 될까?(become)"는 시작과 마지막 부분이 대비되는 느낌이 들면서
묘한 분위기는 남기더라.
그리고 무대 창문과 벽면에 보여지던 영상도 분위기와 아주 적절하게 어울렸다.
소극장 공연인데 에피소드에 따라 배우들의 의상도 자주 바뀌었고
4명으로 구성된 밴드의 라이브 연주도 장점이라 하겠다.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가면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전체적으로는 조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게
좀 아이러니다. 



꿈, 사랑, 실수, 어머니. 다시 사랑...
아마도 너무 많은 흔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산만하다고 느껴진 건.
아니면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기엔 내가 너무 무덤해진 건지도 모르고...
가끔은 그럴 땐 조금 서글퍼지기도 한다. (*^^*)
그래, 그냥 독특했다라고 기억하자.
엣지있게 ^^
확실히 오랫만에 무대에서 본 강필석의 목소리는 반가웠다.


                                           <Become> - 강필석, 최재웅, 최유하, 오소연
Posted by Book끄-Book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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