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5. 31. 08:33

 

<용의자 X의 헌신>

 

일시 : 2018.05.15. ~ 2018.08.12.

장소 :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원작 : 하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극작, 작사 : 정영

작곡,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정태영

출연 : 최재웅, 조성윤 (이시가미) / 에녹, 신성록, 송원근 (유카와) / 임혜영, 김지유 (야스코)

        장대웅, 조순창 (쿠사나기) / 김찬종, 안소연, 류정훈

제작 : 달 컴퍼니, 대명문화공장 

 

하기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재미있게 봤었고

출연 배우와 스텝들이 좋아서 기대가 많이 됐던 작품이다.

사실은 프리뷰를 예매했었는데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공연장에 늦게 도착해 표를 찾았는데 3시 4분이었다.

2분 전에 공연이 시작돼서 지연관객 입장 시간을 기다렸는데 헐...!

원래는 13분, 25분 두 번의 지연 입장 시간이 가능한데

매진시에는 지연 입장이 안된단다.

나를 비롯해 몇 명의 관객이 황당한 눈으로 극장 관리자를 쳐다봤다.

지각한건 분명 잘못이지만 지연 입장이 안되는건 좀 심했다.

게다가 오면서 찾아본 공연평이 좋아서 그대로 되돌아가려니 더 속이 상했다.

어쩌랴... 다음부터는 지각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일주일 뒤,

드디어 이 작품을 봤다.

그리고 의문이 생겼다.

관객평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싶어서...

배우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하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고요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뮤지컬로는 기승전결이 없고 넘버도 약하다.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됐을텐데 싶었다.

최재웅은 기대만큼 연기, 노래 다 좋았고 역할 자체도 잘 어울렸다.

단지 겉모습이 <나의 아저씨>의 이선균 오마주 같았다고나 할까...???

신성록은 노래는 좀 불안했지만 목소리톤이 엄청 매력적이더라.

노래도 뭔 임헤영과 조순창에 비하면 훌륭했고...

사실 두 배우는 배역 자체와도 어울리지 않긴 했다.

 

결론은,

적막함이 느껴질 정도로 고요하다.

긴박감도 비밀스러움도 없고,

유카와를 향한 이시가미의 지고지순함도 없다.

하다못해 뭉클한 모성애라도 있었으 좋았을텐데 그마저도 없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

개인적으론 엄청난 할인율이 뜬대도 다시 보긴 힘든 작품이다

미안하지만...

(But! 무대와 조명은 정말 좋더라. 토닥토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7. 31. 08:10

<팬텀>

 

일시 : 2015.04.28. ~ 2015.07.26.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가스통 르루와 <오페라의 유령>

극작 : 아서 코핏 (Arthur Lee Kopit)

작곡 : 모리 예스톤 (Maury Yeston)

편곡 : 킴 샤른베르크 (Kim Sharnberg)

안무 : 제이미 맥다니엘 (Jayme McDaniel)

연출 : 로커트 요한슨 (Robert Johanson)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박효신, 카이 (팬텀) / 임선혜, 임혜영, 김순영 (크리스틴)

        신영숙, 홍륜희 (마담 카를로타) / 박철호, 이정렬 (제라르 카리에르)

        에녹, 강성욱 (필립) / 김주원, 황혜민, 최예원 (벨라도바)

        윤전일, 알렉스 (젊은 제라르), 이상준 (무슈 숄레) 외

제작 : EMK

 

<드라큘라>와 같은 반전이 일어나길 바랬지만

결국 그 정도의 극적인 반전은 일어나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공은 확인하고 싶었다.

다행이다.

네 번의 관극 중 그래도 막공이 가장 만족스웠으니.

이 작품을 볼 때마다 늘 크리스틴 때문에 몰입이 안됐는데

성악적인 발상과 기량면에서 임선혜와 김순영에 뒤쳐질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느낌과 연기는 임혜영 크리스틴이 단연코 좋더라.

시골아가씨, 의상 꼬맹이 이미지에도 훨씬 더 잘 어울리고...

아무래도 임선혜와 김순영이 나이도 있고 정통 성악발성으로 넘버를 부르다보니

에릭 류정한이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연상연하처럼 느껴져서 어색했다.

그래서 모성애가 물씬 풍겨주면 또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라 괴리감이 너무 컸다.

크리스틴이 의도데로 보여지니 에릭의 연기 노선도 더 확실해져서

개인적으론 제일 공감하면서 관극했다.

세 번의 관극에서 에릭의 느낌은 끝없이 모성애를 갈구하는 아이에 가까웠는데

이제서야 아이에서 남자로 넘어가더라.

그래서 한 곡의 넘버안에서 목소리톤이 점점 달라지는 것도 이해가 되더라.

그러니까...

에릭은 크리스틴을 통해 아이의 세계에서 벗어나 드디어 어른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렇게 뒤늦게 찾아오는 에릭의 성장통은 환희이지 고통이다.

지독하고 처절하고 가여운 성장통.

어린이 된 후에 찾아오는 성장통이 치명적인 이유는,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버리기 때문이다.

all or nothing.

아니 all and nothing이다.

참 참혹한 비극이다.

그리고 늦었지만 이제야 이 작품이, 정확히 말하면 팬텀이 마음속에 담기기 시작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크리스틴을 놓아버려야 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팬텀에게 다가가는게 훨씬 쉬웠을텐데....

사실 팬텀에게 필요했던건 크리스틴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 모습 그대로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간절함.

그 간절함이 너무 가혹하고 참혹하다.

 

"엄마한테 데려다 준다고 약속했쟎아!"

그의 마지막 바람처럼

에릭이 엄마 품에 완벽하게 안겨있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 인간은 기쁨과 슬픔을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가 이것을 제대로 알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

  섬세하게 직조된 기쁨과 슬픔은

  신성한 영혼을 위한 안성맞춤의 옷,

  모든 비탄과 갈망 아래로

  비단으로 엮어진 기쁨이 흐른다.

         -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의 전조> 에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8. 07:52

 

<Promise 2015>

 

부제 : 아름다운 약속, 내일을 기약하다

일시 : 2014.12.3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 임태경, 민영기, 옥주현, 신영숙, 임혜영, 전동석

지휘 : 구모영

오케스트라 : Asian Classical Players(ACP)

주최 : (재)세종문화회관

 

사실은...

볼 수 없는 콘서트였고 보면 안되는 콘서트였다.

저녁 10시 30분 공연이 아니라면 그냥 날려버렸을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을 향하면서 스스로 그랬다.

'내가 지금 제정신은 아닌거지....'

표를 날리려다 몸이 좀 좋아지는 것 같아서 목도리에 털모자 마스크까지 칭칭 동여매고 3층 좌석에 앉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다사다난한 한 해.

특히 올 해는 몸이 이래저래 고생을 많이 했다.

독립해서 혼자 살기를 시작하기도 했고...

이제 독거생활도 6개월이 넘어서 독거생활이 자리를 잡았다.

(물론 정리는 안됐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콘서트였지만

생애 최초로 가본 제야콘서트라는데 의의를 두려고 한다.

ACP의 클래식한 연주는 참 좋았지만

리허설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대형 모니터 덕분에 3층에서도 배우들 얼굴이 너무 잘보여서

1층 VIP나 R석을 예매한 사람들은 속이 좀 쓰렸겠다.

선곡된 곡들이 어떤 작은 테마로 부분부분 묶였다면 좋았을텐데

참 뜬끔없는 구성이더라.

출연진이 너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던게 탈이었나보다.

솔직히 기억에 남는 곡은... 거의 없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 했을테지만...)

 

앞으로 제야콘서트를 예매할때는

절대 부화뇌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선택해야겠다는 교훈 하나를 얻었다.

그래도 뭔가 하나는 얻었으니 이 또한 의미있는 콘서트였다 하겠다.

나는 나는 음악 (뮤지컬 "모차르트") - 전동석

Once upon a dream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임혜영

The winner takes it all (뮤지컬 "맘마이마") - 신영숙

Time to say goodbye - 민영기, 신영숙

온 세상이 내 것이었을 때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 옥주현

Gethsemane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임태경

황금별 (뮤지컬 "모차르트") - 신영숙

사랑이야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 옥주현

신이여 (뮤지컬 "레베카") - 민영기

대성당들의 시대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 전동석

The prayer - 옥주현, 전동석

The impossible dream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 임태경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2. 07:56

<Rebecca>

일시 : 2014.09.06 ~ 2014.11.09.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르에 <레베카>

대본,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로버트 요한슨

무대 : 정승호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민영기, 오만석, 엄기준 (막심 드 윈터) 

        옥주현, 신영숙, 리사 (댄버스 부인)

        임혜영, 오소연 (나) / 조휘, 박인배 (잭 파벨)

        김희원, 최나래 (반 호퍼 부인) / 허정규, 정의갑 (줄리앙)

        이정화, 김장섭, 이광용, 김지광 외

제작 : EMK

 

솔직히 말하면 <레베카>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초연을 무려 네 번을 관람한건,

순전히 막심 드 윈터 역의 류정한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가 출연하지 않는다면 다시 볼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랬더랬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민영기가 막심을 한단다.

이러면 어찌됐든 한 번은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댄버스까지 신영숙이었다면 정말 금상첨화였을텐데... )

 

어쨌든 전체적으로 스토리도 괜찮고, 넘버도 괜찮고, 배우들 연기도 괜찮다.

특히 임혜영은 이런 소공녀 느낌의 연기에 이골이 나기도 했겠지만 

"나"라는  역할에 완전히 물이 올랐다.

초연때는 2막의 클라이막스 "레베카"에서

옥주현, 신영숙 댄버스들에게 번번히 목소리가 묻혀버렸었는데

이번에는 어느정도 들리더라.

전체적으로 연기도, 표정도, 성량도 풍부해져서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다.

여기에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보여준다면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될텐데...

(그런데 과연 임혜영이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민영기 막심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나는 어딘지 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민영기라는 배우가 이순신이나 정조같은 강인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에 별로 어울리지 않더라.

특히 "신이여"와 "칼날 같은 미소"가 많이 밋밋했다.

신사스러운 느낌도 좀 덜하고...

참 미안한 말인데 류정한의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졌다.

  

옥주현 덴버스.

잘한다. 잘한다는 사실엔 나도 전혀 이견이 없다.

그런데 내 취향은 정말 아니라는거!.

막심의 고용인임에도 불구하고 옥주현 덴베스의 포스는 막심을 고용인으로 뒤바꿔 놓는다.

(이거 일종의 하극상 아닌가????)

눈에 힘도 많이 주고 표정도 과하다보니 저러다 눈이 빠지는건 아닐까 걱정스럽다.

개인적으론 덴버스가 좀 더 나이가 많으면 좋겠는데 옥주현 덴버스는 그냥 "레베카"와 동급이다.

레베카와 동문수학한 절친의 느낌.

일부러 나이들어 보이게 하려는 목소리톤도 좀 이질감이 느껴진다.

마흔 다섯살 즈음에 옥주현이 이 역할을 한다면 누가 뭐래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즐 것 같다.

그때쯤이면 나도 기꺼이 옥주현 덴베스에 올인할 수 있을 것 같고!

지금은신영숙과 김선영 정도가 덴버스를 하기엔 따딱정당하지 않나 싶다.

연륜도,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모두!

 

이상한건,

대사가 달라진 것도, 장면이나, 넘버가 수정된 것도 아니데

초연만큼의 촘촘함과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거다.

혼자서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조연과 앙상블의 힘이 예전같지 않은게 이유다.

반 호퍼 부인 김희원을 빼고는

조휘 잭 파벨도 허정규 줄리앙도 너무 평면적이고 밋밋했다.

이광용 프랭크의 "별빛 같은 한 사람"은 가요느낌이 강했고

벤은 그냥 동네에 한 명씩 있는 바보, 딱 그렇더라.

(초연의 벤에겐 그래도 일말의 미스테리가 느껴졌었는데...)

특히나 앙상블들의 노래가 초연만큼 인상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건지는 놈이 임자"도 임펙트가 훨씬 약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제 고작 공연 이틀째니 앞으로 충분히 달라지겠지만

나는 이번 한 번으로 <레베카> 관람은 끝내게 될 것 같다.

 

<레베카>

괜찮은 뮤지컬임에는 분명한데

역시나 내 취향은 절대 아닌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이라는거, 참 재미있고 흥미롭다!)

 

 

Rebecca OST

Act1.

0. 프롤로그-어젯밤 꿈 속 맨덜리
1-1. 절대 귀부인은 못 돼
1-2a. 아침식사
1-2b. 절벽에서
1-2c. 놀라운 평범함
1-3a.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
1-3b. 전환 음악
1-4. 새 안주인 미세스 드 윈터
1-5a. 영원한 생명
1-5b. 가족이란 낯선 이름
1-6a. 행복하니?
1-6b. 화났어요?
1-7. 하루 또 하루
1-8. 절망에 지친 몸부림
1-9a. 남자들이 숭배한 그녀
1-9b. 둘만의 비밀 (언더스코어)
1-9c. 레베카 1
1-10. 이상해, 새 안주인
1-11a. 그녀는 떠났어
1-11b. 신이여
1-12a. 가장 아름다운 여자 (언더스코어)
1-12b. 별빛 같은 한 사람
1-13a. 맨덜리 가장무도회
1-13b. I’m An American Woman
1-14. 오늘은 나의 세상
1-15. 1막 피날레

Act2.

2-0. 2막 오프닝 (간주곡)
2-1a. 맴도는 이름, 레베카
2-1b. 레베카 (긴 버전)
2-1c. 저 바다로 뛰어!
2-2. 건지는 놈이 임자
2-3a. 그녀는 떠났어 (리프라이즈1)
2-3b. 그녀는 당신의 전부
2-3c. 칼날 같은 그 미소
2-4. 여자들만의 힘
2-5. 새 안주인 미세스 드 윈터 (리프라이즈)
2-6.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
2-7. 공판
2-8a. 한 손이 다른 손을
2-8b. 그녀는 떠났어 (리프라이즈2)
2-9a. 우린 어찌될까?
2-9b. 완벽한 속임수
2-10. 레베카 (리프라이즈)
2-11. 밤의 저편
2-12. 불타는 맨덜리
2-13. 에필로그-어젯밤 꿈 속 맨덜리 (리프라이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17. 08:34

<Carmen>

일시 : 2013.12.03. ~ 2014.02.23.

장소 : LG 아트센터

대본 : 노먼 알렌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작사 : 잭 머피

연출 : 김동연

음악감독 : 이나영

출연 : 바다, 차지연 (카르멘) / 류정한, 신성록 (호세)

        임혜영, 이정화 (카타리나) / 에녹,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열, 유보영, 태국희, 임재현, 최호중, 서경수 외

제작 : 오넬컴퍼니, (주)뮤지컬해븐

 

이 작품 참 기대했었다.

류정한과 차지연, 에녹의 출연 만으로도.

솔직히 말하면 배우 외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갔다.

그야말로 백지 상태로 관람했는데 보는 내내 반복되는 데자뷰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아이다>, <몬테크리스토>, <루돌프>, <J & H>, <스칼렛 핌퍼넬>에 심지어 <NDP>까지...

인터미션때 확인해봤더니 역시나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다.

확실히 프랭크 와일드혼은 <J&H> 이상을 뛰어넘는 작품은 없는 것 같다.

계속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만 반복적으로 답보하고 있다는 느낌.

이 작품의 넘버나 인물의 엮힘과 무대 위 표현들이 자신의 전작들과 너무나 많이 겹쳐진다.

심지어 몇몇 곡은 <몬테크리스토>의 넘버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 같았다.

특히 가르시아의 곡은 리듬과 톤, 분위기가 "지옥송 2"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이런 것도 장르의 유사성이라고 해야하나?)

 

 

솔직히 말하면 작품에 대한 매력은 거의 없었다.

훨씬 더 관능적이고, 훨씬 더 유혹적이고, 훨씬 더 본능적이고, 훨씬 더 끈적하길 바랬는데

의외로 아주 평이하고 스토리나 장면에 대한 임펙트는 없었다.

무대와 의상은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쯤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고

캐릭터 역시도 참 중구난방으로 방대하고 모호해서 산만하기까지 했다.

제일 이해할 수 없었던 캐릭터는 예언자.

등퇴장을 비롯해서 분장과 의상, 노래, 연기가 다 의문투성이고 뜬금없다.

처음에는 집시무리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는데 것도 아니고 일종의 독립군이시더라.

(예언자가 원래 독립군이긴 하지만... 아라비아나 이슬람권에서 넘어오신 분 같기고 하고...)

놀라운 마술과 화려한 서커스 퍼포먼스는...

태양의 서커스 카피 같았고 조금은 유치했다.

과도하게 길기도 하고...

에녹 가르시아 나오는 장면은 그래도 괜찮더라.

(아마 이것도 에녹이라는 배우의 역량이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론 작품 보다는 배우 개개인이 보여준 역량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던 작품!

 

차지연은 정말 작정을 하고 작품에 올인한 모양이다.

성대가 좋은 편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저렇게 목을 써도 괜찮을까 걱정스럽다.

(<아이다>때도 한동안 목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차지연의 끈적거리는 보컬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는 아주 딱 맞아 떨어져서 정말 듣기 좋더라.

첫 곡 "Every woman in the world"부터 귀를 확 끌어잡더니

"A woman like me"와 "If I could"에서 정점을 찍는다.

대체적으로 차지연은 듀엣보다는 솔로곡들이 늘 듣기 좋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랬다.

게다가 이상하게 류정한 호세와는 왠지 살짝씩 어긋나는 느낌이더라.

몇몇 장면들은 좀 더 무너지듯 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연기적인 면이나 감정면에서도 지금껏 본 차지연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았다.

체격때문에 집시가 아니라 전사 혹은 수장같은 느낌이 드는 건 아쉽지만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래도 에녹 가르시아와의 "You belong to me"는 정말 좋더라.

두 마리의 야수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느낌이랄까?

차지연의 액션이 다소 과하긴 했지만 아주 팽팽한 장면이었다.

 

류정한 호세.

이 작품에서 호세는 솔직히 "카르멘"의 배경일 뿐이다.

즉, 돋보이거나 과도한 집중을 받아서는 안되는 역할이 바로 호세다.

도대체 류정한 정도 되는 배우가 왜 배경같은 호세를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는 좀 알겠다.

남자 주인공에 익숙한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기꺼이 배경의 역할을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수행하더라.

덕분에 "카르멘"이 더 돋보이고 자유로울 수 있었다.

차지연 카르멘과의 첫곡 "A woman like me"은 너무 날카로웠지만

다른 듀엣곡들과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특히 임혜영 카타리나와의 듀엣은 정말 사랑에 빠진 젊은 청년 같더다.

불혹의 나이를 지난 사람에게 청년의 모습이 보이다니...

게다가 서경수와 친구로 나와서 이건 좀 너무한다 싶었는데

무대 위에서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을 실제로 보니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확실히 배우는 배우다.

 

에녹 가르시아와 임혜영 카타리나도 아주 좋았다.

그래도 이쯤되면 임혜영도 배우로서 변화라는 걸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이러다 혹시 여자 임태경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에녹은 이제 뮤지컬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맡겨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딕션과 표정, 넘버 소화력과 연기도 다 좋더라.

배우로서 재능도 많지만 노력도 참 많이 하는 사람같다.

점점 더 성량도 좋아지고 고음도 시원하고

체격 조건이 좋은 것도 배우로서는 큰 장점이다.

언젠가 "애녹"이 크게 사고 칠 작품이 나올 법도 한데...

배우로서의 가능성 끊임없이 증폭중인 "에녹"을 주목하자!

 

솔직히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아직까지 결정을 못내리겠다.

작품 자체는 별론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주말에 바다 카르멘,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화 카타리나까지 보고 나면 어느정도 결정이 될 듯.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 그런데 작품 너무 길다.

   좀 과감하게 쳐냈으면...

 

 

 

 

Carmen OST

 

<ACT1>
1. 프롤로그(Prolog)
2. 운명의 바람(The Winds of Fate) - 예언가
3. 세상은 너의 것(The World Is Yours) - 멘도자 시장, 이네즈 고모, 컴퍼니
4. 단 하나의 기도(My Only Prayer) - 호세, 카타리나
5. 운명의 바람 Rep.(The Wind of Fate Repr.) - 예언가
6. 세상의 모든 여자(Every Woman In The World) - 카르멘, 컴퍼니
7. 나 같은 여자(A Woman Like Me) - 카르멘, 호세
7A. 너 같은 여자(Woman Like You) - 주니가 총경
8. 착한 잘못(While He’s Waiting) - 이네즈 고모
9. 품에 안겨(I Want You Tonight) - 호세, 카타리나
10. 여자답게(Walk Like a Woman) - 카르멘, 컴퍼니
11. 홀로 추는 춤(We All Dance Alone) - 카르멘
12. 그런 여자(A Woman Like That) - 호세, 파비오, 멘도자 시장, 주니가 총경
13. Viva! - 카르멘, 판초, 컴퍼니
14. 운명처럼(Meant to be) - 카르멘, 호세
15. 돌이킬 수 없는(No Turning Back) - 풀 컴퍼니

<ACT2>
16. 발리후!(Ballyhoo) - 판초, 컴퍼니
17. 너는 내가 지킨다(You Belong to Me) - 카르멘, 가르시아
18. 열쇠(The Key) - 멘도자 시장, 이네즈 고모
19. 다른 사람이 된 나(The Man I Have Become) - 호세
20. 그럴 수만 있다면(If I Could) - 카르멘
21. 성 테레사(Saint Theresa) - 카타리나
22. 이젠 알아(A Fool in Love) - 카르멘, 카타리나
23. 착한 잘못 Rep.(While He's Waiting-Repr.) - 이네즈 고모
24. 위대한 솜씨(발리후! Rep./Ballyhoo-Repr.) - 판초, 컴퍼니
25. 걱정 마(Be Afraid) - 가르시아
26. 피날레(운명의 바람/Finale) - 예언가
27. 한 번의 사랑 - 카르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24. 08:30

<두 도시 이야기>

일시 : 2013.06.18. ~ 2013.08.11.

장소 : 샤롯데씨어터

원작 : 찰스 디킨스

대본, 작사, 작곡 : 질 산토리엘로

연출 : 제임스 바버

음악감독 : 강수진

출연 : 류정한, 윤형렬, 서범석 (시드니 칼튼)

        카이, 최수형 (찰스 다네이) / 최현주, 임혜영 (루시 마네뜨)

        신영숙, 백민정 (마담 드파르지) / 김도형, 김봉환 (마네뜨박사)

        임현수, 배준성, 김대종, 박송권, 김덕환, 전국향 외

제작 : (주)비오엠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원래 <두 도시 이야기>는 류정한 찰스 다네이 이외의 다른 캐스팅은 볼 마음이 전혀 없었다.

(너무 고집스런 편애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런데 한 장의 사진을 봤다.

눈가에 눈물이 가득한 서범석의 커튼콜 사진.

그리고 카이와의 "Let her be a chile"를 동영상으로 봤다.

느낌이... 좋았다.

둘의 목소리는 꽤 잘 어울렸다.

그래서 서범석 찰스 다네이를 한 번 보기로 했다.

가능하면 카이와 서범석 캐스팅으로 보고 싶었는데 캐스팅이 예의치가 않았다.

다 포기했다.

서범석, 임혜영, 최수형, 백민정, 김봉환.

거의 무모한 컈스팅이었지만 삼성카드 1+1 이벤트에 좌석도 좋아서 그냥 가기로 했다.

<레베카> 이후에 많이 좋아졌다는 임혜영도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주말을 지나고 출근했더니 인터넷에 <두 도시 이야기>가 전례에 없는 대박을 치고 있었다.

작품 때문이 아니라 사인회 운운한  배우 백민정의 SNS 때문에...

배우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일요일 저녁 공연의 배우가 신영숙으로 교체됐다.

파장이 크겠다.

작품에게도, 배우에게도...

<쓰릴미>와 <라카지>의 보이콧 사태도 다시 회자되면서 공연계가  뒤숭숭해졌다.

개인적으로 SNS을 기피하고 안 하는 입장이라 잘 모르겠지만

뭐가 됐든 서로 다 조심은 해야 될 것 같다.

공연 후, 에너지가 다 소진한 상태에서의 사인회.

배우에게 너무 힘들고 피곤하고 피하고 싶은 이벤트일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페이크가 됐든, 철면피가 됐든 숨길 수 있어야 했다.

그건 수고와 힘듬은  배우들끼리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 이야기하고 흘려보냈어야 했다.

그리고 이 한 번의 사건으로 배우 백민정을 마녀사냥하듯 몰아치는 것도 과히 보기 좋지는 않다.

걱정스러웠는데 결국 백민정과 임혜영에게 징계 비슷한 조치가 취해졌다.

백민정 6회 출연 정지, 임혜영 3회 출연 정지!

참 여러 사람이 상처받고 아프게 됐다.

워낙에 애정하는 작품이라 공연 전체의 사기가 떨어지거나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런데 그녀는 왜 그랬을까?

어려서, 뭘 몰라서 그랬다고 하기엔 19년 차라는 그녀의 경력이 민방하다.

더불에 이정열까지도 욕을 먹고 있는 것 같아 참 씁쓸하다.

여러가지로 안타깝다.

어쩌다보니 재공연 세 번 관람 전부 마담 드파르지가 백민정이었다.

신영숙과 비교해서 대등할 수는 도저히 없었겠지만

세 번 관람 중 그래도 이날 공연의 제일 좋았았는데...

(이날 너무 몰입해서 그런 발언을 했을까??? 그래도!!!!)

뭐 좋은 이야기도 아닌데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

 

서범석의 시드니.

너무 깊다.

배우의 개인적인 깊이감이 엄청나서 급기야 관객이 시드니의 감정에 스며들 여유조차 안 준다.

남주 주인공이 아니라 마지 비련의 여주인공을 보는 느낌이다.

이건 염세가 아니라 일종의 기벽에 가까운 중독이다.

게다가 모든 노래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

Reflection은 환상속에 너무 빠져 비애가 절망이 느껴질 틈이 없었고

I can't recall은 벅찬 감격과 설렘이 아닌 곧 폭발할 것 같은 과도한 격정이 앞선다.

Let' her be a child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통곡하는 느낌이고...

난감하다.

다가가서 달래줘야 하나???

이런 시드니를 본다는 건...

솔직히 많이 당혹스럽다.

내가 생각하는 시드니는 "슬픔"이 전부가 아니다.

시드니라는 인물은,

비록 간절히 바랬던 한 여인의 사랑은 얻지는 못했지만

루시의 가족을 통해 더 큰 사랑을 알게 된 사람이다.

그가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건 "슬픔"이 아닌 "보고픔" 그것이었다.

어린 루시가 아빠를 보고 싶어했던 그 마음.

루시가 죽음이 예정된 남편을 온 가족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보고 싶어했던 그 마음.

찰스가 시드니에게 루시를 부탁하면서까지 보고 싶어했던 그 마음.

그리고 그들이 행복를 죽어서라도 보고 싶어했던 시드니의 그 마음.

이 모든 "보고픔"을 "슬픔" 하나만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서범석은 시드니는...

홀로 이 슬픔 속에 너무 깊이 빠져버렸다.

개인적으로 나는 배우 서범석의 연기과 노래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그가 새로운 작품을 하면 일부러 챙겨서 보는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배우가 감정에 너무 빠져버려 배역을 의도만큼 충분히 표현해내지 못했다.

게다가 대사는 마치 대본을 읽는 것 처럼 어색하다.

도대체 왜지?

서범석이 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

당혹스럽다.

아무래도 그가 감정 컨트롤에 실패한 것 같다.

마지막 대사는 울음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나는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가치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난 내가 알던 어떤 휴식처보다 더 평온한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 대사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아주 당당하고 확신에 찬 상태에서 했어야 했다.

눈 속에 눈물이 담겨도 절대로 대사 속에는 눈물이 담겨서는 안된다.

그러나 서범석의 대사는 단어 하나하나가 그대로 통곡이었다.

단어 끝이 선명하지 않고 흐려졌다.

어떻게든 버텨내길 바랬는데...

아주 의연하게 빛나는 별빛이길 바랬는데... 

 

임혜영 루시도 작년 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주는 루시는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자란 귀한 외동딸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순수한 사랑스러움에 최현주 루시가 품는 강인함까지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선지 그녀의 "Without you"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

잃어야 하는 것과 지켜야 하는 것 사이에서의 번민과 그래도 견디겠다는 결정에 대한 힘이 부족하다.

루시가 갖는 내면의 굳건하고 강인한 힘.

그걸 표현하지 못한 건 영 아쉽다.

최수형 다네이는 연기와 노래에 전체적으로 힘이 빠져서 그전보다 훨씬 좋았다.

투사같던 이미지가 줄어드니 사랑에 빠져버린 한 남자의 모습이 오롯이 보인다.

과거의 기억과 함께 봉인된 김봉환 마네트 박사도

부성애가 비로소 살아났다.

다행스럽다.

그리고 브라스가 활개치던 오케스트라의 경박함도 거의 사라져서 좋았다.

 

시드니의 첫등장은 류정한 방식이 확실히 더 좋았고

(도대체 왜 바뀐거지????)

2막에서 로리와 시드니와의 대화장면은 솔직히 아주 절망적이었다.

"내가 자네 아버지가 아닌 건 정말 하늘에 감사할 일"이라니????

시드니가 은밀한 결심을 하는 의미심장한 이 장면이

이 대화때문에 숭고함이 코믹으로 유체이탈되는 느낌이다.

(제발 허무개그같은 이 장면은 삭제됐으면...)

앙상블의 힘은 역시 참 좋다.

 

사실 서범석 시드니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람을 결정했던건데...

그래도 다행이다.

기대했던 이외의 것들에서 좋은 느낌들을 받았으니.

그걸로도 괜찮다.

<두 도시 이야기>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28. 09:06

<Rebecca>

일시 : 2013.01.12. ~ 2013.03.31.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막심 드 윈터)

        김보경, 임혜영 (나) / 신영숙, 옥주현 (덴버스 부인)

        최민철, 에녹 (잭 파벨) / 이경미, 최나래 (반 호퍼 부인)

        이정화(베이트리체), 박완 (프랭크 크롤리)

        선우재덕, 정의갑 (줄리앙 대령) 외

 

어쩌다가 전혀 예정에도 없던 레베카를 보게 됐다.

그것도 다행스럽게 지난번과 캐스팅이 겹치는 배우가 단 한 명도 없다.

(오호라, 비교 살짝 할 수 있겠다~~ ^^)

과장됨없이 우직하게 직구로 승부하는 오만석의 막심이 좀 궁금하기는 했었다.

그리고 호평을 세레모니를 받고 있는 옥주현 댄버스도.

 

오만석 막심,

노래는 좀 약한 편이이지만

예상했던 그대로 우직하게 감정선을 잘 따라가면서 연기했다.

댄버스의 넘버 못지않게 변조와 리듬 변화가 많은 막심의 넘버가 아무래도 그에게는 조금 벅찼던 모양이다.

소위 말하는 삑사리도 여러번 났던 것 같다.

그래도 2막 보트보관소 장면에서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흔들리는 눈빛과 급변하는 감정의 변화를 오만석답게 잘 표현했다.

딕션 역시나 예술이었고!

(이 장면에 나오는 막심의 그 긴 넘버, "칼날 같은 그 미소"가 정말 어려운 노래구나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임혜영 나와 나란히 있는 서 있는 모습은 카차이가 별로 안나서 그런지 별로 이뻐보이지 않는다.

그냥 동년배 친구처럼 느껴져서...

류정한 막심을 보면서도 너무 젊게 설정된 게 아쉬웠는데

오만석 막심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원작에서는 나와 막심과의 나이 차가 상당히 많은 걸로 나오는데

우리나라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라이선스에서도 설정은 그게 맞는 것 같은데...

왜냐하면 막심의 넘버에 분명히 나온다.

"넌 너무 어려...." 라는 부분이!

(중후한 느낌의 막심은 오로지 유준상에게만 기대해야 하는 건가!)

 

옥주현 댄버스.

세간의 칭찬처럼 잘한다.

그러나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엘리자벳>에서 루돌프의 관을 부여잡고 통곡하던 장면을 기억한다면

그 장면의 목소리 그대로 옮겨온 게 옥주현 댄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발란스가 영 안맞는게, 

얼굴 이쁘고 몸매도 좋고, 대사할 때 목소리도 젊은 댄버스가

기이하게도 노래할 때만 목소리에 나이든 티를 사정없이 팍팍 낸다.

그런 설정이 음산하고 으스스하긴하다.

흡사 다중인격같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옥주현이 표현하는 댄버스라는 인물은 명백히 스릴러의 주인공 맞다!

"내가 조선의 왕후다"가 아니라 "내가 레케카다!"

뭐 대략 이런 느낌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난감했다.

우리나라 라이선스에서는 아무래도 댄버스를 너무 강력하고 너무 쎄게 표현한 것 같다.

주종이 완전히 뒤바뀐 느낌이 드는게 영 찜찜하다.

레베카에 대한 신앙에 가까운 댄버스의 충성심이 느껴지지는 게 아니라

조물주가 창조물에 대해 갖는

일종의 궤도이탈된 소유권 주장 같은 게 느껴진다.

(이런 표현... 나도 참 어이 없다!)

 

임혜영 나는 너무 밋밋해서 존재감 자체가 흐려진다.

하긴 이렇게 막강한 조물주 앞에서 어느 누가 기를 펼 수 있을까!

(여러모로 이 작품의 진정한 피해자 되시겠다!)

최민철 잭 파벨은 에녹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이 작품을 쇼뮤지컬화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스러웠다.

(에녹의 표현이 내겐 또 다른 스릴러였는데...)

예전에 비해 살이 좀 붙은 게 느끼히고 간사한 느낌을 더 살려주는 것 같다.

(그런데 좀 빼셔야 할 듯... 그러다 둔한 느낌으로 둔갑할 것만 같은 우려가...)

이경미 반 호퍼 부인은 역시나 물 만난 고기라 뭐 달리 할 말도 없고

줄리앙 대령 정의갑도 목소리 톤과 연기 다 괜찮았다.

(이 사람 앞으로 공연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확실히 이 작품은,

댄버스와 막심에 의해 호불호가 좌우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다행히 첫번째 관람보다는 호(好)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나도 참 이상은 하다.

별로 좋은 소리 안 썼는데 호(好)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니...

암튼 그렇다!

어느틈에 내 취향의 개스팅도 확실히 만들어고!

2차 티켓오픈이 되면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류정한-신영숙-김보경-최민철" 캐스팅이 있는지를.

없으면 미련없이 PASS~~!

 

* 29일에 "류정한-옥주현-김보경-에녹"으로 세번째 관람이 예정되어 있다.

   엘리자벳이 환생한 옥댄버스 때문에 벌써 걱정이다.

   제발 이것 하나만 그녀가 기억해준다면 감사하겠다.

   당신은 결코 "레베카"가 아니라는 사실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9. 12. 08:09

<A Tale of Two Cities>

일시 : 2012.08.24. ~ 2012.10.0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찰스 디킨스

대본, 작사, 작곡 : 질 산토리엘로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주)비오엠코리아

출연 : 류정한, 윤형렬(시드니 칼튼) / 전동석, 카이 (찰스 다네이)

        임혜영, 최현주 (루시 마네트) / 김도형 (마네트 박사)

        이정화, 신영숙 (마담 드파르지) / 이종문 (어니스트 드파르지)

        정상훈 (존 바사드), 박성환 (제리 크런처)

        배준성, 임재청, 김용수, 전국향 외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두번째 관람.

시드니는 여전히 류정한이었고, 찰스 다네이는 카이, 루시 마테트는 임혜영이었다. (드파르지 부인은 지난번과 같은 신영숙)

첫번째 관람보다는 나도 여유가 생겨서 인물들의 감정선이 훨씬 잘 느껴졌다.

시드니 칼튼에 동화되서 참 여러차례 울컥했고 실제로 눈물도 제법 흘렸다.

시드니 칼튼 류정한은 프리뷰 공연 때와는 또 다른 해석과 설정을 보였다.

1막의 시드니 칼튼의 모습은 술에 확실이 찌든 모습으로 표현했다.

말투도 살짝 혀가 꼬인 듯 발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딕션은 분명하다)

행동과 눈빛도 프리뷰때보다 훨씬 더 알콜의존적인 인물로 표현했다.

그래서 루시로 인해 변화되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

심지어 머리모양도 달라진다.

술에 찌든 칼튼은 소위 말하는 아줌마 파마스런 머리 모양이고

크리스마스밤 루시에게 고백하는 장면부터는 단정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머리로 등장한다.

그런 작은 변화들로 열심히 캐릭터를

류정한은 한 인터뷰에서 공연을 하면서 못 찾은 부분들이 있다면 열심히 찾아가겠노라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아마도 류정한만의 시드니는 계속계속 만들어지지 않을까가 싶다.

그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여실히 느껴지는 칼튼은 그래서 더 아름답고 고결하다.

 

"I can't recall"은 물론이고

1막 결혼식 장면에서 부르는 "If dreams came true"

시드니가 어린 루시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면서 파리의 가스파드 장례식 장면으로 넘어가는 "Little one"

2막에서 찰스 다네이와 부르는 듀엣곡 "Let her be a child"는 정말 가슴 아프고 절절했다.

가사가 정말 가슴이 너무 아프다.

루시가 이러이러한 아이로 자랄 수 있게 도와달라며 기도하는 두사람의 간절한 마음이

하나하나 그대로 가슴에 꼭꼭 박힌다.

아비의 마음과 그리고 모든 걸 버리는 사랑의 마음.

두 마음의 울림은 참 진하고 깊고, 그리고 간절했다

카이와 류정한의 하모니가 주는 여운이 아직까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카이 찰스 다네이는 임혜영 루시 마네트보다 류정한 시드니 칼튼과의 듀엣이 더 멋지고 아름다웠다.

이 작품 속 남자-남자의 듀엣곡들은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찰스 다네이와 마네트 박사가 1막에서 부르는 듀엣곡 "The promise"도 참 좋다.

특히 김도형(김성기)의 음색과 발란스는 정말이지 너무 좋다.

(그런데 왜 이름은 바꿨을까? 동명이인 때문에?)

 

루시 마네트는 임혜영보다는 최현주가 연기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게 훨씬 괜찮았다.

"without a word"를 너무 숨가프게 부른 임혜영을 보면서 좀 답답했다.

최현주 루시는 강인함이 많이 느껴졌는데

임혜영의 마네트는 가녀린 느낌이 더 강하다.

1막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

솔직히  2막은 임혜영이 표현하기엔 좀 벅차보인다.

찰스 다네이는 개인적으로 카이의 해석과 표현이 더 좋다.

전동석은 성품 곱게 자란 도련님 느낌이다.

남한테 나쁜짓 같은 거 차마 맘이 약해서 못하고

불쌍한 사람들 보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꼭 주머니를 털어서 주고 오는 그런 도련님 ^^

반면 카이의 찰스 다네이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어떤 결기같은 게 있다.

(카이의 해석을 보면서 찰스 다네이가 혁명가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믹에서 삼촌과의 논쟁도 불꽃이 튀는 느낌이었고

2막 재판 장면에서 사형이 결정된 후에 무릎 꿇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제 끝이구나... 그런 느낌보다는

죄책감과 비애가 느껴졌다.

그래선지 2막에서 시드니와 부르는 노래는 처연하고 그리고 편안하기까지 하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은 내게 참 묘한 감정을 그것도 여러번 갖게 한다.

서정적이지만 여성적인 작품이 아니라 남성적이고

그것도 남자들의 감정 변화에 따라 스토리가 전개된다.

게다가 등장하는 모든 남자들이 전부 인상적이고 비중있다.

(하다못해 꼬맹이 가스파드까지...) 

도대체 정체가 뭘까 궁금하다.

 

어쨌든 확실한 건,

내겐 묘한 매력과 끌림이 있는 작품이란 사실이다.

참 오랫만이라 반갑다.

이런 류(類)의 뮤지컬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10. 12. 9. 08:38

벌써 2년 전 일이다.
병원 송년회로 <지킬 앤 하이드> 단체 관람을 했었다.
그때 관람 Tip으로 병원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 있었다.
엉성하게 쓰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쓴 거니까...
또 다시 지킬 앤 하이드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킬 앤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오늘은 책이 아니라 좀 다른 걸 소개해 보려구요.
우리 병원 송년회 때 보게 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책의 원작자가 누구인지는 잘 몰라도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6년 발표한 원작의 제목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Dr. Jekyll & Mr. Hyde)>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 건 아니구요,(이미 다들 잘 아실테니까...)
우리가 보게 될 뮤지컬 <J & H>를 뮤지컬 넘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구요.

먼저 1막.
사랑하는 약혼녀 엠마가 있는 의사 지킬은 정신질환을 앓은 아버지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선과 악을 구별하는 약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생체실험을 반대하는 위원회의 거부에 급기야 자신의 몸에 주사 바늘을 꽃게 되죠.
이 부분에서 나오는 뮤지컬 넘버 “This is the moment”라는 노래는 모든 뮤지컬 남자 배우들의 꿈의 넘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킬의 고뇌와 결단을 표현해야 하는 이 곡은 듣는 사람은 편하게 들을 수 있지만 부르는 사람은 저음과 고음의 영역을 넘나들어 죽을 듯이 힘든 곡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J & H" 남자 배우 오디션에선 항상 이 곡이 지정곡으로 등장하죠.
이 노래를 잘 소화한다면 공연을 이끌고 나갈 기본은 된다고 평가하게 됩니다(실제로 이 곡을 흔히 말하는 삑사리 없이 부르기란 왠만한 내공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주사약이 온 몸이 퍼지게 되면....
드디어 선한 지킬의 몸에서 하이드가 서서히 등장하게 됩니다.
1막과 2막에서 지킬과 하이드가 같이 등장하는 넘버가 두 곡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그 첫 번째 곡을 만나게 됩니다.
“The Transformation”이란 곡이죠.
실험에 대한 결과를 궁금해 하고 있는 지킬의 몸에서 뭔가가 서서히 나오면서 그의 몸짓, 말투, 표정, 시선까지 변화시킵니다.
하이드...
무대 위를 장악하는 그의 모습을 드디어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죠.
“Alive 1”
하이드로 변신한 지킬이 드디어 하이드의 힘과 사악한 본능을 강하게 느끼게 되는 부분입니다. 하이드는 악의 속성에서 자유를 느끼게 되죠.
악의 은밀한 비밀에 대한 신비감 그리고 파괴를 향한 갈증이 예고되면서 무대 위를 압도하게 됩니다.
“Alive 2”는 1막의 ending 곡입니다.
하이드의 살인행각은 무대 위에서 그대로 그려집니다.
하이드의 불의 심판을 직접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사탄 편에 서서 끊임없이 충돌하며 파괴하겠다는 하이드의 외침에 잠시 등골이 오싹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1막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랩니다. 아마도 제 안에도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닌지...)



이제 2막이 시작됩니다.
하이드는 단지 지킬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했었지만 이젠 점점 더 지킬의 대부분이 되어 가는 걸 그 자신도 막기가 힘들어 집니다.
지킬은 분리된 자신의 두 모습과 싸워야 하는 육체적인 고통 이외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이드에게서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죠.
사랑하는 약혼녀 엠마는 물론이고 하이드의 먹이감 루시까지도요.
“Dangerous Game”
이 뮤지컬 전체에서 가장 끈적끈적하고 어찌 보면 선정적인 느낌까지 주는 곡입니다.
하이드와 루시가 부르는 이중창으로 그가 사악한 인간임을 알면서도 육체적인 쾌락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루시의 절박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곡입니다.
지킬의 부탁으로 도시를 떠날 준비를 하는 루시...
“A New Life”라는 노래와 함께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루시의 등에 결국 하이드는 칼을 꽂게 됩니다.
하이드의 갑작스런 등장에 모두들 깜짝 놀라는 장면이죠.
여기저기서 비명소리 들립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아마 많은 분들이 놀라실 겁니다.
참 여러번 봤는데 저 역시도 매번 놀랐으니까요...
루시의 주검 앞에,
하이드는 서서히 지킬로 돌아옵니다.
또 다시 지킬과 하이드가 함께 등장하며 부르는 노래가 등장할 차례네요.
J & H 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Confrontation”
(이 곡을 한 곡을 부르고 나면 배우의 몸무게가 2~3kg 쯤 빠지는 건 우수운 일이라고 하네요)
지킬과 하이드가 한 소절씩 번갈아 부르며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죠.
그야말로 생사를 가르는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 만화나 코미디에서 반은 여자, 반은 남자처럼 꾸미고 나와서 노래 부르는 거 보신 기억 있으시죠?
그런 식이긴 하지만 느낌은 훨씬 더 강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머리를 풀어헤친 하이드와 머리를 묶은 지킬을 한 사람이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정확하게 구분이 되는 두 명의 목소리와 행동(특히 손놀림에 주의해 보세요 ^^)
그리고 조명의 분리까지...
실제로 전 이 부분을 연기하고 쓰러져서 동료 배우에 의래 끌려서 퇴장하는 배우를 본 적도 있답니다.
다행히 다음 씬을 계속 연기하긴 했지만 보는 저도 많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마치 제가 하이드를 만들어 낸 것 같은 죄책감이...
(몹쓸 놈의 혼연일체 무아지경이 발동한거죠)

결말은...
그래도 선이 승리는 해야 하겠죠.
그런데 그 승리를 이끌어 가는 건 결국 지극한 아픈 사랑에 의해섭니다.
결국...
누구의 승리하고 할 수 있을까요?
지킬? 아니면 하이드?
결정은 직접 보게 될 사람이 선택할 문제이긴 하겠지만요...

* 찾아봤더니 저희가 보는 날 캐스팅이,
홍광호(지킬), 임혜영(엠마), 김선영(루시)네요.
일단 루시 역할의 김선영 씨... 뮤지컬 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실력자입니다.
전 가수 소냐가 하는 루시가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저한테 여지없이 한 방 크게 먹인 배우 되시겠습니다.
(꽤나 얼얼했습니다... ^^)
홍광호 지킬... 이런 큰 역할은 처음 하는 배웁니다.
느낌은 조승우 지킬과 흡사하다는 평이 있던데 일단 노래 실력은 좋습니다.
다른 두 명의 지킬보다는 디테일에 더 신경쓰지 않을까 생각되네요.(제가 이 사람 공연을 3개 정도 봤었는데 디테일과 감성 전달이 좋더군요.)
엠마 역의 임혜영 씨는 제가 직접 본 작품이 없어 잘 모르겠으나 요즘 흔히 말하는 열심히 크는 배우라는 평가가 있네요.
이 뮤지컬은 97% 지킬에 의해 이끌어가는 공연입니다.
(실제로 지킬과 하이드가 극 전체에 약 98% 정도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날 지킬의 컨디션이 공연의 전체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게 되죠.
이 역을 맡는 배우는 자부심도 대단하지만 그 무게감에 절로 살이 빠진다고 하네요.
최종 오디션까지 올랐다가 스스로 고사한 배우도 있을 만큼 배우로써의 존재감과 책임감에 엄청난 압박을 주는 역할이죠. 한번 연기하고 다시 못하고 있는 배우도 있구요.
그런 걸 보면,
관객이라는 게 참 호사스런 자리란 생각도 듭니다.

단,
그 몹쓸 놈의 혼연일체 무아지경의 경지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내 안의 또 다른 나....
정면으로 맞설 준비 되셨나요?
그가 찾아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