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4. 29. 08:22

<Trace U>

일시 : 2014.03.04. ~ 2014.06.23.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작사 : 윤혜선

작곡 : 박정아

연출 : 김달중

출연 : 최재웅, 이지호, 이율, 이창용, 최성원 (이우빈)

        장승조, 김대현, 문성일, 서경수, 윤소호 (구본하)

제작 : (주)장인엔터네인먼트

 

홍대 최고의 락클럽 "Debai"가 다시 돌아왔다.

작년 프리뷰와 초연을 너무 인상 깊게 봐서 재공연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게다가 새로운 배우들도 대거 캐스팅이 대서 기대감도더 생겼다.

하지만!

락공연 관람이 이제는 버거운 나이인지라 딱 한 번 관람으로 끝낼 생각이라 캐스팅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라고 하기엔 첫정이 너무 강력하다.

그 딱 한 번 관람을 또 다시 최재웅 이우빈과 윤소호 구본하로 선택한 걸 보니...

(나란 사람 첫정에 이렇게까지 약하구나! 도무지 일탈이라는게 없구나...)

세번째 시즌 <Trace U>

익숙해진다는 건,

때로는 좋기도 하고 때로는 나쁘기도 한 것 같다.

이 작품도 확실히 예전만큼의 신선함과 충격은 현저하게 줄었다.

배역에 너무 능숙한 배우들을 보면서

다른 캐스팅으로 봐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핵심은 일종의 "낯섬"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덩시앙 "낯섬"을 느끼기엔 나도, 배우들도 너무 익숙했다.

그래도 여전히 넘버들은 몸서리치게 좋다.

경계성 해리의 분위기를 마구마구 풍기는 무대도, 영상도, 조명도 여전히 좋다.

단지 문제는 내가 너무 익숙해졌다는 거.

거기에 있었다.

 

세 번의 시즌 중 가장 좋았던 건

역시나 전공연이 프리뷰였던 첫번째 공연이지 싶다.

이번 공연은 솔직히 산만해진 것 같아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개그콘서트 같은 구성을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우빈과 본하의 즉흥베틀같은 장면은 너무 장황하고 유치했다.

해가 지기 전에 ~~~~낮이었지!

긴 밤 지새우면~~~~졸려!

폼클렌징~~~

난감했다.

어디서 웃어야 하는지 몰라서...

유니플렉스의 음향 상태는 적쟎은 절망감을 안겨줬고

그래선지 최재웅과 윤소호의 합도 예전과 다르게 살짝씩 삐걱거렸다.  

어느 정도는 연출적인 의도였던 것 같은데

우빈의 과거의 공연과는 달리 뒤로 좀 빠지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인물 자체룰 복선으로 보이게 만들고 싶었던 모양인데

의도만큼 연출되지 않은듯.

덕분에 본하의 동선이 많이 산만해졌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작품때문이 아니다.

뭘 하든 간에 요즘은 

모든 게 다 끝없는 죄책감이다.

감당하기 힘든 기억을 지워버린다는 구본하.

할 수만 있다면,

나는 구본하가 되고 싶다.

그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27. 08:07

<Trace U>

일시 : 201.02.05. ~ 2013.04.28.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 가사 : 윤혜선

작곡 : 박정아

연출 : 김달중

음악감독 : 신경미

출연 : 최재웅, 이창용, 김대현 (이우빈) 

        이율, 윤소호, 손승원 (구본하)

 

작년 말 3주라는 긴 기간 동안 프리뷰 공연을 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그 프리뷰 공연을 정말 무시무시하게 성공리에 마친 뮤지컬 <Trace U>

이 멋지고 괴물같은 2인극이 본공연으로 돌아왔다.

스탠딩의 압박은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작품 <Trace U>

본경연을 앞두고 김달중 연출이 그랬다.

"프리뷰 공연때보다 더 친절해졌다고"

이게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직접 관람하니 이해됐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프리뷰의 불친절한 전개가 훨씬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더 싸이코틱해서...

캐스팅 선택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었다.

최재웅 이우빈과 윤소호 구본하!

띠동갑인 이 두 배우의 호흡은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을만큼 환상적이다.

프레스콜에서 윤소호가 그랬단다.

"최재웅 연기학원에 다니는 것 같았다고...."

확실히 윤소호 구본하는 프리뷰때보다 훨씬 더 자유로워지고 대담해지고 명확해졌다.

그리고 넘버 소화력도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최재웅 이우빈!

심리극의 대가답게 장면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터치하면서 드러나지 않게 주도해간다.

매번 감탄을 거듭하게 되지만 딕션은 정말 소름까칠만큼 좋다.

최재웅이 연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대사톤이나 감정표현, 표정, 성량의 조절과 액팅 타이밍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걸 열심히 쫒아가다보면 어느틈에 "황홀"에 빠진다.

2인 심리극에서 최재웅만큼 명확하고 섬세한 느낌을 주는 배우는 아무래도 없는 것 같다.

누가 뭐래도 최재웅이 단연코 top이다!

 

해리성 인격 장애를 가진 이우빈과 구본하.

프리뷰때부터 누가 주인격인지 고민이 되긴 했는데

주인격이 구본하고 부인격이 이우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본공연을 보고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혼자 이 엄청난 반전에 뒷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극중 이우빈의 대사처럼 불feel요한 feel에 혼자 빠져있었던거다.)

김달중 연출의 "더 친절해졌다"는 표현이 이걸 뜻하는 거였나보다.

그런데 구본하가 주인격이라고 생각하는 관객 꽤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이해를 돕기 위해 더 친절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혼란과 혼동을 주는 게 훨씬 <Trace U> 스러우니까!

무대나 영상은 개인적으로 필링때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

가령 시작부분은 사족같은 느낌이 들었고

무대위 두 배우를 되비추던 영상도 색감이 너무 화려해졌다.

반면에 우빈의 회상장면에서 빈객석에 홀로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 건 이번 공연이 더 좋았다.

그리고 밴드가 전면으로 나와준 것도 훨씬 좋았다.

구본하의 의상은 프리뷰 공연때보다 좋아졌다.

공연장 앞에 프리뷰 의상이 전시돼 있기도하지만

구본하의 의상은 너무 화려해서 살짝 밤무대 트롯가수스러웠다.

이우빈 의상은 프리뷰때가 조금 더 좋았던 것 같고...

 

<Trace U>의 넘버들!

이 징글징글하게 멋진 넘버들을 진정 어찌할까!

데스크에 OST 제작 계획을 물었더니 없단다.

(너무 명랑하게 "아직 없다"고 말해서 진짜 참담했다.)

특히 최재웅 이우빈의 넘버들은 압권이다.

곡마다 느낌이 전부 다르고,

그 변화되는 느낌을 따라가면 극의 흐름이 명확히 파악된다.

주인격이 이우빈이라는 것도..

이우빈의 미세한 표정과 그에게 향하는 조명의 명암을 유심히 보는 것도 극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꽤 도움이 된다.

어느 소년 이야기 -> 태양에 눈이 멀어서 ->그 여잔 널 버렸어 -> Trace U reprise

특히 이 네 곡은 이우빈의 표정과 눈빛을 놓치지 말고 봐야만 한다.

그리고 최재웅 이우빈이 표정과 얼굴빛을 싹 바꾸고 구본하를 향해

"나는 너야. 내가 너야, 바로 너!~~"라고 찌르듯 노래하는 장면,

정말 섬득함이 느껴질 정도다.

우빈이 약이름을 되뇌이며 하나씩 세차게 내던지는 모습는

정신착란적인 불안감과 떨림이 그대로 전달된다.

우빈이란 인물을 최재웅이 안 했다면?

글쎄... 아마도 나는 지금같은 강력함을 느끼지 못했을거다.

그만큼 최재웅의 존재감은 이 작품에선 가히 절대적이다!

처음 등장부터 마지막 커튼콜의 깨알같은 재미까지...

커튼콜에서는 까마득한 후배 윤소호를 향해 아빠미소를 지으며 얼마나 흐뭇해하던지.

(윤소호처럼 발전이 눈에 보이는 후배를 앞에 두면 선배로써 기쁘고 뿌듯하긴 하겠다.)

두 배우의 커튼콜 호흡은 본공연과는 또 다른 모습과 느낌으로 환상적이다.

신선하고 재미있고, 에너지 넘친다.

 

이 작품,

확실히 사람을 "또라이"로 만들어 버리는 강력함이 있다.

그것도 아주 과감히, 그리고 확실하게!

10여분 동안 이어지는 커튼콜 스탠딩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작품이다.

특히 최재웅 이우빈 때문에 더욱 더!

다음 시즌에도 최고령(?) 최재웅 우빈을 볼 수 있을까?

그 생각을 하면 한번쯤은 더 봐야 할 것도 같고.

물론 구본하는 윤소호!

최재웅과 윤소호 페어!

이 둘은 정말 최고라는 표현이 턱없이 부족할만큼 최고다!

이 작품도, 이 두 사람의 호흡도 정말 할 말을 잃게 한다.

정말 최고다!

 

* 나, 이 작품 정말이지 너무너무 사랑한다!

  진정으로 사람을 crazy하게 만드는 본좌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