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4. 25. 06:17

정동화 앨빈과 조강현 토마스!

사랑스런 작품 <Stoy of My Life>의 더 사랑스러운 두 사람을 다시 만나다.

역시 몇 번을 봐도 이 작품은 언제나 참 좋다.

뭉클하고, 아프고, 아득하고, 애잔하고, 쓸쓸하고 그리고 따뜻하다.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이야기구나 라고...

누구나 그렇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항상 특별한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

그렇다면, 나 역시도 이 작품과 깊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앨빈과 토마스 사이를 불같이 질투한다.

어쩌자고 이렇게 뭉클할 수가 있을까?

이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사랑아! 

"한 번 나타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

토마스가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은 확실히 옳다.

이 이야기는 긴 세월 넘어 영원토록 내 안에 계속 남아있을테다!

결단코 그럴테다!

 

토마스와 앨빈은 서로 너무 깊게 사랑을 했구나.

지독한 사랑은 종말을 맞는다.

그 종말은 비극이었던걸까?

이 작품을 보면서 한번도 동성애 코드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날 공연을 보면서는 지독하게 절실히 느꼈다.

동성애면서 동성애 그 너머에 있는사랑.

두 사람의 모습은 표현되어질 수 없는 아름답고 완강한 사랑이다.

토마스의 꿈이 시작될 특별한 선물을 고르고, 레밍턴 선생님의 장례식장에 몰래 숨어들어가고

첫 단편 소설을 읽어주고, 눈싸움을 하고, 그리고 헤어지고... 

아이같던 웃던 토마스는 앨빈과의 첫번째 이별을 말하면서 울먹였다.

먹먹한 가슴은 결국,

앨빈의 "This is it"에서 고요한 통곡이 되어 몸 속을 울린다.

이제 어쩌면 좋을까!

 

 

....... 나는 그에게 물어. 왜 죽어야만 했느냐고.

물론 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아. 대답할 사람은 그가 아니니까.

그는 죽었으니까 자기가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없는 거야.

그가 왜 죽었는지는 내가 알아내야만 해.

그게 바로 이해라는 것이지,

이해란 누군가를 대신해서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그들을 사랑하는 일이야 ......

                                  

이 작품을 볼 때 한창 김연수의 <원더보이>를 읽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다 깜짝 놀랐다.

마치 앨빈과 토마스가 이 책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하긴 이 두 사람도 내겐 확실히 "원더보이"다)

토마스는 앨빈을 이해했을까?

아마도 그랬으리라.

그러니 그들의 사랑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세 번의 장례식과 한 권의 책, 그리고 한 편의 영화

이 모든 이야기는 적어도 내겐 늘 특별한 이야기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정동화 앨빈과 조강현 토마스와 함께 있는 동안

나는 충분히 위로받고 따뜻했다.

이들이 내겐 천사 클라랜스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2. 29. 06:05

초연때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뮤지컬 <Story of My Life>
재공연 후 두번째 관람이다.
첫번째 관람은 고영빈 토마스에 이창용 엘빈.
초연때보다 노래를 많이 낮춰 불러서 솔직히 놀랐다.
아무래도 류정한 말고 다른 배우들에겐 버거웠던 음역대었던 모양이다.
좀 낯설긴 했지만 여전히 이 작품은 아름답다.
재공연 관람 첫번째 고려 대상은 이창용 앨빈이었다.
그 다음 카이 토마스가 궁금하긴 했는데 여의치가 않아 고영빈 토마스로 봤다.
(나중에 카이 토마스를 보려고 했는데 어느 틈에 출연진에서 빠져있더라)

두 번째 관람은 완전히 새로운 페어!
조강현 토마스와 정동화 앨빈.
미안한 말이지만 정동화는 관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조강현의 목소리와 연기에 놀라서 뒤늦게 이 작품에 합류한 그의 토마스가 정말 너무 많이 궁금했다.
28살이면 아직 시작 아닌가?
연습이든, 재능이든 분명히 뭔가가 있는 배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외모에서도 그렇고 언듯언듯 류정한 토마스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확실히 표현은 서로 다르다.
류정한 토마스가 잰틀하고 때때로 귀여운 작가였다면
조강현은 토마스는 약간은 성마르고 예민한 그래서 안스러운 작가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같은 배역을 배우마다 해석하는 방법이...
류정한, 조강현 두 배우가 해석하고 표현한 토마스 모두 나는 좋았다.
세련되게 노련한 류정한의 토마스와 
조심스럽지만 강단진 조강현의 토마스 모두.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조강현의 토마스에서는 외모부터 언듯언듯 류정한의 모습이 스친다.
미니미 혹은 아바타의 개념이 아니라 선배의 장점을 받아서 재창조한 느낌이랄까?
노래 부를 때 생소리를 내는 걸 다듬는다면 앞으로가 무척 기대되는 배우다.
감정과 표정도 참 좋았다.
하지만 이날 가장 의외의 인물은 정동화 앨빈이다.
지금껏 나는 이창용이 앨빈의 정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내 생각을 정동화가 바꿔놨다.
전작 <스프링 어웨이크닝>를 보면서도 그의 연기에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SOML에서 정동화가 표현한 앨빈은 감동적이었고 따뜻했다.
자칫 잘못하면 이석준 앨빈처럼 과장이 심한 찌질한 어른아이가 될수도 있는데
(이창용은 바르고 성실한 순수청년 이미지에 가깝다)
정동화 앨빈은 과장스럽지도 그렇다고 철없지도 않았다.
그래, 딱 유령같았다고 해두자.
공포감을 뺀 유령, 일종의 수호천사 같았다.
(정말 천사 클라렌스였을까?)
표정과 행동, 그리고 어투까지 감동적이었다.
진심으로 정동화 앨빈때문에 몇 번 울컥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꼭 다시 보고 싶다.
이 두 사람의 페어를!



<Story of My Life>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고 격하게 아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계속 공연하는 전용극장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할만큼 나는 <SOML>이 너무나 좋다.
이번에 관람하면서도 내용을 뻔히 다 알고 있는데 설마 울게 될까? 싶었는데
여지없이 또 눈물이 나더라.
어쩌면 그 눈물은 불같은 질투의 다른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토마스와 앨빈의 우정이 너무나 탐나서 할 수만 있다면 훔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토마스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앨빈 또한 될 수 없다.
그러니 이 작품을 보면서 불같은 질투에 휩싸일 수밖에...

토마스와 앨빈처럼
내 머릿속에서 누군가 나타나 챕터 하나하나씩을 뽑아 들면서
내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면 좋겠다.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