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0. 30. 08:22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 윤형렬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윤형렬 X.

도대체 왜 이제야 X를 햇을까?

X에 딱이라는 예상은 이미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 어울리고, 이렇게까지 잘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윤형렬 X가 7회밖에 안된다는게 못내 아쉬울만큼...

체격이 커서 그런지 등장할때마다 왠지 모를 위압감도 느껴졌다.

음색도 좋았고 넘버도 아주 시원시원하게 뽑아내더라.

개인적으로는 존파우스트할때보다 연기도, 노래도 훨~~~씬 좋았다. 

존을 너무나 잘 아는X라 그런지 마이클리와 한지상 X와는 그 느낌히 확실히 다르고 뭔지 모를 긴장감까지 느껴진다.

누군가 이런 표현을 했다.

윤형렬 배우 인생에 최고케릭을 만났다고...

공감한다.

존파우스트를 할때는 후반부로 갈수록 콰지모도의 본성(?)이 튀어나오던제

X는 완전히 별개더다.

지금가지 윤형렬이 연기한 캐릭터와도 별개였고,

기존의 X들과도 별개였고,

White X와 Black X도 표현도 서로 별개였다.

white X는 연민과 긍휼함이 가득했고

black X는 잔인함과 힘이 넘쳐났다.

2막 "The song of songs"에서는 그레첸이 white X의 품에 완전히 안겨버리니 정말 좋더라.

그레첸이 보호받고, 구원받고,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

그동안은 그레첸과 X의 체격적인 비율이  반대(?)라서 이 장면이 유독 민망하긴 했었다.

"Big time"도 지금껏 본 것 중에 느낌이 제일 좋았고

윤형렬이 부르는 "그 이름"과 "피와 살"도 너무 좋았다.

마이클리의 아성을 살짝 위협할 정도 ^^

(실제로 발음과 표현면에서 마이클리보다 좋았던 장면도 꽤 있다.)

확실히 윤형렬은.

존파우스트 보다 X의 넘버가 훨씬 잘 맞는것 같다.

이렇게 잘 할거였으면,

아에 처음부터 X를 하지...

(아쉽다. 정말이지 너무 아쉽다.)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큰 기대없이 본 윤형렬X였다.

그런데 관람하는 내내 느낌이 너무 좋아서 지금 강한 재관람의 유혹과 싸우는 중이다.

이 유혹을 떨쳐내야만 하는데...

포스터 문구와 똑같은 상황 속에 제대로 빠졌다.

"당신은 거부할 수 있는가?"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3. 08:13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또 다시 <The Devil>이다.

드라큘라 - 더 데빌 - 드라큘라 - 더 데빌

(무슨 랩도 아니고 어쩌다 이렇게까지 와버렸는지...)

구차하게 변명을 하자면 28일 두번째 관람은 동생 대타로 갔던거고...

예매한 30일 공연을 취소할까 했는데 수수료도 아깝고

또 송용진 존파우스트에게 제대로 낚여서 이틀만에 또 다시 연강홀을 찾았다.

두번째 관람에서도 느꼈지만

밴드의 사운드가 많이 작아졌고 몇몇 장면도 순화됐다.

사실 개인적으론 사운드도 좀 더 사이키델릭하고 세기말적이길,

장면과 이야기의 흐름도 더 불친절하고 모자이크적이길 바랬었다.

그래서 이지나 연출이 타협땨윈 하지 않기를 내심 바랬는데

아무래도 창작이고 초연이다보니 관객의 입장을 무시할 순 없었나보다.

특히나 그레첸이 죽는 장면이 바뀐건 많이 아쉽다.

원래는 커다란 쇠막대로 자신의 음부를 찌르는 거였는데

쇠막대가 없어지고 그냥 손으로 강타하면서 바닥에 뒹구는 모습으로 순화됐다.

개인적으론 강한 조명 속에서 쇠막대를 들고 서있는 그레첸의 모습이 상당히 제의적으로 보여서 좋았었는데...

(이 장면에서 차지연 그레첸은 정말 여전사 같았다.)

2막 마지막 부분에서 X의 대사 "시간은 지나갔다"도

"피와 살" 이후로 위치시키니 뒷장면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서 훨씬 매끄럽더라.

첫번째 관람 후 대사가 묻히는 것 같아서 순서가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후반부의 총소리랑 존이 쓰러지는 듯한 소리도 극단적으로 크게 해주면 혹시...안될까???)

 

세 번의 관람 결과,

내 취향의 캐스팅은 마이클리-송용진-차지연이 될 것 같다.

노래도, 연기도, 감정도, 표현도 딱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X도, 존파우스트, 그레첸을 구분하는건 무의미하다.

X가 존이고 그레첸이듯

존이 X고 그레첸이며, 그레첸이 존이고 X다.

그리고 내가, 그대가, 우리가,

X이고, 존이고, 그레첸이다.

인간은 유혹에 흔들리고, 흔들리다 자리를 찾는다

때로는 찾은 자리가 낯선 곳 일수도 있고, 바로 그 곳일 수도 있다.

유혹의 순간에 피에타상처럼 죽음까지 나를 감싸주는 평온이 있다면

어떤 선택이든 믿고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The song of songs"의 가사를 듣는 순간 그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왼팔로 내 머리를 고이고, 오른팔로 나를 안아 편히 쉬게 하라...

(이 넘버를 작사, 작곡한 이지혜에게 경의를 표하며...)

 

<The Devil>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내게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져 답을 찾게 만든다.

아마도 당분간은 정면으로 대응히게 될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갈테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 08:36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더 데빌.

내 이럴 줄 알았다!

정말이지 과도하게, 너무나, 미치도록 좋은 작품이다.

과연 브레이크를 거는게 가능할까 싶을만큼 개인적으로 최대 문제작을 만났다.

연강홀 2층에서 처음 관람했을때는 꽤 좋네 정도였다.

그런데 1층 왼쪽 블럭에서 관람하고나니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운데에서 관람히게 되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꼭 한가운데에서 관람할 필요성이 있겠다.

자칫하다 왼쪽편 밴드나, 오른쪽편 코러스에 시선이 뺏기면

매혹적인 스토리에 집중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X의 옷색깔은 아주 많이 중요한데 2층에서는 X가 등장할 때 상체가 뭉턱 짤려버리다.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다.

물론 발자국이라는 한가지 상징물이 더 있긴하지만

사전정보 전혀 없이 2층에서 첫관람 할 경우 이 작품을 아주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며 밀어낼 수 있겠다.

사운드도 2층보다 1층이 훨씬 좋디.

등장인물 세 사람의  의상과 조명, 동선까지 다 의미가 있기때문에

가능하면 1층도 가운데블럭 살짝 뒷쪽 좌석이 관람하기엔 가장 좋을 것 같다.

 

 

송용진 존파우스트.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냥 최고다!

솔직히 존파우스트 세 명 중에 제일 취향이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다 최고다.

"죽어버린 이여"를 시작으로 "Guardian Angel" 그리고 마지막 노래까지 완벽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존파우스트의 겪는 절망, 절규, 욕망, 후회, 구원, 이 모든게 그대로 전달된다.

게다가 마이클 X와의 듀엣도 너무 좋다.

첫번째 관람때 유형렬, 한지상의 "Big time"을 보면서는 어딘지 과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송용진과 마이클리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두 사람이 체격도 비슷해서 같은 동작을 하는 것도 제대로 산다.

강강강강(强强强强)이긴 한데 이 두 사람의 조합엔 클라이막스가 확실히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송용진 존파우스트의 표정은 하나의 완벽한 스토리텔러의 기능을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표정도, 연기적인 표현들도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

원래 마이클리X만 고정시키고 모든 존파우스트를 볼 계획이었는데

송용진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송용진의 재발견이다! 심지어 그의 <헤드윅>까지 다시 보고 싶어졌다.)

 

마이클리 X.

한국어 발음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의 노래와 감성은 확실히 어쩔 수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그대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The song of songs"은 정말 평온한 위로같았다.

(<JCS>의 저저스도 많이 떠오르고...)

아마도 9월 말쯤이면 마이클리 X의 표현은 더 무르익고 깊어지리라.

어색한 한국어 발음 역시도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을테고...

대체적으로 X의 노래가 임펙트가 강하고 다 좋은데 특히나 마이클리의 "그 이름"과 "피와 살" 정말 좋았다.

마이클리만큼 선명하고 깨끗한 고음을 낼 수 있는 배우... 정말 흔치 않다.

가끔은 그가 한국에 계속 있는게 옳은건가 생각될 때도 있지만

다양한 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의 장기체류가 납득이 되긴 한다.

스스로를 소모시킬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쉼없는 행보라 진심으로 걱정된다.

(너무 많이 아끼는 배우라서...)

 

장은아 그레첸.

차지연 배우가 너무나 쎄서 비교되겠구나 걱정했는데

그녀는 또 그녀만의 그레첸이더라.

차지연이 투사(?)의 느낌이라면 장은아는 정말 희생양 같은 느낌.

"Mad Gretchen"은 차배우와 비교하면 많이 약하긴한데 순수하고 가련한 느낌은 오히려 더 강하다.

그래서 참 다행이었다.

차배우를 따라가주지 않아서...

 

<The Devil>

나로 하여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든게 순식간에 무너지는 파멸의 순간,

그 파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유혹의 손길이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히게 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끝없이 질문하고, 또 끝없이 찾아다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피와 살을 걸면서까지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게 뭔지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