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2. 17. 08:34

<Carmen>

일시 : 2013.12.03. ~ 2014.02.23.

장소 : LG 아트센터

대본 : 노먼 알렌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작사 : 잭 머피

연출 : 김동연

음악감독 : 이나영

출연 : 바다, 차지연 (카르멘) / 류정한, 신성록 (호세)

        임혜영, 이정화 (카타리나) / 에녹,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열, 유보영, 태국희, 임재현, 최호중, 서경수 외

제작 : 오넬컴퍼니, (주)뮤지컬해븐

 

이 작품 참 기대했었다.

류정한과 차지연, 에녹의 출연 만으로도.

솔직히 말하면 배우 외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갔다.

그야말로 백지 상태로 관람했는데 보는 내내 반복되는 데자뷰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아이다>, <몬테크리스토>, <루돌프>, <J & H>, <스칼렛 핌퍼넬>에 심지어 <NDP>까지...

인터미션때 확인해봤더니 역시나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다.

확실히 프랭크 와일드혼은 <J&H> 이상을 뛰어넘는 작품은 없는 것 같다.

계속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작품만 반복적으로 답보하고 있다는 느낌.

이 작품의 넘버나 인물의 엮힘과 무대 위 표현들이 자신의 전작들과 너무나 많이 겹쳐진다.

심지어 몇몇 곡은 <몬테크리스토>의 넘버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 같았다.

특히 가르시아의 곡은 리듬과 톤, 분위기가 "지옥송 2"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이런 것도 장르의 유사성이라고 해야하나?)

 

 

솔직히 말하면 작품에 대한 매력은 거의 없었다.

훨씬 더 관능적이고, 훨씬 더 유혹적이고, 훨씬 더 본능적이고, 훨씬 더 끈적하길 바랬는데

의외로 아주 평이하고 스토리나 장면에 대한 임펙트는 없었다.

무대와 의상은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쯤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고

캐릭터 역시도 참 중구난방으로 방대하고 모호해서 산만하기까지 했다.

제일 이해할 수 없었던 캐릭터는 예언자.

등퇴장을 비롯해서 분장과 의상, 노래, 연기가 다 의문투성이고 뜬금없다.

처음에는 집시무리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는데 것도 아니고 일종의 독립군이시더라.

(예언자가 원래 독립군이긴 하지만... 아라비아나 이슬람권에서 넘어오신 분 같기고 하고...)

놀라운 마술과 화려한 서커스 퍼포먼스는...

태양의 서커스 카피 같았고 조금은 유치했다.

과도하게 길기도 하고...

에녹 가르시아 나오는 장면은 그래도 괜찮더라.

(아마 이것도 에녹이라는 배우의 역량이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론 작품 보다는 배우 개개인이 보여준 역량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던 작품!

 

차지연은 정말 작정을 하고 작품에 올인한 모양이다.

성대가 좋은 편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저렇게 목을 써도 괜찮을까 걱정스럽다.

(<아이다>때도 한동안 목때문에 고생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차지연의 끈적거리는 보컬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는 아주 딱 맞아 떨어져서 정말 듣기 좋더라.

첫 곡 "Every woman in the world"부터 귀를 확 끌어잡더니

"A woman like me"와 "If I could"에서 정점을 찍는다.

대체적으로 차지연은 듀엣보다는 솔로곡들이 늘 듣기 좋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랬다.

게다가 이상하게 류정한 호세와는 왠지 살짝씩 어긋나는 느낌이더라.

몇몇 장면들은 좀 더 무너지듯 불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연기적인 면이나 감정면에서도 지금껏 본 차지연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았다.

체격때문에 집시가 아니라 전사 혹은 수장같은 느낌이 드는 건 아쉽지만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래도 에녹 가르시아와의 "You belong to me"는 정말 좋더라.

두 마리의 야수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느낌이랄까?

차지연의 액션이 다소 과하긴 했지만 아주 팽팽한 장면이었다.

 

류정한 호세.

이 작품에서 호세는 솔직히 "카르멘"의 배경일 뿐이다.

즉, 돋보이거나 과도한 집중을 받아서는 안되는 역할이 바로 호세다.

도대체 류정한 정도 되는 배우가 왜 배경같은 호세를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는 좀 알겠다.

남자 주인공에 익숙한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기꺼이 배경의 역할을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수행하더라.

덕분에 "카르멘"이 더 돋보이고 자유로울 수 있었다.

차지연 카르멘과의 첫곡 "A woman like me"은 너무 날카로웠지만

다른 듀엣곡들과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특히 임혜영 카타리나와의 듀엣은 정말 사랑에 빠진 젊은 청년 같더다.

불혹의 나이를 지난 사람에게 청년의 모습이 보이다니...

게다가 서경수와 친구로 나와서 이건 좀 너무한다 싶었는데

무대 위에서 둘이 함께 나오는 장면을 실제로 보니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

확실히 배우는 배우다.

 

에녹 가르시아와 임혜영 카타리나도 아주 좋았다.

그래도 이쯤되면 임혜영도 배우로서 변화라는 걸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이러다 혹시 여자 임태경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에녹은 이제 뮤지컬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맡겨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딕션과 표정, 넘버 소화력과 연기도 다 좋더라.

배우로서 재능도 많지만 노력도 참 많이 하는 사람같다.

점점 더 성량도 좋아지고 고음도 시원하고

체격 조건이 좋은 것도 배우로서는 큰 장점이다.

언젠가 "애녹"이 크게 사고 칠 작품이 나올 법도 한데...

배우로서의 가능성 끊임없이 증폭중인 "에녹"을 주목하자!

 

솔직히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아직까지 결정을 못내리겠다.

작품 자체는 별론데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주말에 바다 카르멘,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화 카타리나까지 보고 나면 어느정도 결정이 될 듯.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 그런데 작품 너무 길다.

   좀 과감하게 쳐냈으면...

 

 

 

 

Carmen OST

 

<ACT1>
1. 프롤로그(Prolog)
2. 운명의 바람(The Winds of Fate) - 예언가
3. 세상은 너의 것(The World Is Yours) - 멘도자 시장, 이네즈 고모, 컴퍼니
4. 단 하나의 기도(My Only Prayer) - 호세, 카타리나
5. 운명의 바람 Rep.(The Wind of Fate Repr.) - 예언가
6. 세상의 모든 여자(Every Woman In The World) - 카르멘, 컴퍼니
7. 나 같은 여자(A Woman Like Me) - 카르멘, 호세
7A. 너 같은 여자(Woman Like You) - 주니가 총경
8. 착한 잘못(While He’s Waiting) - 이네즈 고모
9. 품에 안겨(I Want You Tonight) - 호세, 카타리나
10. 여자답게(Walk Like a Woman) - 카르멘, 컴퍼니
11. 홀로 추는 춤(We All Dance Alone) - 카르멘
12. 그런 여자(A Woman Like That) - 호세, 파비오, 멘도자 시장, 주니가 총경
13. Viva! - 카르멘, 판초, 컴퍼니
14. 운명처럼(Meant to be) - 카르멘, 호세
15. 돌이킬 수 없는(No Turning Back) - 풀 컴퍼니

<ACT2>
16. 발리후!(Ballyhoo) - 판초, 컴퍼니
17. 너는 내가 지킨다(You Belong to Me) - 카르멘, 가르시아
18. 열쇠(The Key) - 멘도자 시장, 이네즈 고모
19. 다른 사람이 된 나(The Man I Have Become) - 호세
20. 그럴 수만 있다면(If I Could) - 카르멘
21. 성 테레사(Saint Theresa) - 카타리나
22. 이젠 알아(A Fool in Love) - 카르멘, 카타리나
23. 착한 잘못 Rep.(While He's Waiting-Repr.) - 이네즈 고모
24. 위대한 솜씨(발리후! Rep./Ballyhoo-Repr.) - 판초, 컴퍼니
25. 걱정 마(Be Afraid) - 가르시아
26. 피날레(운명의 바람/Finale) - 예언가
27. 한 번의 사랑 - 카르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22. 08:14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 김신의 (Michael) / 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Murder Balla> 세번째 관람!

11월 29일 최재웅 Tom에 임정희 Sara로 stage석 예매를 하긴 했는데

최재웅 Tom이 너무나 궁금해서 충동적인 예매를 감행해버렸다.

결론부터 간단하게 말하면,

정말 좋았다.

최재웅 Tom은 아주 사이코패틱하면서 강렬하다.

뭔가에 완벽하게 중독되버려 극단적으로 몰입하는 위험한 모습.

특히 후반부에 Sara에 집착하는 장면에서는 눈빛부터가 확 달라진다.

배역과 장면에 충실하면서도 그 속에서 충분히 최재웅만의 Tom을 표현하는 모습은  

예상은 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메인 조명이 최재웅을 비켜가 있을 때도

Tom의 감정을 어두운 실루엣 속에 그대로 끌고 가는 모습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장은아 Sara와 음색적인 면도, 연기적인 표현도 아주 잘 어울렸다.

린아와 박은미 Sara를 아직 안봐서 모르겠지만

임정희와 장은아 중에서는 확실히 장은아가 목소리도, 표현도, 연기적인 면도 훨씬 잘 어울린다.

장은아는 김신의 micheal과의 합도 아주 좋다.

(모든 캐스팅을 다 보지 않았는데도 취향이 어느정도 정해진 것 같다.) 

 

"The Crying Scene"은 연출도, 조명도, 배우들의 연기도, 넘버도 아주 감각적이고 강렬하다.

Narrator 문진아의 보이스 리드도 너무나 멋지고!

'You Belong to me"는 네 명이 각자 자기 입장에서 서로를 향해 발톱을 들이대는 꼴이다.

본능적이면서도 아주 단순명료한 야만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느낌.

긱기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잘 어울릴줄은 정말 몰랐는데...

(네 명이 함께 나오는 장면은 이 캐스팅이 진리일 것 같다!)

이래저래 끝장을 보는 느낌! 

 

이날 김수로와 친분있는 "진짜 사나이'팀과 "런닝맨" 팀, 배우 조인성이 관람해서

객석이 잠깐 술렁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이들이 전혀 눈에 들어오진 않더라.

거짓말같겠지만 그 순간 내 눈엔 장혁과 조인성보다 최재웅 Tom이 훨씬 더 연예인 같았다.

중독됐다고?

시인한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

"Mouth Tatto"

그게 내 몸에 새겨져 버렸음을 깨끗이 인정한다.

<Murder Ballad>

이 작품이,

<쓰릴미>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18. 08:25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 김신의 (Michael) / 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결정했다.

그냥 이 작품에 중독되기로!

<NDP> 수요일 낮공연을 보고 집에 가다 그야말로 즉흥적으로 합정역에서 내려버렸다.

현장예매를 하러 갔더니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stage석이 1자리 남아있었다.

한지상 Tom과 임정희 Sara, 홍경수 Micheal.

다행히 캐스팅도 첫번째 관람과 문진아 Narrator만 빼고는 전부 달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지상, 강태을, 최재웅으로만 1번씩 관람할 예정이었는데

단 두 번의 관람만으로 "중독"을 결정해버렸다.

그래, 한번 지긋지긋해질때까지 이 작품에 빠져보는거다!

 

정말 많이 기대했던 한지상 Tom.

(원래 이 녀석 Tom은 12월 8일에 볼 예정이었는데...)

먼저 봤던 강태을 Tom이 퇴페적인 나쁜남자였다면

한지상 Tom은 허풍과 허세를 버리지 못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미성숙한 과도기(?) 어른 같다.

그래선지 임정희 sara와도 연상연하처럼 보여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이  별로 안들더라.

노래를 부를 때도 한지상은 일부러 음도 좀 다르게 낸다.

불협까지는 아니지만 어딘지 뭔가 균형을 깨는 음이라 처음엔 많이 의아했다.

표현하자면 모두 장조로 부르는데 혼자 단조로 부르는 느낌이랄끼?

듣는 나는 참 난감하고 어색한데

무대 위 한지상은 마치 그 음이 정확한 음인것처럼 초지일관으로 당당하고 자유롭다.

그래서 할 말이 없다.

(배우가 이렇게 자신있어 하는데...)

그래도... 한 마디 하자면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과 음의 발란스는 어느 정도 맞춰줬으면 좋겠다.

어찌됐든간에 한지상의 음이 현장에서 듣기에 튀는 건 사실이니까.

 

stage석이라서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임정희 sara는 목소리가 좀 막혀있었다.

발음도 정확성이 떨어졌고 넘버들도 거의 비슷한 뉘앙스로만 불러 아쉬웠다.

표정과 연기도 아직은 자유스럽지 않았고

한지상 Tom과 터치 장면은 조금 망설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최재웅과 임정희 페어로 29일 봐야 하는데 살짝 망설이게 된다.

 물론 최재웅이 확실하게 리드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홍경수는 Micheal이라는 배역 자체가 지금껏 그가 해왔던 배역과 너무나 달라서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Sara의 부정을 알고 폭발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밋밋했다.

그래도 홍경수로써는 그의 배우 인생 최초의 일탈이고 변신이지 않았을까!.

문진아 Narrator는 두번째도 역시나 매력적이다.

초반도 그렇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매력적으로 변하는 배역이고 배우다.

홍륜희 narrator는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이미 문진아로 취향이 정해버린 것 같아 걱정이다.

그야말로 이 작품으로 제대로 포텐 터뜨렸다.

 

기대했던 stage석!

참고로 뒷줄 stage석은 절대로 비추다!

배우들이 들락날락하는 옆모습 보는게 처음엔 좀 신기했는데 그것 뿐이다.

반대편 무대를 보는 건 진즉에 깨끗이 포기해버렸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거라도 보려고 계속 고개를 뺐더니 급기야 어깨 통증까지 오더다.

게다가 스피커 사각지대라 노래와 연주, 음향이 계속 울리게 들리는 것도 은근히 신경쓰였다.

앞쪽 side stage석이나 bar석은 모르겠지만

연주자 라인 stage석은 여러모로 각오하고 앉는게 좋을 듯.

(한자리가 남이 있었던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끈적하고 은밀한 "Mouth Tatto"와 "The Crying Scene"

감미로운 "Sara"와

확고한 현실과 간절한 환상 사이의 줄타기 같은 "Answer Me"

사이코틱하면서도 애절함이 가득 담긴 "I'll Be There"

너무나 다른 느낌을 주는 Tom, Sara, Micheal  세 사람의 "You Belong To Me"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한동안 난 이 넘버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거라는 거.

이 작품은 어쩌면 나를 향한 "경고"인지도 모르겠다.

이 경고를,

나는 과연 받아들이게 될까?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