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08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2. 2009.06.04 끝날 수 없는 이야기
읽고 끄적 끄적...2010. 10. 8. 05:45
처음엔 그를 왜 문단에서 주목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1970년 출생한 아주 젊디 젊은 작가 김연수
그 나이에 과거가 있으면 얼마나 있고 사건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젊은 작가 한 명의 작품이 나올때마다 문단은 바빠지나 했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
2007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
그의 이력은 문학상 수상작만 나열하는 것으로도 숨이 차다.
순서가 좀 뒤바뀌긴긴 했지만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읽었을 때도 의구심이 풀리지 않았었다.
그리고 읽은 그의 두 번째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바꿨다.
그의 책을 이제 다 찾아보리라!



가끔 생각한다.
그가 성균관대 출신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1991년의 그 시점에 대학생이 아니었다면...
(그 때 성균관대에서 권기정의 사망 사건이 있었다.
 아주 생생하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성균관대 운동권 학생이었던 언니 때문이다.
 권기정의 시신을 지키는 무리 속에 우리 언니도 있었기에...)
어쩌면 김연수에게도 그 시절에 대한 부채 혹은 책임감 같은 것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마치 광주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소명처럼...
기억하고 그리고 기록해서 전하기 위해서.
그 때 서울 시내는 항상 매캐한 최류탄 가스로 가득했었고
도심은 백골단과 대학생들의 쫒고 쫒김으로 분주했었다.
명지대에서는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학생이 사망했었고
(공교롭게도 명지대는 우리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그 사건도 아직까지 선명하다. 분향소를 찾아갔던 기억도...)
그리고 전대협의 북한행이 그 즈음이었고.
세계적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때이기도 했다.
곰곰히 되집으니 내가 살아온 대한민국의 현대사도 전쟁 못지 않았구나 싶다.
그러니까 이 책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는 이 모든 현대사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처음엔 사랑이야긴가 했었다.
그런데 아니다.
사람 이야기, 그것이었다.
예전의 어느 인터뷰에서 작가 김연수는 말했다.
"써보니까 소설이라는 게 사람을 이해하는 문제더라고요. 대상은 실제로 살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문득 떠올린 사람일 수도 있죠"
사람에 대한 이야기...
사람 이야기 속의 실제 사건과 시간들이 나는 두렵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뒤,
죽은 동료의 이름으로 개명하고 제3세계 망명객들의 후원자가 된 피아니스트 헬무트 베르크,
떠돌이 일용직 노동자에서 "광주의 랭보"로,
다시 혁명적 문화운동가 강시우로 "이 세상에 두 번 다시 태어"난 남자 이길용,
모범적인 고등학생에서 느닷없는 폭행을 경험하고 결국 자살에 이르는 정민의 삼촌,
서해 갯벌을 막아 논을 만들겠다는 만석지기의 꿈을 꾸다 간첩으로 몰려 실형까지 살게 된 주인공의 할아버지.
책 속엔 이렇게 유일하면서 둘이 되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읽으면서 나는 턱턱 숨이 막혔다.
한때 우리나라가 그랬었지.
(그렇다면 지금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 의해 내 인생이 날조되고 뒤바꿔지기도.
그래서 몽롱한 바보로 버려지듯 던져져버린
그런 삶들이 있었다는 거...
여기도, 저기도 갈 수 없었던 사람들.
나 자신일 수도, 나 자신이 아닐 수도 없었던 시간들.
소설로 읽어내는 그 사람들과 그 시간들은 아무리 해도 덤덤해지지 않는다.

문학동네에 이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김연수는 말했다.
"때로는 한 사람이 세상 모두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고, 이 세상 모든 것을 바라보면서 한 사람만을 생각할 때도 있다. 모든 사람은 단 한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이 보르헤스라고 했던가. 확실하진 않지만 나는 보르헤스가 그런 말을 했다면 그게 옳은 말이라고 전해주고 싶다...... 모두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역시 운명과 사랑과 배신과 복수와 좌절과 슬픔과 기쁨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멀리, 아주 멀리 가면 풍경은 달라지지만, 역시 이야기가 말하는 바는 비슷하다.
작가로서 진심으로 바라는 일은 이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정말 많은 얘기를 들려주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다시 내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기를....."
그가 쓴 또 다른 글에서 사람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그가 생각하는 재능이라는 건 "집중력"의 문제란다.
얼마만큼 시간을 그 안에 쏟아 부울 수 있는지의 정도 차이가 재능이라고...
이제 나는 또 한 사람의 재능을 탐하기로 했다.
김.연.수.
그를 읽어야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6. 4. 08:29




깜짝 놀랐다.
서울대, 중앙대 교수들의 시국선언.
그리고 뒤이어
성균관대, 성공회대, 동국대, 연세대, 한신대 등
다른 여러 대학의 교수들도
시국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 후퇴를 조장하는 현 정부는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
백면서생이라는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끝날 수 없은 이야기가 이제 시작되려나 보다.
이들의 심정은 절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절실했을 것이고
또 미칠 듯 간절했을 것이다.
그들 또한 가슴 속의 철퇴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말한다.
그들이 행동한다.
서울대 교수 124명, 중앙대 교수 68명..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질 길고 긴 행렬 !
1960년 대학교수들의 시국 선언문이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
오늘 나처럼
가슴 뜨거워진 사람 있겠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정말 대단하다.

"서울대 교수가 전부 몇 분인 줄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1700명 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교수들의 '소수의견'일 뿐이란다...
아마도 서울대 교수 대부분이 서명을 했다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대한민국에 대학이 얼마나 많으냐.
일부 대학의 소수의견일 뿐이라고....

시국선언은 민주주의의 파괴와 훼손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의미의 선언이란다.
이는 또한 바로잡지 않으면 국민이 저항할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는 마땅히 두려워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 모른다.
아니 모른 척 한다.
그것도 정말 열심히...
문득 생각한다
그들도 망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서 막장으로 가는 거라고...

그런데...
시국선언문 발표 현장에 뜬금없이 등장하셨던 어르신들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이라며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우셨던 20여명의
정말 남다른 기력을 가지고 계셨던 어르신들.
체력이 나보다도 100배는 더 좋으신 듯.
일당 6만원이라는 말도 있고...
10%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54,000 원이라나?
그냥 또 웃게 된다.


<서울대 시국 선언문 전문>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단지 애도와 추모의 물결만은 아니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착잡하기 이를 길 없는 심경으로 나라의 앞날을 가슴속 깊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서 각계각층의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러낸 것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으며 또 열어야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과정 또한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검찰은 국가원수를 지낸 이를 소환조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사건 처리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추가 비리 의혹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인격적 모독을 집요하게 가했다. 이는 엄정한 공직자 비리 수사라고 하기 곤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지난 1월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무모한 진압으로 빚어진 참사는 올해 벌어질 갖가지 퇴행적 사건을 예고했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이 수사기록 중 핵심적인 대목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세입자의 재산권, 주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적 애도 속에 주어진 국민적 화해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며, 다음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하나.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층이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09. 6. 3.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2009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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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