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09.29 큰 일이다! 가을이다!
  2. 2010.04.13 매화 그리고..
  3. 2010.04.09 석양... 발목 잡히다.
  4. 2009.08.04 1박 2일 가족여행 - 강화도
  5. 2009.03.21 열매
  6. 2008.12.24 눈 오시네......
찍고 끄적 끄적...2010. 9. 29. 05:55
큰 일이다.
또 가을이다.
무덤해도 이제 될 것 같은데...
탄다, 탄다. 또 탄다.



풍경이 서늘해지고
차가는 바람은 애써 몸 속에 길을 만든다.
바람이 지르는 불
소리없이 다 타고 나면 없어져 주려나?
기다림은...
노동보다 힘이 들다.



짧아지는 계절 앞에
어쩌자고 또 다시 속수무책일까?
이제 또 어디에 파묻혀 벼텨낼까?
바람이 차면
냉정해지라고, 차가워지라고
손끝이 먼저 섬뜩해진다.



온기도 생명이라면,
또 한 생명 잃을지도...

큰일이다.
또 가을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0. 4. 13. 05:54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때
제일 좋았던 건,
꽃을 가까이서
그리고 아주 찬찬히 들여다 볼 이유가 생겼다는 거였다.
아주 작은 꽃일수록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냥 신기하고 신비롭기만 해서...
작은 것들 안에 들어 있는 세계가
내겐 향기롭고 너무나 완벽해 보였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도
어쩌면 이 이유 하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꽃을 더 잘 들여다보기 위해서...



백매화 홍매화.
같으면서도 또 완전히 다른 한 세계.
봉오리에서 꽃이 피어나는 모습은
모든 창조와 진화와 소멸의 과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한 나무 안에서도 각기 다르게 피어나는 한 송이 한 송이의 세계는
오랜 생명의 시간조차도 무색하게 만든다.
그 빛깔 마져도 미묘하게 다른 세계.
작은 몸 안에 이 모든 걸 담고 있으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니 이렇게 활짝 피어날 수밖에...
일제히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그 다음 생.



꽃들의 꿈은 어쩌면...
하늘 저 위에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껓가지를 높여 하늘을 향해 향기 터트린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신과의 대면을 보는 듯
묘한 경외감까지도 느껴진다.
빛을 만나 더 선명해지고 더 밝아지는 꽃.
그 속을 읽어내라는 묵시록 같기도...



꽃이 훔친 빛.
꽃이 훔친 해,
꽃이 훔친 바람
꽃이 훔친 풍경.
꽃이 훔친 세상.
그리고 꽃이 완벽히 훔친 나...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0. 4. 9. 06:33
한 순간 발목 잡아버린 석양.
해가 토해내는 붉은 물결.
부산하고 소란스런 하루 끝
잠깐의 만남.
그 짧은 시간 속으로 그대로 눈이 갇히다...
당황스러울만큼 낯선 시간이 열리면,
조심해!
마음을 뺏긴 사람은 위험해!
풍경이 던지고 간 충고 한 마디.



아직 이른 개와 늑대의 시간.
그 첫 문 열리는 순간
그대로 발이 묶이다.
붉다... 붉다... 붉다...
마음 안으로 출렁,
붉은 물결 흐른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09. 8. 4. 06:36

주말에 17명 가족 모두와 함께
다녀온 가족 여행
17명이 언제 또 다시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싶어
왠지 혼자 애틋했던 마음.



1박 2일 동안 묵었던 한옥팬션
급하게 구한 장소라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의외로 깨끗하고 넓고,
그리고 창을 열면 확 트인 서해의 뻘을 볼 수 있어 좋았던 곳
또 무지 매섭고 독한 모기들...
내내 우리가 함께(?)했던 달과 오랫만에 본 잠자리
그리고 정말 백만년만에 찍어 본 단체 가족 사진.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이 여행을 충분히 너무나 큰 소득이 있었다... ^^)



함께 오른 전등사.
소담스럽고 아담하지만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절
절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을 돌탑들.
탑들 위에 곱게 담겨있을 소원들. 바램들...
그 모든 간절함들...
(카메라 렌즈에 문제가 있어 사진이... ㅠ.ㅠ)



억겁의 세월 동안
전등사의 처마를 이고 있는 형벌을 받고 있는  여인
이 여인의 죄는 언제까지 유효한 걸까?
풍경 소리에 눈을 번쩍 뜨며
아직 남은 죄를 스스로 단죄하고 있을지도...



경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부레옥잠
꽃의 선명함이 마치 거짓말 같아 당황스럽기도...
이곳의 물꽃들,
어쩌면 다 부처의 환생
그 한 조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도라지꽃, 들국화 그리고
보석같은 햇빛.
눈부시게 빛나는 기억으로 담긴
1박 2일 그 짧은 여행.



발이 푹푹 빠지는 뻘밭의 기억도,
참게를 쫒아 팔둑을 묻었던 기억도,
꼬물꼬물 옆걸음치는 참게의 기억도,
다 기억했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았으면....

얼굴에 미소 가득할 기억 하나 품다...
<가족>이라는 인연의 기억...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3. 21. 14:20

처마 끝
붉은 열매
귀 기울여 듣는 풍경



와르르~~~
터진 웃음에
그만 얼굴 붉어졌네,




자장 자장
나무결을 스다듬는
바람이 지나가면




홀로 나와
하루를
지켜보다



대롱대롱....
온종일 기다렸던
그...리...움...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8. 12. 24. 06:35





밤 눈 오는 길...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흩어지는 눈...
기억을 부르는 눈.
당신의 기억은 유효한가요?
조용한....
질문...



사실은....
대답하고 싶었다고....
길 위의 눈에게
던지는
은밀한 고백...

흩어지는 게...
사리지는 게...
어디
눈 뿐이겠느냐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