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6. 30. 08:10

카사 비센스(Casa Vicens)는,

가우디 처녀작으로 그가 건축학교을 졸업하기도 전인 1883년에 건축됐다.

원래는 지금의 규모보다 훨씬 컸다는데

비센스 후손들이 야금야금 팔아 넘겨 현재는 달랑 한 채 만 남게 됐다.

(이것마저도 소유권이 갈팡질팡 하는 상황이라던데...)

비센스는 그 당시 유명한 타일 제조업자였단다.

그래서 가우디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고가의 타일을 맘껏 사용살 수 있었다고!

아직 학생인 가우디는... 

이 집을 지으면서 너무 많이 행복했겠다. 

 

 

처음 이 건물을 지을 당시 이 지역은

노란 아프리카 금잔화와 야자수가 가득한 들판이었단다.

그걸 엎어버려야 하는게 가우디는 못내 미안했을까?

건물에 노란꽃이 활짝 피고 초록잎으로 풍성하다.

그리고 구엘 별장과 구엘 공원에서도 봤던 종려나무 잎사귀 철책까지.

타일의 표면에 빛이 반사되면 그 각도와 날씨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화려한 색감의 타일을 완성시키는건,

그러니까 "빛"이다.

그렇구나...

"가우디가 생각하는 최고의 장식은 "빛"이었구나...

그래서 그의 건축물이 그렇게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모양이다. 

또 다시 만나는 가우디의 "자연"이다.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 성가족성당에 익숙한 사람은

카사 비센스를 보고 촌스럽다고도 하고 "레고로 만든 집"같다고도 하는데

난 이 투박하고 정직한 색감이 참 좋더라.

시골 흙집 같기도 하고, 동화에 나오는 집처럼 보이기도 하고...

젊은 가우디의 풋풋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우디와는 관계없는 것들이겠지만

집 앞의 도로를 따라 쭉 나열된 동그란 조형물들과 가로등도 어딘지 고풍스럽고 수줍다.

건너편 좁은 골목길에서 바라보는 뷰가 참 다정해서

자꾸 뒤돌아보며 서성였던 곳.

비센스의 집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