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2. 2. 3. 06:49
강팍한 땅을 품은 섬
화(火)를 화(華)로 품은 뻘의 검은 물빛
도처에 넘나드는 숨은 사람들의 흔적... 흔적...
강화를 걸으면
걸음 속에 고된 회한이 느껴진다.
유배의 땅.
떠나서 그리운 자와
떠나보내 그리운 자의 숨결이 잠깐 만나지는 검은 뻘 속에
멈춰진 시간이 머물듯 서성인다.



얼어있는 벌 속에 발을 넣으면
고되다... 고되다...
꼭 그런 말소리가 자꾸 귀 속에 들려.
환청을 쫓으러 먼 곳을 바라보면
주저없이 들어오는 햇살에 속수무책 점령당하는 몸뚱이들... 몸뚱이들...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인간과 금수와 다른 점이라는데...
견딜 수 없는 금수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은
차라리 초연함 그것이려나!
그렇게 견디면 또 봄은 온다고
검은 뻘은 자꾸 말을 한다. 



더워 메마른 것과,
추워 메마른 것은
이렇게 다른 메마름이구나!
아.프.다.
그리움 없는 외로움은
텅 빈 몸 속으로 내내 찬 바람 들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맘 닮은 사람들이여!
그러나 그대들의 인생에는 아무 죄 없다.
그리움과 외로움도
이유없는 통증을 버텨내진 못한다.

통증은 액(厄)이 아니다.
통증은 벌(罰)이 아니다.
통증은 흉(凶)이 아니다.

하여 강화도는 걷는 모든 걸음은
시간 위에 꾹꾹 담기는 긴 통증으로
검게 검게 얼어 붙는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