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7. 6. 5. 13:52

교토 신바시(新橋).

원래는 시라 강을 건너는 다리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강을 낀 삼각형의 지역을 통칭해서 신바시라고 부른다.

신바시 거리는 역사보존지구로

기온(紙園) 거리와 이어진다.

게이샤와 마이코들의 주무대.

일본 전통 공연예술의 원형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는 이들로 인해

기온거리와 신바시에는 항상 낯선 시선들이 머문다.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곳.

엄청난 전통을 자랑하는 고급 음식점과

고가의 명품숖이 즐비한 속(俗)의 거리 뒷편엔

겐닌지(建仁寺)라는 성(聖)이 자리하고 있다.

오후의 늦은 햇살 아래 고요시 서있는 법당을 보니 어딘지 차분하고 고요해진다.

수묵화 같은 농담(濃曇).

어딘지 건물 전체가 "메멘토 모리"를 설파하는 느낌이다.

이곳을 "차의 사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차"를 마시며 숙고의 시간을 가지라는 의미인가보다.

차의 진면목을 이해하기 위해선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급한 마음에 뜨거운 차를 한 번에 들이키면 꼭 화(禍)를 만난다.

뜨거운 차가 적당한 온도가 될때까지 기다리는 마음.

한모금 한모금씩 천천히 음미해야 온 몸에 퍼지는 맛과 향.

"느림"으로 이어지는 시간.

완(緩)속에 각(覺)이 태어난다.

 

 

뉘엿뉘엿 기물기 시작하는 해.

멀리 보수 중인 기부키 극장이 보이고

그 아래 상점과 거리엔 하나 둘 불이 켜진다.

그렇게

낯과 밤은 교차는

같은 곳를 다른 곳이 되게 만든다.

 

개와 늑대의 시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