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0. 5. 11. 05:35
원래 TV는 거의 보지 않는데
우연히 KBS에서 하는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를 보게 됐다.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테마로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
7명의 남자가 경희대학교 강당에 서 있었다.



<남자의 자격> 이번 주 미션은
"청춘에게 고함"이란 주제로 각 멤버들이
약 30분 동안 강연을 하는 것이었다.
지난주에 김국진의 <롤러코스터>라는 강연이 감동적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동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자신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이야기하는 김국진의 강연은
진솔했고 그래서 확실히 감동적이었다.
롤러코스터는 아래로 내려가는 그 반동으로 다시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수없이 바닥을 치더라도 다시 올라올 수 있음을 믿으라고...



물론 7명의 모든 멤버들의 강연이 다 훌륭했다.
그런데 역시 폭풍감동을 몰고온 사람은 방송인 "이경규"였다.
<참을 인(忍) - 꾹 참자!> 라는 제목의 강연은 감동과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그가 방송이라는 정글 속에서 지금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게
정말 운이나 인기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절감했다.
그는 점점 길어지는 녹화를 참지못해 화를 많이 냈더니 주위를 사람들도 많이 떠나갔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참기 시작했다고...
 "남자의 자격"에서 마라톤, 지리산 등반을 하면서도 화가 났지만 꾹 참아가면서 했단다
그랬더니 좋은 댓글들이 많이 올라왔다며...
그는 말했다.
"제가 더 사랑을 받으려면, 더 참아야겠다란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다"라고...



20kg의 배낭을 메고 지리산을 종주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다시 한 번 강동을 선사한다.
무거움을 꾹 참고 정상에서 배낭을 열었더니 그 안에는 먹을 것들이 들어있었다고...
그의 당부가 지금도 먹먹하게 가슴에 남는다.
"내 어깨의 무거운 짐을 함부러 내려놓지 마라!
 끝까지 달린 뒤 짐을 내려놓는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강연 시작 전 이경규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기립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정글에서 살아남는 건 결코 "힘"이 최고가 아니라는 걸
그의 강연을 보면서 다시 알게 됐다.
30년 정도 더 해 먹고 방송을 그만 두면서 그는 이렇게 말하겠노라 공언했다.
더러워서 더 이상은 못해먹겠다고... (^^)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그에겐 아마도 충분히 있으리라.

강연을 마친 7명의 남자들이 참 대단해 보였다.
(어떤 완소남보다 어떤 훈남보다 완벽하게 아름다웠다. 그들은...)
이윤석 "고정관념을 벗어나라"
김태원 "무엇이든 감동하라 (Cast Away!)"
김성민 "누구를 위하여 살 것인가"
이정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찾아라"
윤형빈 "나를 팝니다"

평균 나이 40.6세의 이 7명의 남자들이
문득 나를 번쩍 정신차리게 한다.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준 7명의 남자들에게
폭풍 감사를...

“그대여 결코 서두르지 마라.
 대어를 낚으려는 조사일수록 기다림이 친숙하고,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일수록 서둘러 신발끈을 매지 않는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