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0. 7. 3. 06:22

아름답고 젊은 꽃 한 송이 또 다시 지다.
무엇이었을까?
그에게 일순간 극단의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은...
베르테르 효과 운운하는 게 두려운 게 아니다.
그 밤에 한 생명이 내린 최후의 생각과 판단이 또 다시 두렵고 슬프다.
서른 세 살,
이제 더 이상 나이 먹지 않을 그의 사진 앞에 누군들 망연하지 않을까!



위암 말기의 아비와 처음 아들의 서늘함을 발견한 노모는
영결식에조차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던가?
너무도 환하게 웃는 아들의 영정 사진을,
한 줌 재가 되어 먼저 먼길 떠나는 아들의 마지막을
차마 부모의 두 눈에 담을 수 없었으리라.
내가 아파야하는데 미안하다며 아들은 그 밤에 아비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단다.
결국 그 말은 지상에서 그가 남긴 마지막 언어가 되고 말았다.
선하고 착한 효자였다고 했다.
이제 그 아들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자식은 죽어 부모의 가슴에 묻힌다고 했던가!
부모는 이제 또 다시 기다리리라.
처음 생명을 탄생을 기다렸듯 다시 만날 재회의 순간을
갈래갈래 찢어지는 가슴으로 기다리리라.
천 만 번의 윤회를 거듭하더라도
잊지않고 내내 기다리고 또 기다리리라.




친구를, 선배를, 후배를 어느날 느닷없이 보내야만 하는
동료들의 얼굴 속엔
슬픔으로도 표현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절망감이 가득하다.
그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무서우리만큼 넋을 잃은 사람의 표정 속을
한 사람의 생명이 한 명 한 명 스치고 지나간다.
슬퍼하지 말라고...
그래도 당신들 곁에 가끔은 있겠노라고...
어쩌면 정말 그래주기를 그들 역시 바랬는지도.
서른 세 살,
무엇이 그를 잠깐이라도 절망하게 했을까?
무엇이 그에게 삶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했을까?
그가 남겨둔 서른 셋이
이제 너무 아프다.






2박 3일 동안 친구의 곁에 지킨 소지섭의 눈은
보는 사람을 또 다시 무너뜨린다.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그의 눈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함께 나이를 먹으며 오랜 우정을 나누게 되리라 생각했던 친구의 유골을 품에 안고
그는 생명을 흘리듯 눈물을 흘렸다.
그의 오열이 차라리 큰 통곡이었다면 보기가 덜 힘들었을텐데...
2박 3일의 시간동안 그는 또 무슨 말을 내내 하고 있었을까?
묻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을텐데...
친구를 보내고 힘들어 할 그가
나는 이제 아프게 아프게 걱정된다.




아름다운 별 잠시 세상에 살다
다시 하늘로 돌아가
지지않는 별 되어  돌아오려나???

고단한 짐 모두 내려놓게 이제는 편히 피어나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