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11. 2. 08:49

생각해보니 두브로브니크 카드는 샀는데 그 안에 있는 교통카드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개통 후 24hr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카드인데 그대로 날려버리는게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

그래서 이참에 아신시가지를 한 번 가보자 생각하고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게 물었다.

주인장이 Lapad보다 Babin Kuk이 더 좋을거란다.

쭉 이어진 산책로가 좋다는 소리에 귀가 솔깃한다.

필레문을 나와 길을 건너 6번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문제적 길치긴 하지만 그래도 지도와 노선표 정도는 예의상 한 번 봐준다.

일단은 모르겠지만 오른쪽 하단에서 뭔가를 발견한다.

"LIBERTAS-DUBROVNIK"

멈춰서는 버스의 몸체에도 역시나 커다랗게 "LIBERTAS"가 써있다.

잊을만하면 수시로 등장하는 "자유"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의 귀여운 버전같아 미소가 번졌다.

일관성있는 두브로브니크 ^^

 

 

분명히 6번 버스를 탔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중간에 한 번 갈아탔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6번 버스에 두 종류가 있는것 같다.

바빈쿡까지 가는 거랑 아닌 거랑.

좀 이상해서 바빈쿡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물으니

버스승객들이 일제히 너 지금 내려서 저쪽에서 갈아 타야 한단다.

그들 눈에도 내가 참 어리버리 보였던 모양이다.

그 분들 덕분에 다행히 비교적 덜 헤매고 바빈쿡에 도착했다.

(난 뭐 맨날 이렇게 일관성있게 성실하게 헤매는지...)

 

Babin Kuk.

이곳에서 나는 혼자 한나절을 보냈다.

아무 생각없이 산책길을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지치면 그늘을 찾아 바다를 바라보고 앉았다.

 

사람들이 물었다.

바빈쿡에서뭘 했느냐고.

대답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아니 할 필요가 없었다고.

 

그건 단지 내 마음 속 view 였다고...

그리고 내 옆에 조용히 "생각"이 따라와 앉았었다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