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9. 22. 08:14

플라차(스트라둔) 대로는 필레 문과 플로체 문을 잇는 길로 약 300m 정도 된다. 

원래 이 길은 바닷물이 흐르는 운하였다.

그러다 성채도시가 되면서 사이의 바다를 매워 지금과 같은 대로가 만들어졌다.

처음 만들어진건 13세기였는데 대지진으로 훼손이 돼 1667년 재건했다.

이 길 좌우로는 구시가지의 주요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고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들도 많아서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바닥은 반질반질한 대리석이라 햇빛이 강할 때는 눈이 시릴 정도다.

그래서 선글라스는 필수.

비오는 날은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발에 힘을 줘서 꾹꾹 눌러 걸어야 하지만

운치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다.

(그 멋진 광경을 나는 자다르와 스플리트에서 두 번 목격했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빗방울 교항곡이라고 할까!

 

 

플라차 거리 끝에 커다란 종탑이 서있는데

꼭대기에 있는 종은 무게가 무려 2톤이 넘는단다.

자세히 보면 종 좌우에 망치를 든 "마로"와 "바로"가 보이는데

아마도 이 종탑에 녀석들과 관계된 사연이 있지 않을까 싶다.

7월이면 이곳 두브로브니크에 "자유(Libertas)"라는 여름 축제가 열리는데

그때 이 종탑과 올란도 기둥에 붉은 넥타이가 길게 내걸린다.

종탑의 아래로는 원형의 시계가 있고,

그 아래는 해와 달(혹은 낮과 밤)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제일 아래에는 전자시계가 있다.

(살짝 뜬금없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 

 

 

두브로브니크에는 두 개의 오노프리오 분수가 있는데

하나는 필레 문 쪽의 큰 오노프리드 분수로

두브로브니크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1436년 오노프리오가 만들었다.

(그러니까 분수 이름은 만든 사람 이름을 딴 거!)

16각형으로 된 분수의 외각에는 사람과 동물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데 지금음 보수중이라 가려져 있다.

분수의 물은 이곳에서 20km 떨어진 스르즈 산에서 끌어왔고

원래는 이보다 더 화려했는데 1667년 지진으로 무너져 현재의 모습이 됐다.

플차다 대로 끝 루자 광장쪽에 오노프리오가 만든 분수가 하나 더 있는데

구별하기 위해 작은 오노프리오 분수라고 부른다.

루사 광장은 시장이 서는 곳으로 그곳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이 분수를 만들었다.

두 곳의 분수에서 나오는 물은 지금도 마시는게 가능하단다.

큰 분수는 보수 중이라 물론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플라차 대로를 제대로 보려면

성벽 위에 올라가는게 최고다.

거기서 내려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이 길이 완전히 새롭게 보인다.

마술같기도 하고, 환상같기도 하고,

아니면,

나처럼 아득한 꿈이라고 생각할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