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11. 27. 08:21

로톤다(Rotonda)는 란틴어 "fotundus(원형의)"에서 파생된 말로

원형이나 타원형의 건축물을 뜻한다.

둥그런 평면구조를 가진 로톤다는 윗부분이 돔으로 되어있는 독립적 건물로

판테온(Pantheon)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그리고 판테온 정면의 넓은 광장을 로톤다 광장이라고 부른다.

이 광장은 19세기 중반까지 테베레강이 범람하면 침수가 되곤 했다.

그래서 지금도 로톤다 광장을 둘러 싸고 있는 건물 벽에는 그 당시 최고 수위를 기록한 석판이 남아 있다고...

(찾아볼까 하다가 기웃거리는게 귀찮아 관두기로 했다.)

이곳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약속 장소나 모임의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범죄나 폭동 같은데 빈발해서

한때는 이곳에서의 모임을 금지하기도 했단다.

 

 

판테온을 둘러보고 로톤다 광장으로 나왔더니

거리 공연이 한창이었다.

재미있는건 거리 예술가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순서와 배정된 시간이 있는것 같았다.

묘한 경쟁구도와 질서를 바로보는건 흐뭇한 즐거움이었다.

PR 문구로 깨알 홍보를 한 아쿠스틱 팀도 있었고

엠프에 연결된 전기기타 하나로 멋진 락음악을 선보인 나이 지긋한 아저씨도 있었다.

열린 광장에 펼쳐진 그들의 자유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찬란했다.

우리나라의 광장과 사뭇 다른 느낌의 광장.

나는 골목을 지날때마다 마주치는 유럽의 작은 광장들이

부럽고 또 부럽다.

 

 

 

판테온 맞은편에 있는 분수와 오벨리스크는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분수는 16세기에 교황 그레고리 13세의 지시로 만들어졌고

오벨리스크는 이집트를 정복한 기념으로 람세스 2세의 것을 빼앗아온거다.

(원래는 이집트 이시스 신전에 있던 오벨리스크)

카톨릭 국가의 상징인 십자가는 나중에 만들어진 것.

빼앗긴 것과, 빼앗는 것의 차이는 "힘의 불균형"에 있다.

균형과 조화가 깨지는 순간 기울기는 지체없이 변한다.

 

균형감의 파괴 혹은 살실.

오벨리스크는 내게 그런 존재다.

그래서 저 거대하고 높은 석벽이 나는 한없이 측은하고 아프다.

통곡의 벽처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