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1. 19. 08:48

<On Stage>

일시 : 2014.11.18. ~ 2014.11.23.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출연 : 김도현, 김재범, 박영수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지난 2월에 <On Stage season1>이 반응이 좋았는지 채 일 년이 되지 않았는데 season2가 시작됐다.

그때 서로 절친이라는 김재범, 최재웅 회차를 챙겨 봤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김재범이 출연하는 회차를 무시하진 못하겠더라.

정상윤이 출연하는 <쓰릴미>팀도 보고 싶었는데 이날 예매해놓은 연극이 있어서 아주 깔끔하게 포기했다.

아쉬움은 12월에 있는 정상윤 단독콘서트로 만회하는걸로! 

(이 콘서트도 제대로 피켓팅이라 최고로 섭섭한 자리를 겨우겨우 예매했다.)

처음 이 세 명의 배우가 함께 토크콘서트를 한다길래 의아했다.

어떻게 둘씩은 연관성이 있지만 셋은 도무지 관련이 없는 것 같아서...

역시나 박영수가 그러더라.

"세 사람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비틀즈코드가 하나도 없다고..."

그래도 세 사람의 나이차가 묘하고 친밀한 위계질서(?를 만들어줬고

김재범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선지 크게 어색하진 않더라.

MC 없이 출연배우들이 직접 진행하는 방식이라 산만한 느낌도 있긴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산만함이 나쁘진 않더라.

어수선하지만 살짝 풀어진 인간적인 모습이 편안하고 평범해보여 좋았다.

배우들에게도 이런 무대도 가끔씩은 꼭 필요하겠구나 싶었다.

내가 작품 속 인물이 아니라 그냥 나로 설 수 있는 자리.

<On stage>의 의미가 그런게 아닌가 싶다.

난 알아요 - 서태지와 아이들 (김도현, 김재범, 박영수)

My Galsses - 쓰릴미 (김재범, 박영수)

담배 - 싱글즈 (김도현)

달의 노래 - 화성에서 꿈꾸다 (박영수)

Empty chair empty table - 레미제라블 (김재범)

풍선 - 다섯손가락 (김도현, 김재범, 박영수)

Say it to me now - Once (박영수)

아픈 진실 - 셜록홈즈 (김도현)

다행이다 - 이적 (김재범)

Gethsemane - JCS (박영수)

Confrontation - J & H (김도현, 김재범)

교실 이데아 - 서태지와 아이들 (김도현, 김재범, 박영수)

난 알아요(앵콜송)

 

세 명의 배우들이 준비한 곡들은 나름대로 공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가장 무리수를 둔 배우는 본인 스스로도 고백했듯이 젊은피 박영수!

배우로서 자신의 로망인 노래로 정성껏 선곡했던데 한결같이 너무 어려운 넘버였다.

솔직히 고백하면... 많이 힘겨워 보이더라.

특히 Gethesename는 엄청난 무리수였다.

하지만 자신이 부족하다는걸 아예 처음부터 드러내고

그 상태에서 어떻게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꼭 조카의 재롱을 보는것 같은 흐뭇함...

아주 오랫만에 "달의 노래"를 들으니 <화성에서 꿈꾸다>가 쓰나미처럼 그리워졌다.

(물론 민영기 버전의 정조가... ^^)

김도현은 "담배"가, 김재범은 "empty chair empty table"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론 솔로곡보다 두명씩 꾸민 무대가 훨씬 좋았다.

김재범, 박영수의 "My Galsses"에는 혼자 향수에 젖었고

김재범, 김도현의 코믹과 진지를 오가던 "confrontation"은 최고였다..

(비록 두 배우는 심하게 민망해했지만!)

 

세 배우들이 자신들한테 기대치를 갖고 있다면 많이 낮춰달라면서

혹시라도 다른 회차와 비교해서 글올리지 말라고 우스개소리도 했지만

나는 그런 평범한 어수선함이 의외로 아주 편안하고 보기 좋더라.

(내가 너무 old한 탓이겠지만...)

자기네는 컨셉도 없다고 했는데

내 생각엔 세 배우의 오마쥬가 이 토크쇼의 컨셉이었던것 같다.

티켓을 찾는데 걸린 시간이 황당할만큼 길어서 시작 전까지 많이 불쾌했는데

두 명의 순수장년(?)과 한 명의 순수청년 덕분에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다.

 

그래도 부탁컨데,

티켓 수령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을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첫인상부터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면

출연배우에게도 관객에서도 결코 좋지 기억이 될테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