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3. 12. 06:15

<김종욱 찾기>

일시 : 2007.10.23. ~ 2012.03.31.
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1관
출연 : 정동화, 윤현민, 임강희, 소유진, 임기홍, 최연동

작품자체도 좋기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정동화 배우 때문에 다시 본 뮤지컬이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서 너무 인상 깊어서...
정동화, 임강희 임기홍.
캐스팅도 나무랄데가 없다.
정동화는 이 작품이 처음이지만 임강희는 과거에 여자 주인공을 했었고, 임기홍이야 멀티맨의 정석으로 이 작품의 공헌도가 이미 엄청나다.
그러니까 새로 김종욱이 된 정동화만 잘해주면(?) 된다는 뜻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이게 조금이라도 부담감이 됐을까?)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구성과 음악이 참 탄탄한 착장 작품이다.
2007년부터 시작됐으니까 이제 나이도 제법 먹었다.
지금까지 김종욱 19명, 사랑이 두려운 여자 17명, 멀티맨 17명이 출연했다.

오만석, 엄기준을 시작으로 신성록, 정상윤을 거쳐 정동화, 윤현민까지
왠만한 남자 배우들이 이 작품을 통과의례처럼 지나왔다.
조금은 소심하고 찌질한 캐릭터와 댄디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는 재미. 
<지킬 앤 하이드>처럼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역은 아니지만
유별나게 차이나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다르게 두 인물을 표현해야 한다는 거.
배우로써는 한 번 쯤 해봄직한 배역인 것 같다.
이 작품도 10년쯤 되면
학전의 <지하철 1호선>처럼 역대 울연 배우들이 다 모여 이벤트 공연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시즌 6 공연에서는 라이브 밴드가 직접 무대 뒤에서 연주를 하는데 그것도 너무 좋았다.
소극장 공연이 라이브 반주가 변해간다는 건 정말 좋은 방향인 것 같다.
계속 라이브 연주를 해주면 좋겠는데 시즌 6에서만 한정적으로 한다니까 좀 서운하다.



늘 느끼는거지만 임기홍의 멀티맨은 참 대단하다.
신혼이라서 그런가?
안 그래도 넘치는 에너지와 끼가 예전보다 훨씬 넘친다.
뭐랄까 안정된 자의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
<못말리는 영애씨>도 병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저질체력을 가진 사람이 늘 꿈꾸는 로망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와 열정, 그리고 자기만의 멀티맨 캐릭터 구축에 관해서는
대한민국 뮤지컬 배우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참 똑똑하고 현명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주연은 아니지만 극에 없어서는 안되는 감초로써 독보적인 존재감을 주는 배우다. 
그래서 나는 <김종욱 찾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임기홍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엄청난 순발력과 재치,
노래도 그 정도면 참 맛깔나게 잘 한다.
게다가 짧은 기럭지에 믿기지 않는 유연성까지...
어쩌다보니 임기홍 찬양 일색이 되버렸지만 암튼 좋은 배우라는 뜻 ^^
(내가 임기홍을 처음 본 게 2005년 한전아트홀에서 류정한이 지저스로 나왔던 <갓스펠>이라는 뮤지컬이었는데...)



정동화의 김종욱은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론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만큼 적역은 아니었던 것 같다.
<SOML>를 먼저 보지 않았다면 잘한다고 생각됐을 것 같긴 하다.
이 작품에서도 역시 표정과 딕션이 선명하고 명확하다.
<SOML>의 뽀그리 머리를 어떻게 하고 나오나 걱정했는데 그것도 손을 잘 본 것 같다.
아쉬움이 있다면 김종욱이 아닐 때 조금만 더 찌질했으면 하는 바람 정도!
두 캐릭터가 너무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그래도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 중 한 명임에는 분명없다.
다음 작품이 세종M 씨어터에서 4월부터 공연될 연극열전 4 <M버터플라이>란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재해석 작품인데
르네 역엔 김영민, 전노민이 더블 캐스팅
송 릴링 역에 김다현과 더블 캐스팅이 됐다.
개인적으로 김영민, 정동화 페어를 기대 중이다.
잘 하겠지! ^^
"믿어! 믿으면 다 되게 되있어!"

* 이 날 여간해서는 안 하기로 다짐한 '하루에 공연 2개 보기'를 했다.
  <백야>와 <김종욱 찾기>
  피곤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활력을 받고 돌아왔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