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4. 17. 07:39

<Next to Normal>

일시l : 2013.01.06. ~ 2013.05.05.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극본, 작사 : 브라이언 요키 (Brian Yorkey)

작곡 : 톰 킷 (Tom Kitt)

연출 : 변정주

출연 : 박칼린, 태국희 (다이애나) / 남경주, 이정열 (댄)

        한지상, 서졍수 (게이브) / 오소연, 김유영 (나탈리)

        이채훈, 최종선 (헨리) / 박인배 (의사)

제작 : (주)뮤지컬헤븐

 

<Next to Normal>은,

내겐 엄청난 trauma와 같은 존재다.

이 작품 보는 건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고, 너무 괴로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그런 작품이다.

꼭 나를 보는 것 같은,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보고 있으면 뼈마디마디가 저리고 살점이 뭉턱뭉턱 잘려지는 느낌이다.

넘버 하나하나를, 대사 한줄 한줄을 전부 알고 있는데도

너무 익숙해서 도저히 익숙할 수 없는 그런 작품.

어쩌나...

아프다.

아무 말도 쓸 수 없을 것 같다.

뭐라도 기록하고 싶은데,

자.신.이.없.다...

지금도 대사와 노래를 떠올리면 울컥울컥 눈물이 차오른다.

다이애나, 댄, 게이브, 나탈리...

한 명 한 명이 전부 나 같던 사람들.

 

초연때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더 진해지고 깊어졌다.

이 사람들...

자기 배역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고

아주 깊게 그 상황을 현실로 육화하고 있다.

걱정된다.

작품이 끝나면 많이 힘들텐데...

그래도 확신한다.

그들 역시도 "어둠 속 한줄기 빛(Light in the dark)"을 믿으리라는 걸.

이 작품에 나오는 모든 넘버들은 그야말로 heeling 이다.

초연때도 느낀거지만 번역이 정말 너무 좋다.

3층의 무대도 의미있고

각 층마다 밴드들이 자리해서 소리를 분리시킨 것도 좋다.

특히 박용호 대표가 말한것처럼 알전구 조명은 환상이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모든 배우들이 보라색 옷을 입고 3층의 무대에서 "Light"를 부를때

그 뒤에 쏟아지는 빛...

나는 그 쏟아지는 빛 속에서 작품의 해피엔딩과는 별개로 나만의 해피엔딩을 꿈꾼다.

바닥을 치고 일어서게 만드는 가장 근원적인 힘.

이 작품은 그 반전의 힘을 믿게 만든다.

 

박칼린 다이애나는 더 간절해졌고 집요해졌고 더 강렬해졌다.

그리고 초연때보다 딕션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그녀 때문에 나는 정말 많이 뭉클했고, 정말 많이 공감했고, 정말 많이 아팠다.

"I Miss the Mountains"은 꼭 꿈을 꾸는 사람 같았고

댄을 향해 "You don't Know'는 외치며 망상 속 게이브에게로 향하는 그녀는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I Dreamed a world"는 너무 힘겨워 보는 나조차도 다 놓아버리고 싶었고

나탈리와의 'Maybe"장면은 그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아팠다.

"So Aayway"의 가사는 견디기 힘든 진실이지만 너무나 처연해서 뜨거웠다.

 

그리고 이정열 댄!

얼마전에 위암 수술을 했다는데...

예전에 비해 많이 마른 몸피를 보니 가슴에 애잔하다.

(빠른 회복과 건강을 기원하며..._

확실히 나는 남경주 댄보다는 이정열 댄에 감정몰입이 잘된다.

"I'e been"도 "Light in the Dar"도 그가 부르면 너무 간절하고 절실하다.

아내와 가정을 지키고픈 댄의 간절함과 의무감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에게도 여전히 살아있는 가브리엘,

아들의 망상을 인정하는 "I Am The One" 장면을 보면서는

조울증 호나자 다이애나보다 사실은 댄이 훨씬 견디기 힘들고 아픈 사람이었다는 걸 이해했다.

"How Could I ever Forget'

이정열 댄을 어찌 잊을까....

울음을 참아내며 조용히 통곡하던 그 목소리를... 

 

한지상 게이브.

망상을 현실로 고스란히 느끼게 만든 배우.

초연때도 놀라웠는데 지금은 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게이브를 한지상 이외의 다른 배우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게이브 = 한지상

내 공식을 아마도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 헨리 이채훈.

그의 성장은 정말 눈부실 정도다.

초연때도 물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땐 왠지 뭔자 조심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정말로 나탈리의 완벽한 짝, 그 모습이었다.

함께 미쳐주겟다는 헨리의 말...

최고의 사랑 고백이었다.

댄과 중첩되는 장면에서도 초연때와는 다르게 존재감이 팽팽하게 살아있다.

<황태자 루돌프>를 보면서 놀랐었는데 이 작품이 다시 한 번 재확인 도장을 찍어준다.

멋지다! 이 녀석.

초연때 한지상에게 느꼈던 미래가 이번엔 헨리 이채훈에게 바통터치하듯 넘어갔다.

(한지상과 이채훈, 두 배우 모두 기꺼이 주목하자!)

 

나탈리 오소연!

나는 이 작품에서 나탈리만이 가장 normal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이제서야 알았다.

다이애나의 말처럼 "숨어 사는 엄마와 딸"일 뿐이었다.

엄마에게 투명인간일 수밖에 없었던 나탈리!

그녀가 느꼈을 그 모든 절망과 아픔이 뒤늦게 가슴을 뻐근하고 묵직하게 누른다. .

어깨를 다독이면서 품 속에 꼭 안아주고 싶었다.

오소연의 나탈리는 나를 헨리가 되고프게 만들었다.

1인 2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 박인배.

플레이DB 동영상에 살짝 실망했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본 그는 역시 배우다.

딕션과 목소리톤, 노래와 감정도 정말 좋았다.

진정한 포커페이스.

나는 지금 그의 1인 2역을 두고 말하는 게 결코 아니다. 

이해할 수 있을까?

 

보고 있기에 참 아프고 힘든 작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망상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꿈.

포기 못하겠다고...

놓을 수 없다고,..

기꺼이 같이 미쳐주겠다고...

세상의 모든 다이애나와 나탈리의 곁에

댄과 헨리가 함께 있어주길

간절히 간절히 기도한다.

 

Light (정말 좋은 ending)

 

불을 켜요.

먼저 불을 밝혀요.

어둠 속에 혼자서 있지 마요, 처량해보여

우리 단 둘이 함께 견뎌.

 

수많은 밤,

아침만을 기다려왔어

모든 게 잘 될 거야

우린 너무 돌아왔어

 

매일매일 괜찮기만 기도해

무뎌지려 해봐도 상처는 낮지 않아

유령에 쫒겨도 가는거야, 가야만 해

그럼 살 길은 또 생겨

행복만을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살아있어야 행복해

 

매일 내게 구름과 비 내려줘

아픔은 삶의 일부, 느끼기위한 댓가

사랑은 고통임을 다 알지만

우린 사랑해

 

긴 밤이 끝내 지나고 먼동이 뜨면 알게 돼

얼마나 멀리 어둠 속 헤맸던지

안다고 믿던 세상 저 빛이 새롭게 하니

 

매일매일 길 찾아갈 의지를 줘

알잖아 해뜨기 전 칠흑같은 어둠

긴 밤이 지나면 한 줄기 빛

한 줄기 빛

남편, 아들, 딸, 아내

다들 힘겹게 버터 싸워야 올

한 줄기 빛

한 줄기 빛

어서오라. 한 줄기 빛

 

 



 

 

 

<Next to normal 1>
01. Prelude (서곡)
02. Just Another Day (그저 또 다른 날)
03. Everything Else (모든 게 다 사라져)
04. Who's Crazy/My Psychopharmacologist And I (미친 건 누굴까?/ 내 신경 정신과 의사와 나)
05. Perfect For You (완벽한 짝)
06. I Miss The Mountains (난 산이 그리워)
07. It's Gonna Be Good (좋아질거야)
08. He's Not Here (그 아인 없어)
09. You Don't Know (넌 몰라)
10. I Am The One (바로 나)
11. Superboy And The Invisible Girl (슈퍼보이와 투명소녀)
12. I'm Alive (난 살아있어)
13.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나 떨어져요)
14. I Dreamed A Dance (춤을 췄어, 우린)
15. There's A World (그 곳)
16. I've Been (니 곁을 지켰어)
17. Didn't I See This Movie (전에 본 영화같아) 
18. Light In The Dark (어둠 속의 빛)

<Next to normal 2>
01. Wish I Were Here (넌 어딨니)
02. Song Of Forgetting (망각의 노래)
03. Hey #1 (헤이#1)
04. Seconds And Years (몇 초와 몇 년)
05. Better Than Before (과거보다 행복한 과거)
06. Aftershocks

07. Hey #2 (헤이#2)
08. You Don't Know (넌 몰라)
09. How Could I Ever Forget? (그 날을 어찌 잊어)
10. It's Gonna Be Good (좋아질거야)
11. Why Stay?/A Promis (제발 떠나/약속)
12. I'm Alive reprise (난 살아있어) 
13. The Break (박살난 영혼)
14.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나 떨어져요)
15. Maybe (next To Normal) (어쩌면)
16. Hey #3/perfect For You (헤이#3/완벽한 짝) 
17. So Anyway (뭐 어쨌든)
18. I Am The One (바로 나)
19. Light (빛)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