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4.02.03. ~ 2014.02.1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문혜원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세종문화회관 8일간의 앵콜 공연 두번째 관람.
마지막 서울 공연이었고, 지방 공연에 개인 스케쥴로 참여하지 못하는 마이클리의 마지막으로 그랭그와르로 무대에 서는 날이었다.
솔직히 정말 몰랐다.
내가 오리지널팀이 아닌 라이센스 <NDP>에 이렇게 빠지게 될 줄은...
막공의 클로팽과 에스메랄라가 조휘와 바다였다면 최고의 마무리였겠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런 캐스팅의 <NDP>가 다시 올라오까 싶어 가슴 끝이 살짝 찡해왔다.
분명 첫관람을 했을 때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보여 실망을 했었는데 어쩌다 내게 이런 반전을 안겨준걸까?
윤형렬 콰지모도.
이 배역때문에 허리까지 망가졌다고 하는데
참 미안한 부탁이지만 할 수 있을때까지 콰지모도를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절절하고 간절하고 애뜻하다.
게다가 체격까지 커서 홍광호 콰지모도보다 훨씬 괴기스럽게(?) 보여 역할과도 딱 어울린다.
분장도 홍콰지보다 확실히 더 추해보였고
무대 위에서의 표정은 자신을 다 버리고 오로지 콰지모도로만 서있더라.
음색도 정말 좋고...
그가 부르는 "불공평한 세상"은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최고의 넘버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 한곡 안에 이 작품의 모든 내용이 전부 다 들어있는 것 같아서...
단 윤형렬이 불렀을때만!
내한공연 때 제롬이 불렀던 버전을 제일 좋아했었는데 순서가 뒤짚어졌다.
이 넘버만큼은 윤형렬 콰지모도가 진정한 갑이다.
목소리 상태가 최악이었던 문종원 클로팽을 제외하면
배우들과 댄서들 모두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더라.
문종원은 연극 <스테디레인>의 여파였을까?
고음이 전멸했고 초반에 무리해서 질렀던 몇몇 부분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참혹했다.
몇 번 시도하다가 본인도 어쩔 수 없었는지 그냥 낮춰 부르더라.
김성민 페뷔스의 악몽이 재현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래도 배역 자체가 솔로파트가 적고 대부분 떼창에 묻히는 부분이라 그런대로 재앙은 모면했다.
반대로 그랭그와르 마이클리의 목소리는 정말 좋더라.
맑음과 청아함도 참 다양하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스스로도 감정이 복받쳤는지 마지막 커튼콜에서 울컥하더라.
근데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무대를, 작품을,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몰랐엇는데 막공의 여운이 참 깊다.
어쩌면 한동안 "NDP앓이"를 하게 되지도 모르겠다.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이 추진중이라는 소문도 조금씩 들리던데
성사된다면 참 좋겠다.
가능하면 예전 멤버들 그대로...
리사르와 멧, 나디아와 로랑의 모습도 보고 싶지만
로디 줄리앙의 클로팽과 미쉘 영강님의 프롤로는 정말이지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다.
<NDP>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는 중독.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빠져나오는 건 애초부터 쿨하게 포기했다.
더 깊게 빠지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것도 점점 힘들어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