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9. 14. 08:30

<A Tale of Two Cities>

일시 : 2012.08.24. ~ 2012.10.0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찰스 디킨스

대본, 작사, 작곡 : 질 산토리엘로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주)비오엠코리아

출연 : 류정한, 윤형렬 (시드니 칼튼) / 전동석, 카이 (찰스 다네이)

        임혜영, 최현주 (루시 마네트) / 김도형 (마네트 박사)

        이정화, 신영숙 (마담 드파르지) / 이종문 (어니스트 드파르지)

        정상훈 (존 바사드), 박성환 (제리 크런처)

         

어쩌다보니 몇 일 차이로 다시 <두 도시 이야기>를 보게 됐다.

(관객 입장에서 이런 게 바로 더블 캐스팅의 폐해라고 하겠다)

 

워낙에 편애하는 배우 류정한의 출연작이다보니 자꾸 눈길이 갈 수밖에 없긴 한데

윤형렬의 시드니도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연습때조차도 목소리의 100%를 사용한다는 이정화의 마담 드파르지도 궁금하고...

이번에는 3층 맨 앞에서 관람했다.

(충무아트홀 3층은... 정말 높다.... 높기만 하면 다행인데 가파르기까지 하다)

배우들의 세밀한 표현을 볼 순 없지만

무대와 배우의 움직임, 조명의 효과같은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 점은 참 좋았다.

그리고 1층에서는 전혀 못봤었던 무대 바닥이 눈에 확 들어왔다.

둥그란 패턴으로 모여지는 돌길처럼 보였는데 색감이랑 느낌이 특이했다.

18세기의 길을 표현한 것 같은데 꽤 괜찮았다.

이런 의외의 발견(?)들 덕분에 고층 관람만의 재미도 분명히 있다.

 

윤형렬의 시드니는 1막과 2막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좀 무덤덤하고 건조한 느낌이랄까?

아마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끙끙 앓는 인물인가보다.

류정한 시드니는 befor-after의 개념이 확실한데

윤형렬은 속이야 무지 혼란스럽고 당황하는 중이겠지만 겉보기에는 그 변화가 눈에 드러나진 않는다.

방탕(?)하고 제멋대로의 느낌보다는 오히려 신사적인 쪽에 가깝다.

그래서 찰스 다네이와의 듀엣도 상당히 단정하다.

귀족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는 느낌이랄까?

(윤형렬의 노래는 마치 발라드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느낌이다.)

게다가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덕분에 카이 찰스의 기쁨이나 간절함이 오히려 더 극대화된다.

(어쩌면 내가 너무나 류정한 시드니에 편파적이라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쯤 주체하지 못한 감정을 폭발시켜줬으면 하는 바람마저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윤형렬 시드니는 참 "나쁜 남자"다.

이정화의 마담 드파르지는 신영숙과는 또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그야말로 여장부다.

오직 평생을 복수만을 위해 살아온 남자보다 더 남자같은 여자.

원작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마담 드파르지 같긴 한데 개인적으론 신영숙이 더 좋았다.

분노와 복수에만 빠져 있어 시종일관 너무 강해서 살짝 싸이코틱했다.

노래에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 듣기에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고...

 

정상훈, 박성환, 이종문 3인의 활약은 이 극의 또 다른 재미이자 즐거움이다.

이 세 사람에게 정말 상이라도 덥썩 안겨주고 싶다.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작품에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정상훈 바사드는

좀처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노래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행동 하나하나까지 참 설정이 기막혔다.

정상훈이 출연한 작품들을 꽤 본 편인데 이 작품이, 이 역할이 정점을 찍어준다.

개인적으론 주인공 시드니 다음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눈과 귀에 확 들어오는 배우였다.

아마도 이 작품 이후에 이곳 저곳에서 콜이 들어오지 않을까?

(신혼인데 바빠지시겠다 ^^)

정상훈도 정성화처럼 TV배우 보다 무대 배우일 때가 더 돋보이는 것 같다.

무대 배우로서 성실하게 진보하는 정상훈을 보는 건 관객입장에서 참 즐거운 일이다.  

제리 크런처 박성환은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지만

(그래도 원작보다는 비중이 큰 편)

역할을 참 충실하게 보여준다.

"Resurrention Man"은 이 작품에 포인트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배우 박성환도 자신의 영역을 하나 둘 열심히 확장시키는 멋진 배우다!

이종문 드파르지.

대사톤도 멋지고 노래하는 목소리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Until Tomorrow"와 2막 "Mamdame Defarge Goodbye"에서 감정 전달은 너무 좋다.

확실히 서울시뮤지컬단 출신들이 기본기는 확실한 것 같다.

 

좀 많이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이번 관람은

윤형렬, 임혜영 두 주인공보다는 이들 3인을 비롯한 앙상블의 모습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사실 류정한이 아닌 다른 캐스팅 관람은 많이 망설이게 되지만

이로써 윤형렬 시드니도 직접 목격을 했으니 다행이다.

지금까지의 관람으로 나름대로 best cating을 꼽는다면

"류정한 - 최현주 - 카이 - 신영숙" 조합이다.

이 조합이 딱 내 스타일~~~ 이다.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