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 5. 13:48

 

<모래시계>

 

일시 : 2017.12.05. ~ 2018.02.11.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원작 : 송지나 "모래시계"

작사, 각색, 연출 : 조광화 / 대본 : 박해림, 조세혁

작곡, 편곡 : 오상준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김우형, 신성록, 한지상(태수) / 조정은, 김지현, 장은아(혜린) / 박건형, 강필석, 최재웅(우석)

        박성환, 강홍석(종도) / 김산호, 손동운, 이호원(재희) / 송영창, 손종학 (윤회장)/ 이정렬, 성기윤(도식) 외

제작 : (주)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SBS

 

나 역시 "모래시계"가 "귀가시계"였던 세대의 사람이다.

SBS가 아직 서울방송이었던 시절,

광복 50주년 특별기획으로 만든 그야말로 엄청난 드라마였다.

그래서 뮤지컬로 제작된다고 했을때 아주 많이 반가웠고

반가운 그만큼 걱정이 됐다.

24부작이라는 대작드라마가 어떻게 무대 위에서 펼쳐질지 솔직히 걱정이 됐다.

보고난 느낌은,

내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는건 인정!

특히 내가 관람한 날의 캐스팅은 탁월했다.

마초적인 김우형 태수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조정은 혜린,

그리고 검사보다 더 검사스러운 강직함을 가진 강필석 우석.

배우로서 부담감이 큰 배역이었을텐데 밀리지 않고 잘 표현해서 고마웠다.

넘버도 너무 잘 만들었고

다양하게 변주된 "백야(White Cranes)"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휫바람 정말 좋았다.)

무대전환과 활용도 돋보였고 스토리보드 역할을 톡톡히 한 영상도 훌륭했다.

요즘 대형창작뮤지컬을 보면서 느끼는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이 앙상블이구나 절감하게 된다.

이 작품도 앙상블이 갓상블이라는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손동운 재희가 너무굴려서 넘버를 불렀다는거.

솔직히 말하면...

재희를 감당하기에는 손동운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 싶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건 인정!)

"모래시계"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대사,

"나 지금 떨고 있니?"

뮤지컬에서 이 장면을 어떻게 보여줄까 정말 궁금했는데 정면승부 대신

"괜찮아... 잘했다..."

라는 태수의 대사로 아울러 표현했더라.

드라마와 똑같이 하기엔 위험부담이 컸을까?

이래저래 장고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구나... 싶어 이해가 됐다.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던건 엔딩.

실제 드라마의  대사 일부분을 자막으로 올렸는데

그냥 혜린과 우석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나레이션으로 끝내면 좋았겠다.

그 뒤에 이어지는 우석의 독백까지 다 살렸다면 훨씬 더 감동적이었을텐데...

재연때는 부디 그래주면 좋겠다.

잘라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대사이기에...

 

혜린 : 이 사람 이렇게 보내는걸로 뭐가 해결됐어?

우석 : 아직은... 아무것도...

혜린 : 그런데 꼭 보내야 했어?

우석 : 아직이라고 말했쟎아, 아직은...

 

(우석) '그럼 언제쯤이냐'고 친구는 묻는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어쩌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먼저 간 친구는 말했다.

         그 다음이 문제야.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그걸 잊지 말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