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8. 19. 07:35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두번째 보는 박영수, 임병근 페어의 <쓰릴미>

이번 시즌 별써 여섯번째 쓰릴미 관람이다.

아직 두 번 정도 더 볼 예정이고...

<쓰릴미>는 확실히 내겐 피할 수 없는 금단의 열매다.

7월 24일 두 사람의 첫공을 보고 한 달이 조금 안 됐다.

박영수, 임병근 두 사람 모두 배역에 편안해보인다.

그래선가? 첫공보다 개인적으론 긴장감이 좀 떨어졌다.

임병근의 리차드는 강함의 정도가 약간 낮아진 것 같고

박영수 네이슨은 마치 새색시를 보는 느낌이다.

새침하기도 하고, 질투심에 불타서 토라지고 혼자 삐지는 느낌.

살짝살짝 눈을 흘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딱 여자 감성인데 하면서 속으로 많이 웃었다.

(이런 거 남자들이 공감하기 참 힘든 부분인데...)

<블랙메리포핀스>에 출연중인 서울예술단 단원 김도빈이 박영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많은 배우를 봐왔지만 연습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는 없었어요. 정말 쉬지도 않고 옆 사람이 짜증날 정도로 계속 연습해요. 근데 밉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나는 텍스트의 힘을 믿고, 텍스트를 집요하게 파고 드는 배우를 믿는다.

그리고 배우 박영수는 확실히 그런 부류다.

그 노력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부족함이 아닌 가능성으로 믿고 기다리게 만든다.

좋은 장점이긴 하지만 이게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변화없이 똑같은 답습(踏習)의 늪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배우 박영수 배우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바라는 마음 ^^)

 

박영수의 네이슨은,

나쁘지 않았다.

분명 첫공때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채워나갔고 대사 실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초반에 호흡이 너무 빠르다.

피아노 반주를 생각하지도 않고 서로 격하게 대립했다.

처음엔 곽혜근 피아노가 또 못따라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이번엔 확실히 박영수 네이슨 호흡이 지나치게 빠른 거였다.

왜 그러지???

<잃어버린 얼굴>이 <쓰릴미>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나?

앞서가는 네이슨을 보면서 나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다.

(그 순간은 임병근 리처드도 철저하게 네이슨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인건, 본인도 그걸 알아챘는지 빨리 컨트롤을 해줬다

만약 그 시간이 길었다면 맨붕상태 왔을것 같다.

"ㅅ발음"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한거지!

(나 이거 해봐서 아는데 쉬운 일 절대 아니다!)

이 녀석...

참 무섭다.

대사할때보다 노래부를 때 더 선명해지고 명확지는 소리도 참 듣기 좋다.

목울대의 떨림을 보고 있으면 저 "소리"를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마지막 표정은 참 좋더라.

드디어 네이슨과 온젙히 함께 있을 수 있게 됐따는 기쁨도 안도감.

평온이 느껴질 정도다.

만약 이 녀석이 다음에 이 작품을 다시 하게 된다면!

확실히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워밍업이라고 생각키로 했다.

 

임병근 리처드.

다 좋은데 그 마이크 위치가 자꾸 신경쓰인다.

머리에 실핀 꽃은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게 하필 예쁘장하게 잘 어울린 건 또 뭔가!

좀 나이가 들면 <라카지>의 주인공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혼자 마구마구 했다.

(내가 <쓰릴미>를 보면서 이렇게 대놓고 옆길로 새다니...)

노래도, 표정도, 감정도, 딕션도 참 좋은 배우라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배우.

다만 바람이 있다면 지금보다 연기폭을 더 넓혔으면 하는 맘.

임병근의 리처드를 보면서

신성민과 크로스되면 시너지효과가 엄청나리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상상만 하고 직접 확인까지는 안 하련다.

크로스 페어까지 보기 시작하면 정말 크린을 꿈꾸게 될 것 같아서...

 

곽혜근 피아니스트.

지금껏 들었던 곽혜근의 연주 중에서 가장 좋았다.

드디어... 드디어...그의 연주에서 여유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여유가 자리를 잡아준다면,

정상윤 리처드, 오종혁 네이슨 공연에 곽혜근 피아니스트여도 상관없겠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